[칼럼] 에너지 문제, 갈등과 오해를 넘어서…
[칼럼] 에너지 문제, 갈등과 오해를 넘어서…
  • 이창호
  • 승인 2019.04.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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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 한국전기연구원 연구위원(경제학 박사)
▲이창호 한국전기연구원 연구위원(경제학 박사)
이창호
한국전기연구원
연구위원
(경제학 박사)

[이투뉴스 칼럼 / 이창호] 에너지 문제는 이제 사회적 이슈를 넘어서 갈등으로 치닫고 있는 양상이다. 원전, 석탄발전, 재생에너지, 전기요금과 관련된 뉴스가 거의 매일 언론 매체를 통해 표출되고 있다. 에너지 문제의 사회적 이슈화는 바람직한 현상이다. 과거 폐쇄적인 의사결정 구조로부터 사회구성원의 참여가 확대되는 진화과정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슈화에 따른 순기능을 넘어 부정확하거나 왜곡된 정보로 이어지는 부작용도 적지 않다. 에너지 특히 전력분야는 정책적인 의사결정이 필요한 부분을 제외하면 기술평가나 경제성 분석을 통해 객관적 평가와 검증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의적인 판단, 외국사례의 편의적 인용, 논리의 비약으로 편향되고 일방적인 주장이 난무하고 있다. 이러한 정보를 접하는 국민은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 선동적인 내용, 이해당사자의 입장, 객관성을 잃은 전문가 훈수 속에서 우리 에너지산업이 가야 할 길이 어지럽다. 

최근 이슈는 대부분 특정 전원과 요금문제에 집중되고 있다. 간단히 말해 원전을 줄이고 재생에너지를 늘리면 전기요금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더구나 재생에너지 확대로 전력망을 보강하고 백업 전원을 추가 건설해야 한다니 전기요금은 머지않아 크게 치솟을 것만 같다. 어디 그뿐인가 미세먼지 대책으로 석탄발전도 줄여야 할 것이니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요금이 올라서 부담이 늘어난다는데 좋아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모두 틀린 말은 아니지만 부정확한 정보를 쏟아내기에 앞서 좀 더 깊이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전력수급과 같이 기술적 경제적으로 복잡한 문제에 대한 진단과 전망은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다. 한 줌의 데이터와 피상적인 외국사례를 가지고 퍼즐 맞추듯 쉽게 답을 낼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시점과 기간이라는 시간의 문제가 정의돼야 하고, 에너지 가격에 대한 전망 그리고 환경 및 규제비용, 송배전비용과 같은 비용이 앞으로 어떻게 반영되는가에 따라 차이가 크다. 

최근 원전과 태양광 공급비용에 대한 논란이 많다. 이미 건설 운전 중인 원전은 이용률이 높을수록 공급비용이 하락한다. 과거 원전 이용률이 90%를 상회한 적도 있지만 근래 들어서는 60∼70% 수준으로 하락했다. 조만간 선진국 수준인 80% 수준으로 정상화될 것으로 본다. 단기적으로는 있는 발전소를 운영하는 문제이므로 이용률 제고를 통해 비용감소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건설될 원전이나 기력 그리고 재생에너지는 지금과는 많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원전의 설비단가는 2007년 kW당 185만원에서 2017년 270만원으로 상승했다. 석탄발전도 115만원에서 170만∼200만원으로 높아졌다. 반면 태양광은 같은 기간 중 KW당 대략 800만원에서 180만원 수준으로 크게 낮아졌다. 앞으로 10년 후에는 어떻게 될 것인가? 글로벌 전문기관의 전망을 보면 태양광 설치비용과 공급비용은 크게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에 원전이나 석탄발전은 인허가, 보상, 환경규제 강화, 사후처리, 원자재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원전이나 석탄 비중이 높아져도 공급비용이 낮아진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비용문제도 좀 더 깊이 들여다봐야 한다. 태양광의 경우 공급비용이 낮아져 이미 많은 국가에서 ‘그리드 패리티’에 도달했다. 그러나 과거 비용이 높았을 때 보급을 시작한 국가는 매년 엄청난 요금부담이 발생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이를 단순하게 우리나라에 적용하는 것은 무리이다. 

독일 경우 2009년에 이미 10.6GW의 태양광을 보급하였고 지금은 40GW 이상이다. 문제는 보조금 수준과 지원기간이다. 당시 독일의 태양광 발전단가는 위치 규모에 따라 35∼45유로센트, 원화로는 대략 500∼600원/kWh 정도였다. 평균발전단가를 100원/kWh이라 가정하면 10년 전에 설치된 설비만 보더라도 kWh당 400원의 이상의 보조금을 20년 동안 계속 지원하는 구조다. 2010년 이후 설치설비는 발전단가 하락으로 보조금 단가도 크게 낮아졌지만, 요금부담은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2025년부터 높은 보조금을 받는 설비의 퇴출이 본격화되고, 2030년에는 더욱 확대되어 재생에너지로 인한 요금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의 발전단가도 10여년 전에는 독일처럼 높은 수준이었지만 당시 보급량은 미미했다. 최근 태양광 보급이 크게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 7GW 수준이다. 요즘 태양광 단가가 170원/kWh 수준이니 보조금은 70원/kWh 정도며 앞으로는 더 줄어들 것이다. 물론 이 또한 요금상승에 영향을 주지만 독일에 비하면 상당히 제한적이다. 

전력계통 문제도 다른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 재생에너지의 불안전한 발전과 변동성으로 인해 전력계통 보완이나 배전망 확충은 당연히 필요하다. 그러나 계통보강은 재생에너지에만 특정해서 볼 문제는 아니다. 과거 우리가 대규모 발전단지를 원격지 해안가에 건설할 때로 돌아가 보자. 대규모 전력을 수요지역으로 수송하기 위해 거미줄 같은 초고압 송전망이 구축되었다. 당시 엄청난 규모의 송전망 신설과 확충에 들어간 비용 또한 막대했을 것이다. 전력계통의 니즈는 단순히 개별 전원의 관점이 아니라 전원입지나 송전수요에 따라 발생한다. 이제 계통을 보는 시각도 달라져야 한다. 기술진보와 전원의 분산화 다원화에 따라 국가 전력망을 업그레이드 관점에서 보아야할 것이다.  

지금 선진국은 에너지 문제를 새로운 산업과 지속가능한 사회시스템을 구축하는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특정 에너지, 전원으로 구분하는 단편적인 접근이 아니라 에너지 전체를 통합하고 스마트화하는 방식이다. 따로 돌아가던 발전, 가스, 열은 물론 저장, 냉방, 스마트기술의 통합을 통해 미래 에너지시스템과 생태계를 만들고자 한다. ‘Prices to Devices’ 에너지가 가고 있는 방향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말처럼 우리도 가격에 반응할 수 있는 신기술과 스마트화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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