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풍질 조건 속 튜닝작업 속도 … 풍력기술 선진화 기대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 750kW급 풍력발전기<사진>가 본 가동을 앞두고 시운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

졌다. 유니슨이 제작ㆍ납품한 이 발전기는 열악한 풍질(風質) 조건을 딛고 현재 최적 구동값 도출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한국수력원자력과 유니슨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착공 4개월만에 고리원자력본부에서 모습을 드

러낸 '국산 1호기'는 최근 계통연계가 끝나 본격적인 상업운전을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한수원은 당초 이달 안에 현지에서 고리풍력에 대한 준공식을 열 계획이었으나 운영시스템 구

축 및 설비안정화 작업이 지연되면서 당분간 행사개최를 미뤄놓고 있다.

 

정부 에너지 R&D 과제로 채택돼 2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개발된 이 발전기는 60m 높이의 타워에 직경 54m 블레이드(회전날개)가 장착됐으며, 연간 120만kW의 전력을 생산하는 능력을 갖췄다.

 

다만 발전기가 설치된 고리원전 인근의 풍량이 충분치 않아 바람이 다양한 형태의 바람이 불 때를 기다

렸다가 성능점검을 실시해야 하는 어려움이 뒤따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승원 유니슨 상무는 "풍력발전기의 경우 현지 조건에 맞춘 튜닝(보정) 작업이 필요한데 지형적인 풍력

여건이 좋지 않은데다 바람이 뜸한 여름철이 되다 보니 (바람을) 기다렸다가 성능을 체크하고 있다"며 "현재까지는 큰 무리없이 작동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 실무를 책임진 김준오 유니슨 차장도 "높은 바람 대역에서 확인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 시운전이 더

뎌지는 것"이라며 "데이터가 입수되는 대로 현장에 맞게 설정값을 수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에 한수원이 국산 1호 풍력발전기를 전격 도입한 것은 산업기반이 취약한 국내 산업을 육성을 돕고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RPA(신재생에너지의무공급협약)를 이행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한수 한수원 신재생에너지사업실 과장은 "경쟁입찰을 통해 외산보다 훨씬 경제적인 가격에 사업을 성사시킬 수 있었다"면서 국내 기술로 제작된 풍력발전기를 최초 상용화한 사례라는 의미에 덧붙여 한수원

의 친환경 기업이미지를 홍보하는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실시되는 작업들은 설비트러블 문제가 아니라 운영시스템 튜닝 작업"이라면서 "이 과정에 생

산된 전력도 전량 한전에 판매되고 있어 본 가동이 시작되면 새로운 수익창출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산 풍력시대의 신호탄을 쏴 올린 것으로 평가되는 이 사업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각은 '기대

반, 우려반'으로 나타나고 있다.

 

풍력업계 한 관계자는 "단순해 보이지만 예기치 못한 변수까지 고려돼야 하는 풍력은 태양광보다 더 높은 기술수준을 요구하는 분야"라면서 "특히 소재, 부품 등의 분야에서 아직 선진국과의 기술격차가 상당해 내구성 등은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우여곡절을 거쳐 탄생한 국산 설비가 풍력에너지 이미지 제고과 선진화의 시금석이 되길 기대한다"며 "산업화와 보급, 기술개발을 위한 정책지원은 꾸준히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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