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율 98% 달성 및 성장세 확연, 인근 집적단지도 활성화
혁신형·그린뉴딜 유망기업 다수 선정…수출 플랫폼 역할도

▲대구 달성군에 있는 국가물산업클러스터 및 집적단지 전경.
▲대구 달성군에 있는 국가물산업클러스터 및 집적단지 전경.

[이투뉴스] “결정하기 어려웠고, 고민 끝에 왔다. 정주여건이 좋지 않아 아직 불편한 점도 적잖다. 사실 물산업이라는 용어를 처음 들었지만 국가물산업클러스터에 입주한 후 산업화가 가능하는 점을 실감했다. 특히 연구개발 분야를 중심으로 많은 도움을 받고 있으며, 시너지효과가 나고 있다. 국가가 나서 지원해주는 만큼 물산업 전반의 육성과 수출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질측정을 위한 센서 및 계측기 전문업체인 블루센 손창식 대표는 국가물산업클러스터(이하 물클)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미흡한 국내 물 분야 혁신기술 개발을 시작으로 흩어져 있던 국내 물관련 기업을 모아 R&D와 창업·보육, 사업화, 성장·수출까지 전주기를 지원하기 때문이다. 해외진출에도 공을 들이는 만큼 점차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물클과 붙어 있는 집적단지에 2019년 입주한 이후 직원은 40명에서 77명으로 늘었고, 매출 역시 올해 200억원을 예상하는 등 확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블루센은 ICT를 접목해 자동으로 수돗물 수질을 측정해 오염이 발견되면 배출까지 하는 ‘상수도 수질조정 자동드레인장치’와 수돗물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도록 실시간 정보를 알려주는 ‘스마트 수돗물 음수기’를 보급하고 있다.

다양한 구경 및 종류의 펌프를 제조함과 동시에 펌프 및 모터에 대한 진단 및 솔루션도 제공하는 그린텍(대표 이정곤)도 물클에 들어 온 대표적인 기업 중 하나다. 그린텍은 이곳으로 이전한 후 첨단 IOT 기술과 3차원 설계 및 분석 기술을 적용해 더욱 효율적이고 신뢰성 높은 펌프를 만드는데 주력, 서서히 성과를 내고 있다.

▲수질측정 센서 및 계측기 전문업체인 블루센 직원들이 제품을 검사하고 있다.
▲수질측정 센서 및 계측기 전문업체인 블루센 직원들이 제품을 검사하고 있다.

◆내수시장 벗어나 글로벌 진출 지원
세계 물시장은 2020년 기준 996조원으로 추정될 정도로 거대한 시장규모를 자랑한다. 더불어 연평균 3% 넘는 성장세를 보이는 등 지속적인 성장성도 장점이다. 우리나라 역시 시장규모가 연간 47조원에 달하지만 내수시장이 점차 포화상태에 접어들고 있다. 지금까지의 사업경험과 기술을 바탕으로 해외로 나가야 하나 모든 것이 부족한 실정이다.

▲다양한 고효율 펌프류를 생산하는 그린텍의 제조공장 모습.
▲다양한 고효율 펌프류를 생산하는 그린텍의 제조공장 모습.

국가물산업클러스터를 조성하게 된 배경이 바로 여기에 있다. 국내 물산업 기술혁신을 통해 핵심·원천 기술을 확보하는 한편 해외진출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물산업 진흥정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환경부는 2016년부터 대구 달성군 구지면 대구국가산업단지에 모두 2409억원을 들여 14만500㎡ 규모의 물산업 클러스터를 2019년 조성했다. 물클은 상수도 분야를 비롯해 다양한 물관련 업무 경험이 풍부한 한국환경공단이 위탁운영을 맡고 있다.

물클에는 물산업 기초·응용·융합 연구를 담당하는 물융합연구센터를 비롯해 물산업 전문인력 양성 및 창업·보육을 위한 워터캠퍼스가 있다. 여기에 물 관련 기업의 마케팅 및 컨설팅을 돕는 글로벌 비즈니스센터를 둬 연구개발부터 창업 및 사업화, 해외진출까지 전주기를 돕고 있다. 특히 세계 최초로 하수와 폐수, 정수, 재이용을 모두 실증할 수 있는 실증플랜트를 비롯해 입주기업이 맞춤형 R&D 및 검증할 수 있는 수요자설계구역, 종합관망시설까지 갖췄다.

연구 및 지원시설만 있는 것이 아니다. 물 관련 기업들이 클러스터 내에서 연구개발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공간을 제공함과 동시에 인근에 46만100㎡ 규모의 물기업 집적단지를 조성해 물기업에게 분양하고 있다. 물산업 진흥과 수출화를 위해 연구개발부터 기술 검인증, 실적 확보, 국내 사업화, 해외 진출까지 원스톱 시스템을 구축한 셈이다.
 
◆물산업 시너지효과 가시화…수출에서도 성과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조성 이후 물 관련 기업과 인재들이 서서히 대구로 모여들고 있다. 클러스터 내 연구시설(임대)에 들어온 기업만 111개사 138개실로 입주율이 97.8%에 달한다. 50개 기업의 유치를 목표로 잡은 집적단지 역시 현재 36개사를 유치해 21개 공장이 가동 중이다. 전국에 조성한 많은 산업단지 중 빈 곳이 적잖다는 점을 감안하면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다.

이 과정에서 환경공단을 비롯해 물클의 노력도 한 몫 단단히 했다. 우수 물기업 발굴 및 강소 물기업 육성을 위해 선정한 혁신형 물기업 중 16개사가 클러스터 입주기업이었다. 그린뉴딜 유망기업 7개사도 지정돼 환경부로부터 지원을 받아 물 분야 녹색산업 발전을 선도하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시장에 도전할만한 스타기업도 만들어 혁신성장을 이끈다.

코로나로 인한 글로벌 경기하락에도 물클 입주기업의 꾸준한 성장세는 특히 주목할 만하다. 2021년 기준 물클 입주기업의 매출액은 2020년 대비 41.4%, 수출액도 20.2% 성장했다. 종사자수 역시 23.1% 늘었다. 우수 물기업 유치와 맞춤형 지원프로그램으로 2020∼2021년 매출 50억∼99억원 기업은 53.8%, 100억원 이상은 66.7%가 증가했다. 정부 지원이 큰 힘을 발휘한 점도 있으나 클러스터로 인해 발생한 시너지효과가 힘을 더한 셈이다.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연구시설 및 집적단지 입주기업의 경영실적 변화 추이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연구시설 및 집적단지 입주기업의 경영실적 변화 추이

아울러 물기업 지원 플랫폼을 통해 수질 등 4개 분야 445개 항목의 KOLAS 인증을 획득했으며, 663종(190억원)의 불분야 국제숙련도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이를 위해 클터는 모두 2944개 시료를 물기업이 실험분석할 수 있도록 무상지원했다. 여기에 상하수도혁신기술개발사업 등 5개 연구과제를 공동으로 수주했다. 이 과정에서 물클이 운영하는 R&D 코디네이션 프로그램과 연구포럼 등이 큰 역할을 했다. 또 입주기업이 공동으로 통합형 정수처리장치를 제작, 베트남에 수출하는 쾌거도 이뤄냈다.

워터캠퍼스를 통한 전문인력 양성도 궤도에 올랐다. 통합물관리 특성화대학원을 운영, 석·박사급 고급인력을 양성하는 한편 전문교육과정(공동훈련센터)을 통한 설계, 모델링 등 실무위주의 맞춤형 교육과 물기업 재직자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과정도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고용노동기금을 활용한 공동훈련센터가 지난해 평가에서 A등급을 받아 1000만원의 지원금을 받았다. 협력업체 위주의 확보된 교육생이 아닌 기업 맞춤형 교육을 통해 입주기업 재직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결과다.

국가물산업클러스터는 이제 미래를 내다보고 있다. 짧은 기간에 물클이 안정화에 접어든 만큼 속도를 높여 물산업을 우리나라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물기술 패러다임 전환 지원 ▶실증시설 고도화 ▶시장진출 지원 강화 ▶물산업 지원체계 강화 ▶물산업 특화 인력양성이라는 5대 전략을 마련했다.

구체적으로 향후 물산업 디지털 전환 기술 개발 및 사업화를 지원하고 탄소중립을 위한 실증 확대에 더욱 비중을 둘 계획이다. 더불어 물기업 활성화를 위한 지원시스템 구축 및 전문인력을 차질 없이 육성, 통합형 해외진출 플랫폼으로 성장한다는 목표다.

박석훈 국가물산업클러스터사업단 단장은 “쉽지 않았으나 입주율이 98%가 넘었고, 입주기업이 물산업 우수기업 및 스타기업으로 선정돼 정책지원을 받는 등 빠른 시일내에 자리를 잡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클러스터를 물기업 기술개발 및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전주기 지원 플랫폼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해 글로벌 물시장을 주름잡는 기업을 많이 배출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세계 최초로 하수부터 폐수, 정수, 재이용까지 실험할 수 잇는 하폐수 실증플랜트 모습.
▲세계 최초로 하수부터 폐수, 정수, 재이용까지 실험할 수 잇는 하폐수 실증플랜트 모습.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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