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시에 풍력발전시설공단 착공 … 국ㆍ내외 풍력시장 지형 변화 예고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2MW급 기어리스형(Gearless) 풍력발전기가 국내 업체에 의해 국산화된다. 2MW급 풍력발전기를 직접 양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동급 기어드형(Geared) 발전기를 상용화하고 있는 기존 경쟁업체와 국내시장에 자극제가 될 전망이다. 

카라반KDE(공동대표 김동우ㆍ서동욱)는 지난 18일 경북 문경시 호계면 우로리에서 신현국 문경시장과 회사 관계자, 마을주민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카라반KDE 풍력발전시설공단'에 대한 착공식을 갖고 이런 내용을 공개했다. 

김동우 카라반KDE 대표이사는 "내년 상반기까지 3만3000여㎡ 규모의 풍력부품 제조공장과 연구센터를 건립할 예정이며 장기적으론 이미 확보한 31만3000여㎡ 부지에 협력사까지 입주시킬 계획"이라며 "시장이 무궁무진하고 국내 기반기술이 훌륭한 만큼 사업성은 충분하다"고 밝혔다.

 

 

◆ 2MW 풍력업체 출현 = 카라반KDE는 옛 케이디이컴이 카라반인터내셔날이 설립한 풍력업체 카라반윈드의 지분 51%와 케이블 전문업체 대영배선의 지분 51%를 인수.합병해 만든 회사다. 코스닥 상장사로 올해안에 기존 장비사업과 풍력사업을 분리할 예정이다.

앞서 카라반KDE는 기술료를 지불하지 못해 파기된 하라코산-윈드앤윈과의 계약을 일부 수정해 최근 600만 유로에 하라코산의 풍력기술 일체를 도입키로 계약을 맺고 이미 120만 유로를 하라코산 측에 지불해 설계도면까지 건네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카라반KDE는 앞으로 매월 60만 유로를 하라코산에 대금으로 지불하되 기술이전 완료시점에 잔금 모두를 건네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라반KDE는 최근 유상증자를 통해 85억원을 확보했고, 향후 지자체 지원금 50억원과 추가 유상증자를 통해 소요되는 사업비를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기술이전 대가로 하라코산에 지불하는 600만 유로는 현재 환율로 약 110억원이다. 풍력기술은 '돈을 줘도  못 산다'는 업계의 불분율에 비춰보면 양측의 이번 기술이전은 매우 이례적인 케이스로 업계사이에 회자되고 있다.

 

 

◆ 국내외 시장서 유리한 고지 확보 = 내년 5월께 공장이 준공되면 카라반KDE는 월 7~8대의 풍력발전기를 생산하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우선은 하라코산으로부터 주문을 받아 OEM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하되, 기술이전과 국산화가 끝나면 자체 브랜드를 출시해 내수 및 해외시장을 공략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국내 풍력시장은 효성중공업이 2MW 양산체제를 앞둔 가운데 두산중공업은 3MW 실증연구에 돌입한 상태다. 정부지원 연구개발 과제는 이미 5MW급 대형까지 추진되고 있다. 카라반KDE가 내년 상반기 첫 양산품을 내놓으면 2MW 이하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독일의 에너콘사와 하라코산사만이 보유한 2MW급 기어리스 풍력발전기 제조기술은 100여년 역사를 자랑하는 네덜란드 라거웨이사의 기술이 원천기술로, 블레이드와 허브, 제너레이터가 일체형 컴펙트 조합을 이룬 것이 특징이다. 

기어박스가 필수적인 기어드타입에 비해 부품이 적고 구조가 단순해 고장과 소음이 적고 발전부하 변동폭이 작아 품질이 높은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기어리스타입은 허브에 받는 하중이 골고루 분산 흡수돼 발전기에 무리를 주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동욱 카라반인터내셔날 대표는 "기어드 타입 대비 성능이 우수한 기어리스형이 국내에 보급된 사례가 없고 규모도 2MW여서 시장의 반향이 클 것"이라며 "내년에만 300억원의 매출과 200여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거둘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술자문을 담당한 손충렬 한국풍력학회장은 "기어리스 타입을 자체 기술로 개발하는 것은 상당한 시간을 요구해 이번처럼 해외 선진기술을 이전받아 국내 기술수준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일도 긍적적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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