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동반진출 명분 불구 국내기업 사업 포기
이주환 의원 "文정부 당시 재승인 경위 조사필요"

이주환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이주환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이투뉴스] 한국수자원공사가 2000억원 넘게 투자한 유럽 조지아댐 건설사업이 좌초 위기에 놓인 가운데 이미 1000억원이 넘는 손해를 보고도 2020년 문재인정부 당시 사업지속을 결정해 손실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주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민의힘 의원이 24일 수자원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사가 투자한 JSC 넨스크라하이드로(Nenskra Hydro)사의 투자금 2268 억5000만원은 손상차손으로 처리된 상태다.

손상차손은 기업이 가진 유무형자산의 회수가능액이 장부금액에 크게 미달하는 경우 그 차액을 금융비용으로 처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 장부가액이 0원이 됐다는 뜻으로 투자금 회수 가능성도 그만큼 낮다.

JSC 넨스크라하이드로는 조지아 정부가 에너지자립률 향상과 계절별 전력수급 안정화 등을 위해 발주한 수력발전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 전체 사업비는 10억5400만 달러이며, 수자원공사 투자금은 1억9700만달러 (한화 약 2110억원)이다.

사업의 전체 재원은 자본금 30%, 차입금 70%이며 수자원공사는 자본금의 88%를 투자하는 형태로 사업에 참여했다. 그러나 조지아 수력발전사업은 사업계약 변경 , EPC 중도해지 , 조지아 정부의 요금인하 요구, 현지 주민 반대 등으로 착공도 못했다.

사업 지체로 당초 계획보다 사업비가 150%까지 늘어나자 2020년 KDI는 타당성 재조서를 통해 이 사업을 재승인했다.

하지만 수자원공사는 자체 감사 결과 설계가 변경되고 외국 시공사도 공사를 포기하면서 이미 투자된 1165억원 조차 회수할 수 없다는 판단이 나왔음에도 국내 건설사의 동반 진출로 국부 창출 가능성이 있다며 사업지속 결정이 떨어졌다.

하지만 이후 사업에 참여했던 국내 건설사마저 사업을 포기했고, 그 사이 투자된 돈은 2배 가까운 2268억원으로 불어났다. 

최근 감사원은 조지아댐 추진과정에 계약내용을 확인하지도 않고 하도급 계약을 승계하고, 지급보증서 확보 등 채권 보전조치 없이 채권을 인수하는 등 수력발전사업 추진이 부적정하다며 담당자 주의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이주환 의원은 “사업 추진 지연으로 수천억원의 예산 손실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 정상화를 위한 노력은 당연하겠지만, 전 정부 당시 재승인 된 경위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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