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단가 인하 위해 경쟁사들과도 협력 논의
포트, BYD 경쟁 저가 전기차 설계팀 꾸려 대응

[이투뉴스] 중국산 저가 전기차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과 유럽의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이 전기차 비용 절감과 수익성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전기차 판매 성장이 둔화됨에 따라 더 저렴한 차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다른 회사와의 전략적 파트너십도 검토하고 있다.

16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전날 메리 바라 GM CEO는 투자자 컨퍼런스에서 “연구개발을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타사와 협력하는데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드의 짐 팔리 CEO도 별도 발표를 통해 전기차 배터리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다른 자동차 제조사와 협력할 것이란 뜻을 내비쳤다.

팔리 CEO는 “전 세계에서 중국회사와 공정하게 경쟁할 수 없다면, 향후 몇 년 동안 수익의 20~30%가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중국 BYD는 9000~1만1000달러의 재료로 소형 '씨걸(Seagull)'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울프 연구소는 중국의 전기차 생산 비용이 서구의 자동차 회사들보다 30% 낮은 것으로 추정했다.

스텔란티스의 카를로스 타바레스 CEO는 올 한 해를 어려운 시절로 전망하며 “단기주의자라면 이윤 감소를 무릅쓰면 전기차 판매를 즉시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저가 중국산 전기차의 등장은 저렴한 모델을 개발하려는 유럽 제조사들의 노력에 자극제가 되고 있다. BYD 등 중국의 저가 제조사들은 유럽으로 차량 수출을 늘려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미국 자동차 회사들은 중국 제조사들이 미국으로 전기차를 수출하기 위해 멕시코에 공장을 설립하는 것에 대해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가 정보 보안에 대한 우려로 중국산 스마트자동차 및 관련 부품의 수입 제한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조치는 중국 제조사들이 멕시코 등 제3국을 통해 자동차와 부품을 미국으로 반입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조립 장소와 무관하게 중국에서 출하된 전기차와 부품에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르노의 드 메오 CEO는 작년 실적을 발표한 후 "자동차 제조사들이 전기차 비용의 약 40%를 차지하는 배터리 팩의 크기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소형차의 경우 가격 인하가 더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배터리 용량이 큰 자동차의 경우 가격이 더 높게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와 관련, 포드는 배터리 공급단가를 낮추기 위한 전략으로 BYD와 경쟁할 수 있는 저렴한 전기차 설계 전담팀을 꾸렸다.

짐 팔리 CEO는 “경쟁력 있는 배터리를 갖출 수 있다. 우리는 구매 능력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공통 원통형 셀을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마도 다른 OEM사들과 함께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과 유럽 자동차 제조사들 모두 전기차 판매가를 낮추는 동시에 투자자들이 추구하는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비용을 절감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포드와 GM은 투자자들로부터 전기차 지출을 낮추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포드는 올해 전기차 부문에서 50억~55억 달러의 손실을 볼 전망이다. 

지난해 10월에는 스텔란티스 브랜드 시트로엥은 중국 경쟁사들을 상대하기 위해 2만3300유로(2만5015달러)부터 시작하는 저가 모델 'C3' SUV를 공개했다.

타바레스 CEO는 배터리 원자재 가격 하락 덕분에 전기차와 내연기관차 모델간의 수익차가 가까워지고 있다며 이 과정을 가속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스텔란티스의 피아트 웹사이트에 의하면 피아트500 판매가는 현재 영국에서 1만6790 파운드부터 시작하며, 전기차 e500은 2만8195파운드부터 판매한다. 

르노의 티에리 피에톤 최고재무책임자는 올해 출시 예정인 전기차 세닉(Scenic)이 4만유로 보다 약간 낮은 가격에서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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