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배출량의 8% 이상 증가할 것'(산업계) vs '20% 이상 감축 필요'(NGO)

[이투뉴스 손지원 기자] 202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두고 산업계와 NGO간 줄다리기가 팽팽하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 등 경제5단체가 9일 상의회관에서 개최한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산업계 대토론회'에서 박태진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장은 "국내기업 65.6%는 2020년까지 배출전망치(BAU ; Business As Usual)의 21%를 감축한다는데 동의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수치는 2005년의 온실가스 배출량의 8% 증가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안병욱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소장은 "BAU 대비 감축은 개발도상국에만 적용하는 것"이라며 "이 같은 방식으로는 녹색강국 진입은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국가예산을 포함해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며 "적어도 2005년 대비 20% 정도의 감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산업계의 8% 이상 증가와 28%포인트 차이가 나는 것으로 양측간의 뚜렷한 시각차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달 대통령 직속 녹색성장위원회는 BAU 대비 21% 감축, 27% 감축, 30% 감축 등 '2020년 중기 온실가스 감축목표' 3가지 시나리오를 발표한 바 있다.

감축목표 발표시기와 관련, 기업의 36.6%는 "오는 12월 개최되는 제15차 당사국총회 결과를 확인한 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발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라고 박 원장은 전했다.

이번 조사는 최근 매출액 1000대 기업 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황인학 전국경제인연합회 산업본부장은 "온실가스 감축은 피할 수 없는 국제적인 흐름이지만 우리 기업의 현실에 맞게 감축방식과 시기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감축방식도 규제보다는 인센티브제도를 통해 각 부문별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이 효율적"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실제로 이번 조사결과, '온실가스 자발적 감축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는 기업은 57.7%로 절반을 넘어서고 있다.

강윤영 에너지경제연구원 박사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발표하게 되면 국제 기후변화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하면서 충분한 검토를 주문했다.

김창섭 지속가능소비생산연구원 대표는 "국가감축목표의 설정과 달성 모두는 기업과 소비자의 호혜적인 역할분담과 상호이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소비자 부문의 감축 노력은 교육과 홍보 등 장기적이고 간접적인 정책 수단이 필요한 만큼 국가와 소비자간의 대화가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유상희 동의대 교수는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는 시장친화적인 정책수단의 도입을 주장했다.

유 교수는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적절한 인센티브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면서 "전력시장 및 에너지시장 전반에 대한 시장자유화가 선결조건"이라고 강조했다.

대한상의는 "상당수 기업은 아직도 기후변화에 대한 준비가 안 된 상태로 정부가 제시하는 기술분야로서는 실질적인 온실가스 감축은 매우 어려울 것이다"면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부문별 정책과 재원 등이 제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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