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뉴스 권영석 기자] 내년 6·2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두고 도지사 등 지방자치단체장 입지자들이 연말부터 경선을 위한 본격적인 랠리를 펼칠 전망이다.  

공직자들이 잇따라 사표를 제출한 후 아직 공식적인 활동은 아니지만 시·군을 순회하며 지역 조직을 다지는 등 광역자치단체장 입성을 위해 벌써부터 활동 반경을 넓혀가고 있는 형국이다.

조관일 대한석탄공사 사장은 이달 말, 최흥집 강원도 정무부지사는 22일 공식 퇴임한다. 앞서 강원도는 사직서를 제출한 최흥집 정무부지사의 사표를 22일자로 수리키로 했으며, 문부춘 환경관광문화국장은 명예퇴직을 신청했다고 지난 16일 밝힌 바 있다.

17일 본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사임 소회를 밝힌 조 사장은 "가장 어렵다는 공기업에 들어와서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보람을 느낀다"며 "16일 지식경제부에 사표를 제출했고 공사 사장 자격의 공식적인 임기는 오는 31일까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사장은 지식경제부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내년 지방선거 때 강원도 도지사 출마를 공식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의 꿈과 입지를 위해 지방자치단체장에 출마하려는 것은 탓할 일이 아니다. 오히려 같이 한솥밥을 먹은 사람들은 축하하고 격려해야 할 사안이다. 그러나 그 누구도 '잘한 일'이라는 평을 내놓지 않는다. 차마 욕은 못하니 그냥 "모르겠다", "노 코멘트" 일색이다.

그래서 씁쓸하다. '국가 산업발전의 선봉장'이라는 공기업에서 사장이라는 막중한 자리를 임기를 남겨둔 채 박차고 나가 "나는 공사 사장보다 지자체장이 더 좋아"라는 모습을 당당히(?) 보이는 데선 한솥밥 식구들도 표정이 어두워진다.

임기를 상당 기간 남겨 둔 상황에서 출마를 위해 하던 일 손 놓고 스스로 물러나는 공기업 사장을 보며 공사 사장 자리가 자칫 경력관리·스팩쌓기 자리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게 무리는 아니라고 본다. 취임 초 어려운 공기업을 깨끗하고 우수한 기업으로 살리겠다는 포부는 불과 1년여만에 물거품이 된 셈이다.

이쯤 되면 일부 공기업 사장들이 공기업을 자신의 정치적 경력으로 이용하는 '임시 정류장' 정도로만 생각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업무의 연속성이나 책임 경영 측면에서 볼 때 '선거 무임승차'식 사장들의 행위는 '부메랑'이 돼 해당 공기업에 유·무형의 피해로 고스란히 돌아올까 두렵다.   
 
지식경제부 산하 공기업들 사이에선 일부 관료ㆍ정치인 출신 사장 또는 기관장들이 내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관측이 무성하다.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채 자신의 출세만 생각하는 일부 공기업 사장들. 설령 당선이 될지라도 공사 사장직에서 보여준 무책임한 경영방식이 또 다시 지자체에서 반복되지나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기우(杞憂)기를 바라지만 씁쓸한 뒷맛은 가시지를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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