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비 더 들고 주 1회 청소 불편 반응

[이투뉴스] 산림청과 지방자치단체가 농민들의 난방비 절감을 위해 보급하고 있는 펠렛보일러가 오히려 연료비가 비싸고 사용이 불편하다는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산림청은 지난해부터 국비 70%(산림청 30%, 지자체 40%)를 지원해주는 조건으로 가정용 펠렛보일러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지난해 산림청은 펠렛보일러 3000대를 전국 농가에 공급했으며 올해 4000대, 2011년 1만대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펠렛보일러를 사용하는 일부 주민들은 당초 펠렛보일러 판매사들이 홍보한 것처럼 난방비가 줄기는 커녕 기름보일러보다 더 비싸다며 불만을 터트렸다.

전남 함평군의 한 주부는 "펠렛보일러 판매사의 홍보물에는 기름보일러보다 연료비가 50%나 절감된다고 써있는데 막상 사용해보니 비용이 더 들었다. 차라리 기름보일러를 쓰는 게 낫겠다"고 말했다.

그는 "기름보일러를 사용했을 때 한달 평균 20만원(200리터 사용)이 들었는데 지난 11월 펠렛보일러를 설치한 뒤 39만원짜리 1톤 연료를 두달도 채 사용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경북 상주시에서 펠릿보일러를 사용하고 있다는 박모씨도 "정부지원이라고 해서 설치는 했는데 기름값 대비 경쟁력이 없어 가정에서 사용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김씨는 "정부에서 지원을 해주니 보일러 업체들이 돈이 별로 안 들어가니 설치하라는 식의 영업을 하고 있다"며 "경쟁력 없는 보일러 구입을 지원할 것이 아니라 연료가격이 떨어질 수 있도록 하거나 연료가 덜 드는 보일러를 개발하는 것을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펠렛보일러 기준가격은 430만원. 자부담 30%를 계산하면 펠렛보일러 구매자가 부담해야할 금액은 130만원 가량이다. 보조비 비율이 높지만 아직 설치비도 만만치 않은 수준이다.

사용이 불편하다는 민원도 끊이질 않고 있다.

펠렛보일러는 일주일에 한번씩 재를 청소해야 하는데 귀찮고 번거롭다는 지적이다. 주기적으로 보일러에 쌓이는 연료 찌꺼기(재)를 제거하지 않으면 연료 효율이 눈에 띄게 낮아진다. 

펠렛보일러 사용자는 "시골 어르신들이 일주일에 한번씩 보일러 청소를 하는 것은 버거울 것"이라며 "기름보일러는 일년에 한 번 청소하면 된다"고 말했다.

보일러 판매업체의 과대광고도 불만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산림청 관계자는 "펠렛보일러는 기름보일러에 비해 실질적으로 20% 정도 저렴한데 설치업체의 과대광고로 사용자 불만이 높다"며 "판매업체 본사에 시정조치를 권고했으나 지방 대리점에서 이를 안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펠렛보일러는 시장은 선두업체인 귀뚜라미보일러가 시장의 20~30%를 점유한 가운데 60여개 중소업체가 난립해 있어 가격경쟁이 치열하다.

산림청은 현재 목재펠렛보일러 사용자 만족도 조사를 하기 위해 용역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선애 기자 moosim@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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