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뉴스] LEED에 대해 자세히 알지는 못해도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특히 지난해 말 삼성물산이 화석에너지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에너지 제로 건축물 '그린 투모로우'를 개관할 때 LEED 플래티넘 등급을 받았다고 밝히면서 대중에 많이 알려졌다.

LEED는 'Leadership in Energy & Environmental Design'의 약칭으로, 미국 내 친환경건축물을 건설하기 위해 미국그린빌딩협의회(USGBC)에서 인증하는 친환경건축물인증제다. 미국 시, 주, 연방 정부가 짓는 건물은 모두 LEED 인증을 받야야 한다.

때문에 제도 자체가 미국 건축물 중심이다. 학계에 따르면 외국에서 LEED 플래티넘 등급을 받은 사례는 많지 않다. 플래티넘 등급을 받기 위해서는 최고의 친환경, 에너지절약 기술이 투입돼야 한다. 그 비용은 혀를 내두를 정도라고 한다. 

실제 LEED 인증을 받은 건축물의 LCC(Life Cycle Cost. 건축물의 기획, 설계, 건설에서부터 운용, 제거, 소멸에 이르는 건축물 전생애에 요구되는 비용의 합계)를 분석해보면, 실버·골드 등급은 최소 3년에서 최대 7년이면 초기 투자비용을 회수할 수 있다.

반면 플래티넘의 경우 회수기간만 20년 이상이 걸린다고 한다. 값비싼 신재생에너지 설치로 경제성이 크게 떨어졌다는 의미다. 최근 각종 보도를 통해 LEED에 관한 정보가 노출되고 있다. 어떤 건물이 어느 정도 등급의 LEED를 받게 되었다는 내용이 자세히 소개된다. 

그렇다면 우리에겐 이러한 인증제가 없는 것인가? 그렇지도 않다. 우리도 현재 '친환경건축물인증제'를 도입해 모든 신축건축물에 인증을 주고 있다.

그럼 LEED와 우리의 친환경건축물인증제를 비교한다면 어떨까? 업계 전문가에 따르면 평가항목 가운데 에너지부문의 '에너지효율향상' 항목의 세부평가기준에 차이가 있다고 한다.

평가기준으로 인증제가 EPI(에너지성능지수)를 이용한다면 LEED는 에너지소요량을 계산해 적용하는 것이다. 물론 에너지소요량을 적용한다면 정확한 수치값이 들어가므로 신뢰성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또한 투자비에 대한 회수기간도 계산 가능해진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런 이유로 우리 제도가 외국에 비해 전혀 떨어질 게 없음에도 불구하고 비싼 돈을 주고 외국 협회에서 운영하는 인증을 받으려고 노력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LEED를 받았다고 자랑하기 전에 우리의 인증제를 더 알려야 하는 것 아닌가. 이는 부끄러운 일"이라고 개탄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친환경건축물인증제가 아직 보완되어야 할 사항이 많다고 말한다. 대국민 홍보도 부족한 듯 보인다. 국내 상황이 이렇다고 선진국의 것이 무조건 좋은것 만은 아닐 것이다.

해외 인증제에 맹목적 관심을 쏟기 보다는 가장 한국적인, 한국적 정서에 알맞는 인증제를 만들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더욱 고민해야 할 때다.

이나영 기자 nylee@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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