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 ESH연구소, 저탄소 경영전략의 '핵'
협력사와 상생경영 '탄소경영보고서' 발간

▲ 하이닉스반도체 이천 본사 전경.

[이투뉴스] "대기업과 협력사는 '갑을 관계'가 아닙니다. 특히 환경경영에서는 둘 사이의 상생이 중요합니다."

지난 19일 경기도 이천시 부발읍 하이닉스반도체 이천 본사의 환경안전보건(ESH)연구소. 2003년 설립된 이 연구소는 반도체 제조 공정과 제품에서의 환경 영향을 연구하는 한편 하이닉스반도체의 저탄소경영 전략을 짜는 핵심부서다.

하이닉스반도체의 저탄소 경영은 '상생'을 모토로 한다. 이달 말 하이닉스반도체는 세계 반도체업계 최초로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 공급망(CDP Supply Chain) 2010' 완료를 앞두고 있다.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 공급망은 하이닉스반도체의 협력사들이 탄소정보를 공개하는 사업이다.

이와 함께 지난해 4월 54개 주요 협력업체들과 그린파트너십을 체결하고, 협력업체들이 기후변화 대응을 할 수 있도록 온실가스 인벤토리 구축 지원사업, CDP 공급망 대응 킥 오프 미팅(kick-off meeting) 등을 가졌다.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어 최근 지식경제부 후원을 받아 '탄소파트너십'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 같은 '상생 파트너십'을 구축하기까지 ESH연구소의 역할이 컸다. 고승종 하이닉스반도체 경영지원실 ESH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당장 눈 앞에 이익이 되지 않는 환경경영을 구현하자며 경영진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그들에게 '1억원 투자하실래요, 100억원 손실보실래요?'라며 선택하게 했다"고 말했다.

고 책임연구원은 "하이닉스반도체는 IBM, 델 등 글로벌 기업들과 거래를 하는데 환경경영은 일종의 규제가 될 수 있다"면서 "이를 하지 않아 매출이 1% 떨어지면 100억원을 손해볼 수 있지만 컨설팅 비용으로 1억원을 투자하면 손실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닉스반도체는 반도체업계에서 친환경경영 선두주자로 꼽힌다. 이미 2008년부터 온실가스 인벤토리 구축을 해 오고 있고, 세계반도체협회(WSC) 회원사로서 1997년 대비 올해까지 온실가스를 10% 줄이겠다는 자발적 협약에 동참했다.

반도체 생산시 발생하는 PFC(과불화탄소)는 CF4, SF6 등 특수 가스로, 대기 방출시 지구온난화 지수(GWP)가 이산화탄소 대비 최대 2만배 이상 높은 대표적인 온실가스다. 1997년에 비해 13년간 반도체 생산량이 급증한만큼 온실가스 배출량도 증가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10% 감축은 상당한 성과다.

고 책임연구원은 "탄소파트너십이든 CDP 공급망이든 어차피 할 거면 빨리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며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지만 환경은 언젠가 부메랑으로 되돌아 온다"고 말했다.

한편 하이닉스반도체는 이르면 내달 '탄소경영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탄소경영보고서 발간은 웅진그룹, 포스코에 이어 국내에서 세 번째다. 현재 54개인 협력사도 늘려 탄소파트너십을 확장할 계획이다.

김선애 기자 moosim@e2news.com

<ⓒ이투뉴스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빠르고 알찬 에너지·경제·자원·환경 뉴스>

<ⓒ모바일 이투뉴스 - 실시간·인기·포토뉴스 제공 m.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