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주자 알엔에프, 도시가스 관계사 진입으로 '고립무원'
온압보정기 수입 반대하던 도시가스사 내수시장 진출

[이투뉴스] 도시가스용 온압보정기 제조업체 알엔에프의 주력사업이 존폐 기로에 놓이게 됐다. 최근 몇몇 도시가스 관계사가 온압보정기 사업에 적극 나서면서 고립무원의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그간 온압보정기 시장은 주로 수입산이 주를 이뤘지만 2008년 국내 업체로선 최초로 KS인증을 받아 판매를 시작한 알엔에프가 국내 시장을 선점해왔다. 현재 국내 시장에는 4개 업체가 진출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 8월 도시가스 기자재업체 JB에너텍의 제품 역시 KS인증을 받으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이 업체는 중부도시가스의 자회사다.

또 삼천리 계열사인 삼천리ES가 또 다른 온압보정기업체인 A사와 대리점 계약을 맺고 이 업체의 제품 판매를 시작했다는 사실도 알엔에프에 큰 타격이 됐다.

알엔에프 관계자는 "권역별로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이들 기업이 수요가에 대한 정보를 쥐고 있는 상황에서 자회사나 업체와 수요처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게 되면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도시가스사가 소비자에게 자회사 제품 설치를 직·간접적으로 권유하는 등 불공정거래가 행해질 소지도 크다"고 우려했다.

업체 측은 온압보정기로 인한 매출감소를 우려해 그간 국내업체의 시장 진입에 반대해왔던 도시가스사가 거꾸로 시장에 진입하려는 것은 이율배반적인 태도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또 한편으로 이전부터 도시가스사의 눈 밖에 난 업체를 시장에서 퇴출시켜 온압보정기 시장을 점진적으로 분해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알엔에프 관계자는 "그간 우리 회사의 시장 진입에 반대하는 도시가스사들과 얼마나 싸워왔느냐"며 "매출 감소를 우려해 자기들이 반대하던 제품을 만들어 팔겠다는 건 우리를 죽이겠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회사들의 사업방식은 불공정거래의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에 관련부처에 건의하는 등 대처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도시가스 업계 관계자는 "그야말로 의혹제기에 불과한 것"이라며 "벌어지지도 않은 일을 놓고 불공정거래로 몰아가는 것은 지나치다"고 일축했다.

도시가스는 공급과정에서 온도와 기압의 변화에 따라 부피가 팽창하기 때문에 실제 사용량보다 더 많은 요금이 나올 수 있다. 온압보정기는 이러한 오차를 보정해 실제보다 더 부과될 수 있는 요금을 바로 잡아주는 기기다.

김광균 기자 kk9640@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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