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뉴스] 오는 18일 '제8회 서울환경영화제'가 열린다.

사실 영화는 소비문화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환경과는 모순된 경향을 지닌다. 영화 한편을 만드는데 대략 100톤 이상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환경영화제는 허울뿐인 환경보호인 셈이다.

하지만 가장 좋은 환경보호는 교육에서 비롯된다는 점과 영화가 지닌 매체의 파급력을 생각하면 영화와 환경은 꽤 어울리는 궁합이다.

또한 서울환경영화제가 정부의 도움없이 진행된다는 점은 몇몇 사람들이 제기하는 순수성에 대한 의심을 거두게 만든다.

실제로 환경영화제는 매년 열악한 상황에서 개최됐다. 올해는 그나마 상황이 나아졌지만 지난해에는 운영비가 없어 영화제를 열지 못할 뻔했다. 다행히 조직위원장으로 있던 김원 '광장' 건축환경연구소 대표와 친분이 있는 배병우 사진작가의 도움으로 영화제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당시 배 작가가 자신의 사진전에서 거둔 수익 전부를 영화제에 기부한 것.

하지만 영화제를 움직이는 진정한 주인공은 따로 있다. 바로 자원봉사자들이다. 서울환경영화제는 수많은 자원봉사자들로 인해 움직인다.

영화제를 운영하는 환경재단의 스테프들은 약 20명 정도다. 그나마다 영화제 전담 인원이 아니라서 일주일이 넘는 기간동안 130편의 영화를 상영하는 대행사를 치르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렇게 부족한 인력을 메워주는 게 자원봉사자다.

환경에 관심을 가지고 영화제를 응원하던 사람들 중 일부는 행사장 곳곳에서 안내 등 허드렛일을 도맡아가며 진행을 돕는다. 이번 영화제에 참여하는 자원봉사자는 약 60명으로 스탭의 3배가 넘는 수다.

환경을 사랑하는 스타들의 도움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배우 박진희의 경우 2009년 영화제 홍보대사격인 '에코프렌즈'에 선출된 이후 매년 영화제 트레일러 영상을 찍으며 홍보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

감독들도 마찬가지다. 개막작으로 상영되는 <미안해, 고마워>의 총연출인 임순례 감독의 경우 평소에도 환경에 대한 많은 관심을 쏟은 감독으로 자진해서 동료감독인 송일곤·박흥식·오점균 등을 섭외했다.

이처럼 서울환경영화제는 음과 양으로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주는 사람들의 손길이 있기에 지금까지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정부의 지원없이 자생적으로 성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이명박 정부는 저탄소녹색성장 등 환경정책을 강조하면서도 하드웨어에만 신경쓰지 소프트웨어는 전혀 상관안한다"는 푸념을 한 영화제 관계자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이유다.

이준형 기자 jjoon1214@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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