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폴 주유소 불만 팽배…시장 점유율도 GS에 뺏겨

[이투뉴스] SK이노베이션이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약 3개월간 진행했던 기름값 리터당 100원 할인으로 아직까지 '몸살'을 앓고 있다.  공급가 할인 방식이 아닌 신용카드 사후 할인 방식이 안팎에서 거센 후폭픙을 만난 것이다.

SK는 이 기간 동안 매출이 크게 하락했다는 SK 자영주유소 관계자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또 점유율 1위 자리를 GS칼텍스에 처음으로 내주는 등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최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기름값 리터당 100원 할인이 종료된 후 수년간 점유율 1위를 고수했던 SK의 아성이 무너지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카드 사후 할인 방식을 사용했던 전략이 결과적으로 실패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당시 SK는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사들이 공급가 할인 방식을 사용했던 것과 달리 유일하게 카드 사후 할인 방식을 사용했다.

SK는 당시 카드 사후 할인 방식을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 "공급가 할인 방식을 사용할 경우 주유소에서 이를 적용하지 않으면 할인 의미가 없다"며 "100원을 제대로 할인해주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한 바 있다.

SK폴 주유소 어디를 가든 모든 소비자들이 100원을 할인받을 수 있는 만큼 실질적인 인하 효과를 소비자들이 제대로 느끼게 만들겠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다른 정유사들이 카드 공급가 할인 방식을 사용, SK에 비해 확연히 낮아진 가격을 선보이 면서 SK의 예상은 조금씩 빗나갔다.

평소에도 SK 주유소의 경우 다른 주유소들에 비해 많게는 100원 가까이 높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이번에 다른 정유사들이 100원 할인된 가격을 내걸다보니 200원에 가까운 차이가 발생하는 모양새가 됐다.

기름값 이슈가 커지면서 평소 SK를 찾았던 소비자들도 조금 더 가격이 저렴하게 표시된 다른 주유소로 자연스럽게 발길을 돌리는 현상도 발생했다.

상황이 이렇듯 예상치 못하게 흘러가다보니 SK폴을 단 주유소들의 불만이 커졌다.

SK 자영주유소 사장들은 "SK 주유소만 카드 사후정산 방식을 택하다보니 소비자들이 SK 주유소를 외면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며 다른 정유사들과 같은 공급가 할인 방식으로 바꿔달라는 서명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조만간 전국 SK폴 주유소 업자들의 단체 행동이 발생할 우려도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7월말에 대규모 집회를 하자는 의견에 200여명에 가까운 사장들이 뜻을 같이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는 이와 함께 100원 할인 기간동안 점유율이 3% 가까이 하락하는 위기 상황에도 직면했다. 당시 하락한 SK 대부분의 점유율은 GS로 옮겨간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석유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 5월 정유사 국내시장 점유율은 SK가 34.9%를, GS가 33.3%를 각각 기록했다.

기름값 인하 직전인 3월 점유율은 각각 37.6%, 30.8%였던 점을 감안했을 때 6%가 넘었던 점유율이 2개월 만에 격차가 1.6%로 좁혀진 것이다.

SK는 심지어 6월 점유율에서는 GS에 처음으로 1위 자리까지 내주며 위기 상황이 여전히 진행중임을 드러냈다.

6월 시장 점유율에서 GS칼텍스가 32.7%를 차지해 32.2%인 SK에너지를 0.5%포인트 차로 앞섰고 현대오일뱅크는 18.5%, 에쓰오일은 15.4%를 기록했다.

SK 내부적으로는 이를 두고 2개월 정도 지나면 충분히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름값이 다소 안정되는 등 이슈가 주춤해지면 SK를 사용했던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돌아오지 않겠냐는 분석이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다소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점유율이 곧 소비자들의 인식을 나타내는 수치인 만큼 향후 기름값 100원 인하 같은 특별한 이슈가 발생하지 않는 한 다른 정유사 소비자들을 빼앗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 정유 업계 관계자는 SK 전망에 대해 "매주 가격을 조금씩 낮추는 전략으로 8주를 내리면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계산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하며 "하지만 소비자들의 고정된 인식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은 만큼 SK 고전이 길어질 수도 있다고"고 분석했다.

조만규 기자 chomk@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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