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뉴스] 최근 한반도는 이상고온과 집중호우, 폭설과 한파 등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1월에는 기록적인 한파가 전국을 꽁꽁 얼어붙게 만들었다. 이 추위는 4월까지 계속돼 봄을 사라지게 했다. 이후 한여름에 해당하는 6월부터 8월까지 계속되는 집중호우는 수도 서울의 중심부를 물속에 잠기게 했다.

이런 이상기후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일은 아니다. 지난 8월 미국 동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아이린'은 44명의 사망자와 70억 달러에 이르는 재산피해를 냈다.

기상학자들은 자연재해를 불러오는 극단적 기후의 원인으로 지구 온난화를 꼽고 있다. 온난화 효과로 대기 중 습기가 증가함에 따라 엘니뇨와 라니냐가 더 심해진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라나다(La Nada)'라는 새 기후현상도 등장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올 초부터 이어진 폭설, 토네이도, 홍수 등 미국의 이상기후 원인으로 라니냐와 엘니뇨가 갑자기 사라지면서 생긴 라나다를 꼽았다. 차가운 제트기류가 하강하는 것을 억제해온 라니냐와 엘니뇨가 사라지면서 이상기후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자연재해로 인한 연간 손실액은 그만큼 급증했다. 재보험사 스위스리의 지난달 발표 자료에 따르면 재해로 인한 연간 손실액은 지난 1980년대 250억달러에서 2000년대 1300억달러로 5배가량 늘었다. 자연재해로 인해 발생한 난민 수도 2009년 1700만명에서 지난해 4200만명으로 급증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이상기후가 '일상'이 된 현상은 약 10년 전부터 나타나기 시작했해 최근 더 심해졌다"며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상이변의 심화에 따라 우리의 생활과 산업에도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세계기상기구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의 51%가 날씨의 영향을 받으며, 국내 산업의 약 80%가 날씨와 관련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날씨의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업계는 농·축산업이다. 폭우로 수확량이 줄면서 농산물 출하량이 크게 감소해 가격이 요동쳤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계란값은 약 30%, 복숭아 가격은 약 50% 올랐다.

또 건설업의 경우 불경기와 긴 장마로 인해 일자리가 약 4만명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응하는 기업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스마트폰 어플사들과 보험업계가 그런 곳이다.

예측불가능한 날씨때문에 일기예보가 무의미해진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실시간으로 업데이트가 가능한 날씨 어플을 선호하고 있다. KT에서 내놓은 '올레 날씨' 어플은 출시 5개월만에 1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또한 보험사들은 기업들을 상대로 다양한 날씨보험을 내놓고 있다.

급격한 기상변동은 위기인 동시에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정확한 예측만 가능하다면 기후변화와 관련된 파생상품은 어디서든 가능하다. 날씨와 금융·보험을 합친 상품이 우리나라에서 나온다면 단숨에 금융강국으로 뛰어오를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날씨를 읽는 자가 미래 시장을 차지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새롭게 생성된 기후변화 시장을 선점할 때 21세기의 진정한 선진국이 될 수 있다는 말을 흘려들을 게 아니다.

이준형 기자 jjoon1214@e2news.com

<ⓒ이투뉴스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빠르고 알찬 에너지·경제·자원·환경 뉴스>

<ⓒ모바일 이투뉴스 - 실시간·인기·포토뉴스 제공 m.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