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성장 전초기지 '생태산업단지' 본궤도] 산업단지공단, 7년간 89건 과제완료
원료비 절감에 환경오염 부하도 크게 낮춰

▲ 여수국가산업단지 전경 (제공-한국산업단지공단)

[이투뉴스]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에 소재한 ㈜알앤이는 지난해 25억원을 투자해 하루 20톤 규모의 폐인조대리석 재생설비와 알루미늄 회수설비를 설치했다. 제일모직과 LG화학, 한화석유화학 등에서 가져온 폐인조대리석에서 자원회수 가치가 높은 MMA소재와 산화알루미늄을 추출하기 위해서다.

인조대리석은 제조공정 중 광택이나 제단을 통해 최대 20%의 소재가 스크랩이나 분진형태로 버려진다. 또 이렇게 발생한 폐인조대리석은 전량 소각되거나 매립되는 폐기물 신세가 된다. 연간 발생량이 3만톤에 달한다. ㈜알앤이는 바로 이 폐기물에서 자원을 건져올려 되파는 사업을 하고 있다.

인조대리석은 MMA가 약 35%, 충진제로 쓰이는 수산화알루미늄이 약 64%, 기타 반응제나 색상조절제 등 첨가제가 나머지 1%로 혼합돼 성형된다. ㈜알앤이는 분쇄-열분해-하소-유수분리-증류 등의 처리공정을 거쳐 폐인조대리석의 원료인 MMA와 산화알루미늄으로 역생산하고 있다.

또 이렇게 회수한 MMA를 산업단지내 제일모직, 남도아크릴, 리엔케미칼 등에 판매하고 산화알루미늄은 유니온, 동부하이켐, 덕성케미칼, 케이프코퍼레이션 등에 공급하고 있다.  

이런 형태의 자원순환네트워크를 통해 폐인조대리석 공급업체들은 연간 3억원의 폐기물 처리비용을 절감하고, ㈜알앤이는 연간 19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폐기물이 줄어 대기오염과 온실가스 배출이 감소하는 사회적 이익은 덤이다. 

경남 울산국가산업단지내 알루미늄 가공기업인 동남정밀㈜과 한주금속㈜은 지난해 1억원을 들여 칩브리켓(Chip Briquette) 장비를 설치했다. 알루미늄 가공공정에 발생하는 칩과 절삭유의 회수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원래 알루미늄칩은 원자재 납품기업으로 회수돼 재가공 됐다. 하지만 회수율이 60~70%로 낮은데다 가공공정에 다량의 폐기물과 VOCS 등 대기오염물질을 발생시켰다. 두 회사는 이 설비로 알루미늄칩과 폐절삭유의 재생회수율 각각 92%, 93%까지 끌어올렸다. 대기유해물질도 연간 1325톤 가량 줄었다. 

울산내 주요기업들이 이처럼 재생회수율을 높이면 대기오염물 연간 약 30억원의 자원재활용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산업단지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이나 부산물을 다른 기업의 원료나 에너지로 재사용함으로써 자원효율성을 높이고 오염을 최소화하는 생태산업단지(EIP. Eco-Industrial Park)의 사업화 모델들이다. 기업간 자원순환 네트워크를 통해 자원효율은 극대화하고 환경오염 물질배출은 최소화하는 게 바로 EIP의 목표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은 2005년부터 단지내 기업과 지자체, 연구소 등이 지역별 사업단으로 참여하는 생태산업단지 구축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89건의 구축사업이 완료돼 연간 1274억원의 경제적 효과와 62억원의 환경오염물질 저감효과를 거두고 있다.

공단에 따르면 전국 산업단지에 발생하는 폐기물은 하루 5만1823톤에 달한다. 이는 국가 전체 폐기물발생량의 15.8%에 해당된다. 또 산업단지는 하루 석유 3583만TOE, 전력 10만5254GWh, 도시가스 301만TOE 등 다량의 에너지를 소비하고 1억4000만CO2톤의 온실가스를 발생시키고 있다. 산단의 에너지·자원 효율을 한자릿수만 높여도 국가 전체적으로 얻는 경제적 이익이 적지 않다는 뜻이다.

실제 정부는 지난 6월까지 추진된 EIP 구축사업을 통해 산단내 기업들이 연간 599억원의 처리·원료비 절감효과와 675억원의 신규매출을 거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 울산성암소각장에서 효성2공장으로 스팀을 공급하고, 효성2공장에서 스팀을 사용한 후 소각장으로 물을 공급하는 파이프 라인이 연결돼 있다. 생태산업단지 구축사업의 일환으로 완성된 대표적 자원순환 네트워크다.

이 사업에는 울산미포·온산국가, 반월·시화국가, 포항철강일반, 오창첨단과학, 여수국가 등 기존 5개 시범단지 외에도 군산·군장국가, 성서일반, 명지·녹산국가 산단 등이 추가로 참여하고 있다. 2005년부터 이 사업에 투입된 정부지원금은 397억원이다. 

산업단지공단 관계자는 "산단은 국가경제성장의 주요 기반임에도 막대한 화석자원과 에너지소비에 따른 환경오염물질 배출로 지역사회와 갈등을 빚어왔다"면서 "향후 폐기물이나 부산물을 자원으로 재이용하는 EIP시스템이 정착되면 경제와 환경이 조화를 이루는 녹색산업단지가 실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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