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양영명 한국가스공사 연구개발원 신임원장

양영명 한국가스공사 연구개발원장
[이투뉴스]

자원개발, 탐사, 액화기술 등 상류부문 R&D에 무게 중심
선택과 집중, 센터 역할강화, 연구시스템 쇄신이 기본전략

“1985년 한국가스공사에 공채로 들어왔으니 26년 됐네요. 연구개발원이 공식적으로 개원한 건 1990년이지만 실제로 1987년부터 이미 운영되기 시작했으니까 R&D분야만 24년을 지낸 셈이죠. 연구개발원의 주춧돌을 올릴 때부터 있었던 연구원 중 현직에 남아있는 건 이제 제가 유일합니다.”(웃음)

지난해 12월 2일 한국가스공사 연구개발원장에 임명된 양영명 원장(53)은 취임 소감을 묻는 질문에 지나간 역사를 얘기하며 그만큼 책임감이 크다고 말문을 열었다.

연구원으로 출발해 원장에까지 오른 첫 경우인 만큼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건 너무나 당연하다. 후배들이 주시할 수밖에 없는 선배의 행보(行步)인 셈이다.

연구개발원의 모든 R&D 분야를 맡았다보니 내용을 속속들이 알고 있어 연구원들이 오히려 불편할지도 모르겠다며 웃는 양 원장은 말 그대로 연구에 그치는 R&D가 아닌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는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연구를 위한 연구가 아닌, 사업화를 달성하는 과제를 통해 역설적으로 연구개발의 필요성을 재인식시키고 싶습니다. 사업화팀을 별도로 구성한 것도 이런 맥락입니다. 사업화 성과 → 기술연구 재투자 → 응용연구 → 사업화 성과를 거두는 선순환이 진행돼 성장동력으로의 역할을 할 것입니다”

연구인으로서 R&D의 역할론을 인식시키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양 원장은 이를 위해선 인력충원이 절실한데 현실정은 그렇지 못하다고 아쉬워한다. 연구개발원의 경우 1997년 연구원이 77명이었는데 2011년엔 78명으로 14년동안 단 1명이 늘어난데 그쳤다.

하지만 아쉬워할 것만이 아니라 재교육 등을 통한 연구인력의 방향성 조정으로 이를 보강하겠다는 계획이다. 즉 과거에는 설비운전이나 안전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자원개발, 탐사, 액화기술 등으로 R&D의 무게중심을 옮겨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포석이다.

천연가스부문에서 R&D분야의 사실상 책임자가 된 양영명 한국가스공사 연구개발원장을 만나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 취임 이후 조직을 4개 센터로 개편했는데 배경과 의미는 무엇입니까.
▲ 1990년 5월 연구개발원이 공식 개원한 이래 20여년 동안 연구개발 방향과 조직 및 인력 운영측면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1세대(~1995년)로 구분되는 초기 연구개발의 방향은 전략적 관점보다는 가스산업의 육성을 위한 공공적 연구개발을 수행했고, 2세대(1996~2005년)에서는 프로젝트 중심의 연구개발을 통해 연구개발의 내실화와 공사의 경영전략과 연계하는 전략적 관점이 일부 도입됐습니다. 이후 3세대(2006~2010년)에서는 경영전략과의 연계성이 강화된 연구개발을 추진했습니다.

이제 4세대 연구개발에 접어들면서 우리공사의 비전 달성을 위해 경영전략과 연계된 연구개발, 즉 새로운 사업창출을 위한 기술개발의 필요성이 크게 대두됐습니다. 이러한 환경의 변화는 사업의 가치에 따라 연구자원을 집중 투입해야 하고, 적기에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자원을 통합적으로 운영해야 합니다.

이런 환경변화에 따라 연구부서에서의 인력운영의 유연성을 부여하고 다학제의 연구인력을 필요로 하는 대형 기술개발사업을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해 기존 7개 연구조직을 4개 연구센터로 통합 개편한 것입니다.

- 그동안의 연구개발원 성과를 평가하신다면.
▲ 연구개발원 개원 초기 공공적 성격의 연구개발방향을 199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프로젝트 위주로 경영전략과의 연계성이 점차 강화되면서 연구개발의 내실화를 추구해온 결과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합니다.

우선 LNG터미널 및 가스공급설비와 관련된 기술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였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LNG터미널 설계기술은 평택기지 2공장과 삼척기지의 기본설계를 자체적으로 수행, 약 300억원의 외화절감과 약 200억원의 비용절감을 이뤘고, 올해는 제주 애월기지에 대한 기본설계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 2001년 14만㎘급 저장탱크를 개발해 통영 및 평택기지의 12기 탱크에 적용했고, 이어 2005년에는 세계 최대용량인 20만㎘급 저장탱크를 개발해 통영, 평택, 인천 및 삼척기지의 24기 탱크에 설계를 적용한 결과 2011년말 기준으로 약 2300억원의 외화절감과 약 1800억원의 건설비 절감효과를 거뒀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세계최초로 세계최대 용량인 27만㎘급 탱크를 개발, 삼척기지 10~12호 탱크 건설에 적용하기 위해 실시설계를 진행 중입니다. 기존 20만㎘급 탱크와 비교해 27만㎘급 저장탱크 건설시 약 890억원의 건설비 절감과 함께 35%의 LNG 저장용량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가스공급설비 분야에서도 성과가 큽니다. 가스배관의 소재기술과 부식 및 방식기술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해 있고, 운영 중인 배관의 결함을 검사할 수 있는 인텔리전트 피깅 기술도 세계적인 수준에 근접해 있습니다.

연구개발원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한 지오메트리피그와 자기누설피그를 이용해 주배관 16개 구간의 923km에 대한 피깅을 수행해 약 78억원의 예산을 절감한 바 있습니다. 또한 천연가스 계량의 정확도를 높여 미계량률을 1994년 1.1%에서 2007년 0.51%로 향상시킴으로서 수율관리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천연가스자동차 분야에서 초기 기술개발과 보급정책에 기여한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LNG선 화물창과 DME 분야에서 핵심 원천기술을 확보해 이 기술들을 상용화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습니다.

-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 및 과제는 어떤 것입니까.
▲ 우리 연구개발원은 올해 728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KOGAS 비전 2017’을 달성하기 위한 기술개발을 추진하고자 합니다. 신성장동력 및 녹색성장 기술과 기반기술에 6 : 4 정도로 투자할 계획입니다.

또한 핵심원천기술 개발과 연구개발에서 엔지니어링까지 아우르는 R&BDE (Research & Business, Development, Engineering) 기술개발에 중점적으로 투자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LNG액화플랜트, 부유식 FPSO 등 핵심 성장동력 기술과 셰일가스, 치밀가스, 석탄층가스 등 비전통에너지 기술과 KC-1 LNG선 화물창, LNG선박 벙커링, DME, 연료전지 등 사업화를 위한 기술개발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전략과제 13개, 일반과제 31개, 국책과제 21개, 스폰서과제 7개 등 총 81개 과제가 추진됩니다.
연구 인프라 구축사업의 경우 총사업비 163억원의 예산으로 인천기지 3지구에 건설되는 교정시험 연구시설은 지난해 7월 건물설계를 완료했고, 관할 지방자치단체의 인허가 승인이 나면 바로 공사에 들어가 2013년 말 완공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캐나다 현지법인에 GTRC(Global Technology Research Center)를 설치하고, 우리공사의 파견인력과 현지 전문인력으로 팀을 구성해 셰일가스, 치밀가스 등 비전통가스에 대한 기술습득에 박차를 가할 계획입니다.

- 앞으로의 연구개발 방향 및 목표는 어떤지요.
▲ 연구개발 방향은 매우 분명합니다. 공사의 비전을 달성하고 중장기 경영전략에 부응하는 연구개발을 추진하는 것입니다. 핵심설비인 LNG생산기지와 주배관의 안정적 운영에 필요한 기반기술을 토대로 국가적 과제인 에너지자원 개발에 필요한 상류부문 기술을 확보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는데 있습니다.

이를 위해 ‘미래가치 창출을 선도하는 세계 일류 에너지 연구소’로 비전을 수립하고, ‘천연가스 핵심기술 고도화 및 R&D Profit 창출’로 목표를 설정했습니다. 이런 비전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선택과 집중, Profit 센터 역할강화, 연구시스템 쇄신을 기본전략으로 삼았습니다.

- 가스업계는 물론 플랜트 업계도 LPG 혼합 DME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향후 계획은 어떻습니까.
▲ DME-LPG 혼합연료에 대한 시범보급결과 92.8%가 LPG와 비교해 동등 이상의 만족도를 나타냈습니다. 주된 불편사항은 업소용 혼합연료의 경우 LPG에 비해 열량이 낮기 때문에 발생된 사항으로 이는 기술적으로 해결가능한 문제입니다.

LPG 혼합 DME 연료사업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DME의 대량생산을 위한 프로젝트를 먼저 발굴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2010년 사우디아라비아와 MOU를 체결했고. 2011년에는 사업타당성 조사를 실시함과 아울러 연산 30만톤급 DME 플랜트를 건설하기 위한 기본설계를 완료한 바 있습니다.

또한 국내 제철소와 함께 부생가스를 활용해 DME를 생산하는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MOU를 체결한 후 사업타당성조사를 시행 중입니다. 호주, 말레이시아, 나이지리아 등 해외에서도 DME 프로젝트에 관심을 나타내 세부적인 협의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 LNG 추진선박 벙커링 시스템 연구가 본격화되고 있는데 기대하는 효과는 어떤 것입니까.
▲ LNG추진선박과 LNG벙커링시스템에 대한 연구를 촉진시키는 원동력은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에 대한 배출가스 규제입니다.

이러한 배출가스 규제에 가장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은 SOx, NOx, PM을 80%이상 줄일 수 있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 정도 감축할 수 있는 LNG로 선박의 연료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로이드선급의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의 선박연료 수요량은 약 1000만톤 정도로 이 가운데 25% 정도를 LNG로 사용할 경우 250만~300만톤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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