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본격시행 앞서 설명회…주유소 "혼합판매가 우선"

▲ 김동철 한국거래소 소장이 19일 여의도 한국거래소 사옥에서 개최된 '석유제품 현물 전자상거래 설명회'에서 전자상거래 시행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이투뉴스] 국내 석유 유통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을 새 시스템이 이달말부터 가동한다.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가 추진하는 '석유제품 현물 전자상거래 제도'다.

한국거래소는 현재 석유제품 시장의 투명성이 낮은 만큼 이 시스템이 정착되면 정유사와 대리점, 주유소, 소비자간 시장에 대한 신뢰성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주유소를 운영하는 사업자들은 석유 혼합판매가 허용되지 않으면 반쪽짜리 정책에 불과하다며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한국거래소는 19일 여의도 한국거래소 사옥에서 이달말 시작되는 석유제품 시범거래에 앞서 '석유제품 현물 전자상거래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설명회는 전자상거래 본격 시행에 앞서 업계 관계자들을 모아놓고 시스템 구축배경을 설명하고 실제 활용방법을 알려주기 위해 마련됐다.

김동철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 소장은 "한국거래소가 석유제품(현물)을 거래하는 것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거래소를 통하면 보다 싸고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특히 "국민들이 봤을 때 현재 석유거래시장은 투명하지 않아 개선이 필요한 만큼 한국거래소가 공정하고 신뢰할 수 있는 투명한 시장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국거래소는 시스템이 정착이 되면 정유사, 대리점, 주유소 모두에게 장점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유사는 전국 모든 주유소에게 제품을 판매할 수 있기 때문에 수요자수를 향상시킬 수 있고 독과점 유지를 위한 마케팅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대리점은 석유시장 유통구조 개선으로 시장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고, 주유소 역시 언제든지 원하는 물량을 낮은 가격으로 구매할 수 기회가 생긴다는 설명이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석유거래 프로그램(K-PTS)을 시연하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은 유종, 정유사, 지역, 가격, 주문(매수·매도)호가 등을 상황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었다.

반면 이날 설명회에 참석했던 주유소 사업자들은 반응이 엇갈렸다. 수수료, 운임 등 실제 운영방법에 관심을 나타내는 사업자가 있는 반면 사실상 반쪽짜리 정책이라며 반발하는 사업자도 많았다.

한 사업자는 "대다수 주유소가 정유사와 상품거래 계약이 돼 있는데 이를 먼저 해소하고 전자상거래를 시행하는 게 순서가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석유 혼합판매가 허용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 제도는 결국 일부 무폴주유소와 알뜰주유소에게만 특혜를 주는 것이라는 게 이 사업자의 주장이다.

또다른 사업자는 "A정유사 폴을 달고 B정유사 제품을 사서 판매한다는 사실이 프로그램상으로는 드러나지 않겠지만 A,B 정유사가 정보를 공유해 역으로 피해가 돌아올 수 있다"며 "이 같은 상황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측은 이 같은 우려들에 대해 이달말에 시행하는 것은 시범거래인 만큼 문제점이 있더라도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면 계속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혼합판매에 대해서는 금주 중 정부차원에서 논의가 있을 예정인 만큼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해명했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설명회 말미에 단 한번 시작한 만큼 절대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다는 게 기본적인 입장이라고 전했다.

조만규 기자 chomk@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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