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대별 난방 조절 등 자구 노력 필요

대형할인점은 현대인에게 있어 다양한 친환경상품을 손쉽게 24시간 언제든지 구할 수 있는 곳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들 공간이 소비자의 건강과 환경을 고려한 공간이 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백선필 에너지시민연대 차장은 "대형할인점은  실내적정온도 준수 등 에너지절약적인 공간 구성에 더 많은 고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렇듯 지난 여름 과다한 냉방으로 지적을 받았던 대형할인점은 겨울철 과다한 난방으로 또 다시 에너지절약에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실제로 본지가 겨울철 실내적정온도인 18~20℃를 대형할인점에서 준수하고 있는지를 확인한 결과 이를 지키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일 본지는 서울시 강서구·금천구·중랑구 일대의 대형할인점을 대상으로 실태조사에 나섰다.

조사 대상은 아파트 등이 밀집한 주거지역으로 반경 2㎞이내에 홈에버·홈플러스·이마트 등 대형할인점이 모여있는 곳이다. 이 일대는 아파트 등 주거지역이 밀집해 있어 평소 이용 손님이 많다는 점도 감안됐다.


조사 결과 대부분의 대형할인점에서는 '실내적정온도'를 준수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곳이 홈플러스 가양점. 가양대교 남단과 연결돼 교통이 용이하고 가양동 일대 아파트 단지 중간지점에 위치한 이곳은 디지털온도계를 이용해 측정할 당시 온도는 24.5℃로 나타났다.


우선 가전제품 등이 들어서 있는 1층 매장의 온도는 23.7도를 나타냈으며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고 있는 2층 식료품 매장의 온도는 24.5℃를 나타냈다.

의류 등이 들어서 있는 매장 3층의 온도는 2층보다 약간 높은 24.7℃를 기록해 겨울철 실내적정 온도보다 최고 4.7℃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 관계자는 "매장을 찾는 소비자들이 (따뜻한 것을) 원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해명했다.


인근에 위치한 홈에버 가양점 또한 적정온도를 준수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매장을 방문하는 일부 시민들은 입고 있던 외투를 벗고 돌아다니고 있어 난방이 얼마나 과다하게 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가양아파트 4단지와 등촌아파트 사이에 위치한 이 대형할인점은 처음 측정당시 온도는 22.4℃였다. 이곳도 겨울철 적정온도보다 2.4℃ 높았다. 특히 지하 2층에 위치한 식료품 매장의 온도는 21.9℃였으나 같은 층에 위치한 신선야채코너의 부분 온도는 오히려 17.2℃로 나타나 오히려 한기가 느껴질 정도의 과대 냉방 또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홈에버 관계자는 "소비자들에게 보다 신선한 채소를 전달하기 위해 불가피하다"고 해명했다.


이밖에도 이마트 가양점 23.4℃·이마트 상봉점 23.9℃·홈에버 면목점 21.6℃ 등 대부분의 대형할인점의 난방온도관리가 사실상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대형할인점 관계자는 "난방을 낮추면 오히려 소비자들로부터 온도를 높여달라는 요구를 받는다"면서 "과대한 난방으로 인해 공기가 건조해 근무여건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온도를 조절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백선필 차장은 "대형할인점 스스로 시간대별 난방온도를 조절하는 등 변화하는 내외적인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