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지금이 에너지신산업 진입 최적기 포털도 뛰어야"
[특집] "지금이 에너지신산업 진입 최적기 포털도 뛰어야"
  • 이상복 기자
  • 승인 2016.01.0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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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희집 에너지신산업협의회 공동위원장
"2030년 에너지강국은 자원 아닌 에너지기술 보유국"
"우리기업들, 걱정만 하고 도전이나 공부 안해"

▲ 김희집 에너지신산업협의회 공동위원장

[이투뉴스] 김희집 전 엑센츄어 한국사무소 및 아태지역 에너지산업 그룹 대표<사진·54>. 현재 그의 공식 직함은 에너아이디어즈(EnerIdeas) 수석 컨설턴트다. 에너아이디어즈는 작년초 그가 설립한 벤처 컨설팅기업. 주로 정부 에너지정책과 대기업경영 관련 컨설팅이나 연구용역을 수행한다. 작년말 정부가 발표한 ‘2030 에너지신산업 육성전략’ 가운데 미래상 부문을 담당했고, 지금은 수요관리사업 대상을 일반 국민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국민DR'을 설계중이다.

김 수석 컨설턴트의 또다른 직함은 위원장과 교수다. 에너지신산업에 대한 정책 이행점검과 현안 논의를 위해 2014년 10월 출범한 에너지신산업협의회에서 문재도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과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고, 서울대 공과대학에서 객원교수로도 활동중이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에서 30여년 가까이 국내외 에너지산업의 변화상을 지켜봐 온 그를 만나 에너지신산업의 현재와 미래, 우리의 전략 등을 물어봤다. 인터뷰는 지난달 15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집무실에서 가졌다.

- 신기후체제의 서막이 올랐다. 우리나라는 에너지신산업으로 돌파한다는 전략이다.  

“그동안 에너지에 대한 우리의 패러다임은 1970년대 오일쇼크 시대의 것이었다. 에너지안보, 안정적인 공급과 효율적인 공급이 관심사였다. 하지만 이젠 새로운 스마트에너지 시대다. 인터넷과 모바일이 통신시장에 엄청난 변화를 불러왔듯 IT·모바일·신기술이 에너지의 스마트 혁명을 불러 일으킬 것이다. 그동안은 속도가 다소 더뎠는데 이제 큰 변곡점에 와 있다. 나도 석유· 등 전통에너지를 다뤘던 사람이지만 이젠 완전한 확신을 얻었다. 큰 패러다임의 변화가 올거다. 2030년이 되면 에너지강대국의 기준이 에너지·자원이 아니라 에너지기술이 될 것이다. 국가적으로 에너지신산업과 같은 미래 성장동력을 키워야 한다. 세계 경제질서와 패권이 바뀔거다."

- 그런 기준으로 볼 때 어떤 나라가 강대국이 되겠나  

“에너지산업은 그동안 다른 산업을 지원만하는 산업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미래 핵심산업으로 봐야 한다. 이대로라면 미국, 일본, 독일 정도가 강대국이 될 것 같다. 지금 신재생에너지, 무인자율주행전기차, 2차 전지, 마이크로그리드 등을 누가 열심히 하고 있는지 보면 가늠할 수 있다. 물론 우리나라도 가능하다. 기왕이면 남들보다 먼저 하자는 게 내 생각이다.”

- 기후변화당사국총회에서 전 세계가 온실가스 감축에 합의했다. 그러나 국내 산업계나 일반 국민의 체감도는 그리 높지 않아 보이는데

“이해 부족이다. 국제사회와의 감축 약속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오산이다. 대한민국은 수출해서 먹고 사는 나라다. 즉 경제의 해외 의존도가 매우 높은 나라다. 약속을 지키지 않고 계속 산업을 영위할 수 있겠나. 아마 공해로 만드는 제품이라고 수입제한에 나설 것이다. 감축목표 달성도 만만치 않다. BAU 대비 37%를 약속했지만 국내서 정말 잘해봐야 19%다. 나머지는 해외서 돈을 주고 (감축실적을)사들여야 할텐데 국민들이 그걸 용납하겠나. 에너지신산업을 키워 최대한 국내 감축실적을 만들고 해외로 진출해 실적을 가져와야 한다. 아니면 막대한 손해를 볼 수 있다. 과거 중국처럼 버틴다고 될 일이 아니다.”

- 에너지신산업이 뿌리 내릴 수 있는 토양도 중요하다. 정부도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우린 전통에너지와 공급자중심 시스템이다.

“상황이 그렇게 나쁘지 않다고 본다. 악조건도 있지만 반대의 것도 많다. 우선 우린 뛰어난 기술력과 인력, 제조업을 갖고 있다. 지금 중후장대형 석유·가스산업이 다 어렵다. 새로운 기회로 보고 인식을 바꿔야 한다. 또 국토가 좁아서 신재생이 어렵다고 얘기하는데 거꾸로 송전망 인프라 투자비용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게다가 IT 활용에 있어선 어느 나라보다 앞서 있다. 이런 장점을 잘 살려야 한다.”

- 민간기업들은 공공부문이 시장을 독점하고 있고 그게 진입장벽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분명히 그런 측면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론 전력 판매시장 자유화가 필요하다는 일부 경제학자들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지금 변화는 민영화냐 아니냐, 경쟁이냐 아니냐 식의 10년 넘은 이슈가 아니다. 구글·애플과 같은 IT기업들이 전력시장에 들어와 시장을 혁명적으로 바꿀 것인가 말 것인가의 싸움이다. 지금 상황에 구조개편 얘기는 불필요하다. 정부가 할 일은 에너지신기술이나 신재생이 시장에 손쉽게 들어와 누구나 전기를 사고 팔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주는 거다. 어느 나라보다 신기술이 빨리 적용되고 활용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중요하다. 그런 맥락에서 문재도 차관은 내년 에너지정책의 화두가 에너지시장의 유연화와 스마트화라고 하시더라." 

- 에너지신산업이 모멘텀은 될 수 있지만 당면한 기존산업의 위기까지 해소시켜 주겠나  

“물론 에너지신산업이 도깨비 방망이가 아니다. 수렁에 빠진 것은 그것대로 쳐내야 한다. 다만 하나의 희망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해상풍력은 조선산업의 희망이 될 수 있다. 망가진 해양플랜트 산업은 어차피 정리해야 하지만, 부유식 해상풍력처럼 하나의 미래 사업거리를 포기하지 말고 키워야 한다. 굳이 해상이 아니더라도 건설원가가 저렴한 연안 해상풍력도 괜찮다. 정부는 이런 사업들이 추진될 수 있도록 프로젝트를 열어줘야 한다.”

- 이명박 정부 시절에도 녹색성장을 기치로 신재생에너지 산업화 정책이 추진됐다. 하지만 성과는 미미하다. (그는 MB정부시절부터 녹색성장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해 왔고, 그가 CEO였던 엑센츄어는 당시 대통령에 재생에너지 정책 드라이브를 권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MB정권에서의 녹색성장은 고속성장 산업화 일변도에서 처음으로 환경을 고려한 녹색성장으로 개념을 새롭게 정립하는 기간이었다. 다만 당시엔 개념에 머물렀고 예산도 부족했다. 하지만 개념 자체를 바꾼 것은 의미가 있다. 현 정부는 단계로 치면 실행기다. 신산업은 항상 기술의 변곡점이 있게 마련인데 사실 너무 일찍 투자해도 곤란하다. 재미는 뒤따라오던 사람들이 본다. 나는 에너지신산업의 기술적 임계점이 곧 온다고 본다. 온실가스 감축협약과 기술의 진보가 그 임계를 앞당기고 있다. 아마도 2~3년 안에 그 시절이 올 거다. 그러므로 지금은 시장진입의 최적기다. 이 시기를 놓치면 훗날 한탄할 것이다.”

- 원자력은 어떻게 보나. 국민적 수용성이 높지 않은데.

“결국 온실가스 감축은 꼭 달성해야 하는 목표이고, 우리가 갈 길은 신재생에너지이지만 시간은 좀 더 걸릴 수 있다. 그 공백을 누가 메울 것인가. 환경론자 일부는 천연가스라고 하는데 사실 너무 비싸다. 그렇잖아도 우리산업의 원가경쟁력이 사라지고 있다. 전기요금은 낮으면 낮을수록 좋은 거다. 중국이 송배전사업 자유화 법령을 준비하는 배경도 그 때문이다. 다른 국가는 어떻게든 산업경쟁력을 높이려고 하는데 우린 좀 반대로 가는 경향이 있다. 빠른 시일내에 원자력 문제를 공론화해서 국가적으로 방향을 확실히 해야 한다. 중국 역시 신재생을 대대적으로 하지만 원자력도 간다. 정치적 명운을 걸고 갈 필요가 있다.”

- 원자력은 CO₂감축에 장점이 있지만 미래에너지 성장을 저해하는 측면이 있다는 지적을 받는데 

“어차피 신재생에너지는 어느 나라나 정부 유인책으로 가는 거다. 원자력은 그 가운데 가교 에너지다. 원자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신재생을 보급할 여력을 만들지 못한다. 신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은 경쟁이 아니라 다른 영역이다. 원전이 있기에 전체 전기요금 수준을 낮춰 그걸로 신재생도 하는 거다. 재무적 관점에서 보면 그렇다. LNG만 돌리면서 어떻게 신재생을 할 수 있겠나. 어쨌든 원전에 대한 토론은 사실에 근거해 터놓고 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간다고 하면서 조용히 하고 있고, 그런 것에 대해 국민은 반감을 느끼고 있다.”

- 협의회 공동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정책적으로 아쉬웠던 점은 무엇인가

“최근 전기차 보급과 관련해 관련 부처가 모두 참여하는 전기차위원회를 만들겠다는 얘기가 나왔다. 국토교통부, 환경부, 기획재정부 등 여러부처가 관련돼 있지만 어느 정도 산업이 규모를 갖출 때까지는 산업부가 전기차 육성을 리드할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다. 부처간 잘 협의해서 하라고 하는데 현실적으로 잘 안된다. 어떤 정책이든 일정수준까지는 육성책을 쓰지 않나. 다 만족시키면서 천천히 갈 것인가, 빨리 갈 것인가의 선택이다. 산업육성과 보급정책의 일관성도 중요하다. 중국산 차량이 깔리는 보급이 무슨 의미가 있나. 보급정책을 펴되 산업육성이 되는 전제 아래 해야 한다.”


- 전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의 약진이 두드러졌던 한 해였다.

“미국의 경우 지난해 신규발전소의 53%가 태양광과 풍력이었다. 올해(2015년) 상반기는 64%로 그 비중이 상승했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재생에너지 발전소가 구축되는 해로 기록될 것이다. 이제 과거 그리드패리티 논쟁은 별 의미가 없어졌다. 어차피 국가마다 재생에너지에 보조금 주는 건 현실이다. 의지를 갖고 가느냐 마느냐가 중요하다. 신규 석탄발전소를 짓는 나라는 우리와 인도, 필리핀 정도 밖에 없다. 더 이상 석탄발전을 허용해선 안된다. 결국 온실가스 감축의 주역은 태양광, 풍력, 원자력이 될 것이다. 미국은 값싼 셰일가스가 넘치는데도 신규발전소의 50% 이상을 재생에너지로 짓고 있고, 인도는 향후 5년내 100GW의 태양광을 건설하겠다고 한다.”

- 우리 기업들은 이런 변화에 잘 대처하고 있나.

“사실 지난 몇 년간 정부 외환정책 덕분에 방심했다.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는 기업가 정신도 약해졌고, 공부도 게을리 했다. 일부는 세무조사 받고 후계구도 확립하느라 시간을 허비했다. 이제 정신 차리고 연구하고 공부해야 한다. 우리기업들은 누구보다 잘 할 수 있다. 삼성과 LG가 열심히 뛰고 있지만 앞으론 네이버, 다음카카오도 신산업에 들어와야 한다. 일례로 무인자율주행 전기차는 맵(Map)과 센싱, 그걸 조합하는 소프트웨어 기술이 핵심인데, 구글과 애플이 뛰어든 이유는 소위 스마트카의 안드로이드, 즉 플랫폼을 움켜쥐겠다는 뜻이다. 우리가 차체와 타이어를 만든다고 해도 진짜 돈버는 알짜배기는 그들 몫이 될 수 있다. 대한민국 기업들의 가장 큰 문제는 걱정만 하고 공부나 도전하지 않는 것이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김희집(金熙集. 55) He is … ]
서울대 경영학과, 텍사스대 대학원 경영학 석사 수료. 글로벌 컨설팅그룹 엑센츄어(Accenture) 뉴욕사무소 컨설턴트로 입사해 미국 대기업 및 정부기관 대상 경영전략 프로젝트 수행. 한국사무소 시절엔 석유공사와 가스공사를 비롯 삼성그룹, SK이노베이션, 포스코, 코오롱, 한솔제지 등의 성장전략 제시. 2009년 엑센츄어 아·태 에너지산업 대표로 물러나기까지 26년간 현장을 누빈 뒤 2010년 이후 녹색성장위원회, 산업부 에너지위원회 위원 등으로 정부 정책 자문. 현재 산업부 에너지신산업협의회 공동위원장 및 서울대 객원교수로 활동중. 에너아이디어즈 수석 컨설턴트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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