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하락세 지속, 기름값 추가인하 가능성 충분
유류세와 원가비중 등 영향으로 인하폭은 줄어들 듯

[이투뉴스]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판매가격이 2009년 이후 7년만에 1300원대에 진입하면서 1200원대 진입에도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유가가 20달러선을 유지하는 한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7일 기준 국내 휘발유 평균가격은 리터당 1399.15원을 기록해 1400원대 지지선을 무너뜨렸다. 일주일 전인 12월 31일의 1409.35원보다 10.2원 하락한 것이다. 경유는 11.01원 떨어진 1180.44원, 등유는 10.57원 낮아진 826.77원을 기록했다.

국제유가 하락세도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수입가격을 좌우하는 두바이유 역시 8일 2.8달러 떨어진 27.96달러를 기록해 20달러대를 기록하면서 12년 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 유가 10달러 하락하면 기름값 70원 떨어져
지난해 10월 20일 1499.36원을 기록했던 휘발유 평균가격은 7일 기준 100.21원 떨어진 1399.15원을 기록했다. 석달도 채 지나지 않아 100원이 하락한 것이다. 같은기간 두바이유는 각각 44.61달러, 30.76달러를 기록해 13.85달러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1200원대 진입 여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지만 국제유가가 떨어지더라도 유류세 비중이 높고,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낮아지기 때문에 기름값 하락폭은 줄어들 것이라는 지적이 이어진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가 20달러까지 떨어질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임에도 불구하고 기름값의 1200원대 진입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가 10달러 정도 하락할 경우 대체적으로 국내 휘발유 가격은 70원 정도 내려가지만 원가가 내려갈수록 제조원가 비중이 커져 같은 액수나 비율로 하락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이란의 원유시장 복귀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5~15달러선까지 더 내려갈 것으로 전망하면서 새로운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1200원대에 진입했던 2008년 12월 20일 휘발유 가격은 1296.86원, 두바이유는 40.46달러였다. 두바이유는 지금보다 높은데도 불구하고 유류세 차이로 인해 기름값은 더 저렴한 것으로 분석됐다. 당시 교통에너지환경세, 교육세, 주행세만을 기준으로 유류세를 계산하면 669.90원, 현재수준보다 75.99원 저렴한 수치다.

결국 현재 유가 반등보다는 추가하락에 무게가 실리기는 하지만, 1200원대 진입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사우디와 이란의 갈등 고조로 인한 외교 단절이 새로운 유가 등락의 열쇠로 작용하고 있다.

◆ 사우디-이란 갈등, 새로운 변수로
최근 사우디와 이란 간 벌어진 갈등에도 일시적인 반등 후 유가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저유가 기조는 한동안 견조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에 따른 하락세가 얼마나 지속될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지는 아직 미지수다.

기존에는 사우디와 이란 간 갈등 격화가 유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으나 최근 유가 전문가들은 다른 전망을 내놨다.

세계 최대 산유국으로 손꼽히는 양국의 갈등은 단기적으로는 원유 공급 불안을 낳지만, 결국 양국이 앞다퉈 원유를 생산.수출할 경우 유가가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저유가 기조는 지금의 분위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이면서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석유정보센터 한 관계자는 이같은 이유로 “사우디와 이란 간의 갈등은 더 이상 유가 상승의 원인으로 작용하지 않는다”며 “저유가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주영 기자 jylee98@e2news.com

<ⓒ이투뉴스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빠르고 알찬 에너지·경제·자원·환경 뉴스>

<ⓒ모바일 이투뉴스 - 실시간·인기·포토뉴스 제공 m.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