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관공, 가정용가스보일러 효율등급 '이원화' 추진

소비자들이 쉽게 고효율 에너지절약형 제품임을 알 수 있는 '에너지소비효율등급 라벨 개선안'이 운영 주최인 에너지관리공단이 갈피를 못잡고 있다.

에관공은 오는 2008년 냉장고, 에어컨 등 가전제품에 부착된 에너지소비효율 등급 라벨을 통일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라벨을 보고 에너지절약형 제품임을 쉽게 구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어야 하지만 현재 라벨의 종류가 4가지나 돼 소비자들의 혼란을 야기함에 따라 추진하고 있다.

특히 1등급에서 5등급까지 에너지소비효율을 나타내는 라벨 외에 2004년에 냉장고, 에어컨, 전기밥솥, 가정용가스보일러에 등급표시 없이 최저효율기준만 적용된 3개의 라벨이 등장해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일으키는 바람에 라벨 개선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에관공은 일원화 된 새로운 라벨로 개선할 계획이다.

 

그러나 에관공의 이 계획은 시작부터 흔들리고 있다.
에관공은 가정용가스보일러에 대해 지난 4월 일원화된 '에너지소비효율등급표시 기준개정(안)'을 제시했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가정용가스보일러에 대해 새롭게 1~5등급 기준을 부여하고, 1등급 기준을 열효율 86% 이상(대기전력 포함)으로 명시했다.


그러나 에관공이 6월에 제시한 개정안에는 가정용가스보일러를 일반보일러와 콘텐싱보일러로 구분하고 이에 대한 효율등급기준도 다르게 부여하고 있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보일러의 열효율이 84%일 경우 일반보일러는 1등급을 부여받지만 콘덴싱보일러는 3등급을 부여받게 된다.


결국 소비자의 고효율제품 선택권을 강화하겠다는 '에너지소비효율등급 라벨 개선안'의 목적을 훼손하게 되는 것이다.
추승환 에관공 효율관리실 대리는 "지난 4월 개정안을 제시한 이후 의견수렴한 결과 이를 반영했기 때문"이라며 "가정용가스보일러에 대한 에너지소비효율등급표시 기준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부 보일러사에서는 "에관공이 콘덴싱보일러는 생산하지 않는 A사만 감싸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현재 콘텐싱보일러를 제조하지 않는 보일러사는 두 회사이나 이중 한 업체는 일원화에 찬성한 상태다.

 

에관공이 오는 10월 에너지효율등급표시 기준안 마련을 마무리하고 이를 고시할 계획임에 따라 다시 일원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임병익 대성쎌틱 공장장은 "일반형보일러와 콘덴싱보일러를 이원화하는 에너지소비효율등급표시 개정안은 에너지낭비를 조장하는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잘못된 개정"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가스석유기기협회도 건의서를 통해 "유럽보일러 효율등급제도의 경우 종류별 구분없이 운영되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등급제도를 보일러 종류 구분없이 일원화해 줄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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