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제언] 더운데 어디 이런 냉방기 없나요?  
[전문가 제언] 더운데 어디 이런 냉방기 없나요?  
  • 한무영
  • 승인 2018.07.19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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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무영 서울대학교 지속가능물관리센터장 /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한무영서울대학교지속가능물관리센터건설환경공학부 교수
한무영
서울대학교
지속가능물관리센터장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이투뉴스 전문가 제언 / 한무영] 전국적으로 폭염이 더 오래, 더 자주 발생한다. 폭염의 원인인 태양은 과거부터 늘 있어 왔고, 태양이 요즘 더 뜨거워진 것도 아닌데 더 더운 이유가 무엇일까? 기후변화나 미세먼지처럼 다른 나라 핑계를 댈 수도 없다. 폭염의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으니 엉뚱한 곳에 아무리 예산을 써도 폭염을 줄일 수는 없다.

폭염을 줄이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조건을 갖춘 냉방기를 현상공모를 해보자.

첫째, 내구성이 있고 재생 가능한 재질을 사용하며, 화석이나 원자력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태양에너지만을 이용하여 만들어야 한다. 또한 대기중의 이산화탄소의 농도를 줄일 수 있어야 하며 이 장치의 부속은 모두 생물이 분해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이 냉방기 가동 중에는 이산화탄소 대신 산소를 배출하되, 이 장치를 만드는 과정에서는 오히려 이산화탄소를 소비해야 한다.

셋째, 이 장치는 인간이 만든 에너지 대신 오로지 태양에너지만 사용해야 한다.

넷째, 이 장치는 전혀 소음 없이 운전되어야 하며, 배출가스나 폐기물을 남기지 않으며, 그 대신 이산화탄소, 먼지, 소음을 흡수할 수 있어야 한다.

다섯째, 이 장치의 수명은 인간의 수명보다 더 길어야 한다. 가동시간 중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나쁜 기후조건에도 잘 견뎌야 하며, 유지관리 비용은 최소가 되어야 한다.

여섯째, 이 장치는 여름에는 그늘을 만들고, 습도를 증가시켜서 공기를 적극적으로 냉각시키면서 기분 좋은 냄새를 방출해야 한다. 

일곱째, 이 장치는 기후조건에 따라 서로 다른 모델이 있어야 하며, 열대, 온대 등 어느 기후에서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겨울에는 그늘의 면적을 줄여 더 많은 태양 빛이 들어오게 하여야 한다.

여덟째,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서 태양열방사의 능력을 10~20 kW사이에서 자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센서를 구비해서, 공기의 온도를 항상 일정하게 유지하고, 온도 상승을 방지하기 위한 조절 장치의 위치와 개수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 설계해야 한다. 센서의 설치밀도는 1㎡당 10~100 개가 되어야 한다. 이 장치는 전기로 가동되는 일반적인 에어컨보다 더 큰 능력을 가져야 한다.

아홉째, 설치 및 유지관리 비용은 일년에 5천원 이내이고, 매일 또는 연간 유지관리가 쉬워야 한다.

열번째, 이 장치는 태양 에너지만에 의해 운전되므로 운전비용은 들지 않아야 한다.

열한번째, 이 장치는 자연적이고 고상한 모양을 가진다. 이 장치는 새들이 집을 짓도록 유도하고, 벌레들에게 식량을 제공하고, 인간의 육체적 정신적 피로를 없애주고, 숨 쉬거나 바스럭거리는 소리를 내고, 심신을 안정시키는 물질을 방출하여야 한다.

위와 같은 요건을 충족시키는 제품을 발명한다면, 그 발명자는 벼락부자가 될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쯤 되면 이 제품이 무엇인지 잘 안다. 그것은 나무이다. 투영면적 10㎡ 정도 되는 느티나무 한그루는 에어컨 20대를 한꺼번에 켠 것과 같은 냉방효과를 낸다. 그 외에 나무는 여러 가지 정신적, 물질적, 생태적 이점도 제공한다.

우리는 도로를 내거나 건물을 만들 때 나무를 모두 잘라 버렸다. 이것은 자연의 최고급 에어컨 수억대를 없앤 것과 마찬가지이다. 중앙분리대와 나무를 없앤 광화문 광장의 바닥은 온도가 최고 60도까지 오르는 불판이 된다. 건물의 옥상들도 모두 수십만개의 불판이 된다. 우리는 도시에 불판을 만들고, 그 안에서 에어컨을 켜고 살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냉방기의 더운 바람을 또 다시 도시를 덥히는 악순환을 계속하고 있다. 국토를 가로 지르는 도로는 시골에 있는 천연의 냉방기를 모두 없애고 방방곡곡에 불판의 띠를 선물한 셈이다. 


또한 도로나 건물의 불투수성 표면은 내린 빗물을 빨리 다 버리도록 설계되어 있다. 물이 없는 도시의 표면은 물이 증발할 때 발생하는 기화열을 소모하지 못해 뜨거워진 불판을 식힐 수 없다. 1톤의 물이 기화할 때 소모하는 에너지는 700kWh다. 물이 없으면 나무가 자랄 수가 없고 도시를 시원하게 해줄 수 없다. 식물과 빗물을 없애는 도시화나 개발은 뜨거운 사막을 만드는 것과 같다. 이것이 폭염이 발생하는 이유다.

폭염의 원인이 이렇게 설명이 된다면, 폭염을 해결할 방법이 생긴다. 도시에 나무를 심고 건물의 옥상을 녹화하면 된다. 그리고 빗물을 저장하여 식물에 물을 주어 최고의 냉방기를 가동하면 도시를 시원하게 만들 수 있다. 서울대학교 35동의 옥상에는 이와 같이 물과 에너지와 식량과 그리고 주민참여로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모델이 만들어져 있다. 분산화된 시설의 유지관리가 가능하다.


이제 폭염의 원인을 제대로 알았으니, 그에 따른 해결방법을 정책에 반영하자. 그것은 나무를 심고, 빗물을 모으는 것이다. 도로나 단지 (재)개발 시 나무나 물의 상태를 이전과 같거나 더 많이 유지하자는 원칙만 지키면 된다. 그러면 동시에 홍수와 가뭄도 어느 정도 해결된다. 기후변화와 폭염은 하늘의 뜻이고 남의 나라 탓이라 생각하고 체념하면서 소극적으로 극복하고 버틸 대상이 아니다. 기후변화의 원인만 제대로 안다면 기후는 적극적으로 회복할 수 있다. 식물과 빗물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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