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부터 250g/kWh 이상 CO2 배출 프로젝트 대상

[이투뉴스] 유럽투자은행(EIB)이 최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2022년부터 250g/kWh 이상의 CO2를 배출하는 에너지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지원 중단을 결정했다.

이번 EIB의 결정은 EU 재무장관들이 화석연료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 중지에 대해 만장일치로 채택한 성명서를 발표한 후 이뤄졌다. 당초 자금 지원 여부 결정이 10월로 예정되어 있었으나 가스 프로젝트 투자에 대한 이견 발생으로 한 차례 연기됐다.

<세계 에너지시장 인사이트>에 따르면 EU 재무장관들은 성명서를 통해 이번 결정은 고체화석연료(석탄)를 이용하는 프로젝트에 대한 은행들의 자금지원을 단계적으로 폐지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표된 기준은 기존 기준이었던 550gCO2/kWh에서 강화된 수준으로, 2022년부터 신규로 지원하는 에너지 프로젝트 중 1kWh의 전력을 생산하는 데서 250g 이하의 CO2를 배출하는 프로젝트만 EIB의 자금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영국의 경우 석탄화력발전을 이용해 전력을 생산할 때 870g/kWhCO2가 배출된다.

이번 결정 이전까지 유럽 내 많은 국가에서 화석연료 관련 프로젝트에 투자가 이뤄지고 있었으며, 영국의 경우 지난 한 해 동안 2억 파운드 상당이 석유가스 관련 프로젝트에 투자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화석연료 프로젝트 투자중지안에는 EU 회원국 중 에너지전환 관련 투자가 시급한 국가들의 프로젝트 지원 한도를 기존 50%에서 75%로 상향조정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한 러시아 에너지의존도 감축이 우선과제인 우크라이나, 크로아티아 등 EU 회원국이 아닌 동맹국의 화석연료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는 허용한다는 예외조항도 포함되어 있다.

이번 발표에는 가스분야 자금 지원에 대한 예외조항도 들어 있는데, 원칙적으로 가스화력발전소는 투융자를 받지 못하나, EIB에서 신기술이라고 정의한 온실가스 감축 기술이 포함된다면 투융자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가스 프로젝트는 EU 회원국 내에서 석탄이나 석유보다 청정한 대체에너지원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에너지전환을 위한 브릿지 연료로 간주되고 있다. EIB가 신기술이라고 정의한 기술에는 탄소포집저장, 열병합발전, 혹은 천연가스와 재생가스 혼소발전 등이 있다.

신기술 가스 프로젝트는 투융자 가능

이번 투융자 중지 예외조항은 석탄에서 가스로 발전원을 전환 중인 폴란드, 루마니아, 헝가리 등 일부 동유럽 국가와 탈석탄탈원전 정책으로 가스의존도가 큰 폭으로 증가할 예정인 독일이 가스 프로젝트 지원 중단에 반대했기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 국가의 반대로 이번 계획의 실행 시점은 EIB가 목표했던 2021년보다 1년 늦은 2022년으로 연기됐다. 신규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프로젝트의 경우 2021년 말 이전까지 승인 완료되는 신규 프로젝트에 한해 2022년 이후 진행되더라도 EIB의 투자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EIB는 이번 결정이 에너지전환에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하며,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3대 핵심과제와 5대 원칙을 발표했다.

3대 핵심과제는 환경프로젝트 투자 확대 기후변화 대응 투자 비중 확대 파리협정과의 정합성 확보다.

환경프로젝트 투자 확대의 겨웅 2021년부터 2030년까지 기후변화 대응과 지속가능한 환경 프로젝트에 향후 10년간 1조 유로 이상의 자금을 투자한다.

기후변화 대응 투자 비중 확대의 경우에는 2025년 전체 지원금액의 50%를 기후변화 대응 및 지속 가능한 환경 프로젝트에 사용하게 된다. EIB는 현재 총 지원금액의 25% 이상(2018년 기준 30%)을 기후부문에 지원하고 있다. 이와 함께 2020년 말까지 EIB에서 진행하는 모든 투자 프로젝트에 대해 파리협정의 1.5시나리오와의 정합성을 확보한다.

에너지부문 투자에 적용될 5대 원칙은 청정에너지 부문의 투자 확대를 통해 에너지효율 지침 및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확대를 주목표로 제시했다. 5대 원칙은 EU 에너지효율 지침 준수 2030EU 역내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32% 달성 ESS, 전기차 등 분산형 시스템에 대한 투자 증대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극복을 위한 전력망 투자 증대 EU 외부로의 영향력 전파 등이다.

이번 EIB의 결정에 대해 대부분 환경단체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에너지전환을 가속화 할 수 있는 전향적 조치라고 환영하는 입장이다. 다만 당초 예상했던 2021년 이후 시행에서 1년 늦춰진 2022년 시행에 대해서는 아쉽다는 평가를 내린다. 아울러 가스발전에 대한 예외조건이 태양광과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에 대한 더욱 적극적인 투자를 방해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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