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세금환급금 1520억달러 소비로 이어지면 원유 수요 증가

국제유가가 연내에 배럴 당 150달러 시대가 열릴 수 있다는 전망이 점차 힘을 얻어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을 인용, 연합뉴스가  8일(한국시간) 보도했다.

  
전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기록한 6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의 종가는 배럴 당 121.84달러. 이는 올해 들어 27% 오른 것이며 인플레를 감안한 종전 최고치였던 지난 1980년 4월의 유가 수준에 비해서도 17%나 높은 수준이다.

  
국제유가 상승에 대해 한때는 달러가치 하락에 따른 안전자산 확보 욕구가 상승세를 가져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으나 최근 수일간 나타난 상승세는 이 같은 분석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현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4월 첫주 이후 유로화에 대한 달러화의 가치가 2% 올랐음에도 국제유가는 10%나 올라, 투기자금의 유입만으로는 최근 국제유가의 상승세가 설명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세계 최대의 원유 소비국인 미국이 원유수요가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유가가 상승추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도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의 원유 수요량은 지난 2월 하루 1970만배럴로 이는 지난해 평균 하루 원유수요량에 비해 100만배럴 감소한 수준이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미국이 취한 경기부양책의 일환으로 1520억달러의 세금환급액이 소비로 이어지면서 원유 수요량이 증가한다면, 미국의 원유 수요가 감소한 상황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간 국제유가의 추가 상승을 불러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제유가의 하락을 불러올 수 있는 경우는 국제 석유수요의 급격한 하락밖에 없다"면서 "설사 미국의 수요가 감소한다 해도 중국과 인도, 러시아, 브라질 같은 신흥시장의 수요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어 국제유가의 하락을 예상하기 힘들 것이란 주장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유가 하락을 예상해 왔던 케임브리지에너지연구소(CERA)의 대니얼 여진은 "잉여 생산능력 감소도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을 유발하고 있는 요인"이라면서 국제유가가 올해 안에 배럴당 15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산유국들의 잉여생산능력은 하루 원유 수요의 2.3%에 불과한 200만배럴 정도에 그치고 있으며 석유수출국기구(OPEC) 비회원국들의 원유생산 증가율도 시설 노후화와 투자부족으로 전문가들의 예상치에 못 미치는 수준인 1%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WSJ는 "빠르면 오는 10월에 국제유가가 150달러에서 200달러 사이에 이를 수 있다는 골드만삭스의 분석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면서 "한때 불가능한 수준으로 여겨졌던 가격으로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연내 150달러 시대가 열릴 것이란 전망도 힘을 얻어가고 있는 양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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