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배 건국대 교수, 도·소매 부문 개선 시의성 강조

▲박종배 건국대 교수가 'SICEM 2020'에서 도매전력시장 개선과제를 발표하고 있다.
▲박종배 건국대 교수가 'SICEM 2020'에서 도매전력시장 개선과제를 발표하고 있다.

[이투뉴스] 박종배 건국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에너지전환과 재생에너지 확대는 이미 게임체인저(Game changer)가 된 상황”이라며 “(전력)도·소매시장 개혁과 개선이 없을 경우 사회적비용과 비효율이 증가하고, (계통)유연성을 제공하는 신기술과 자원 유인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전력거래소 주최로 10일 서울 인터컨티넨탈 서울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전력시장 컨퍼런스’에서 본지와 만나 “여건이 된다면 도매시장 생산 최적화와 소매시장 소비 최적화 및 도·소매시장 가격·요금의 동시변화와 함께 두 시장의 연계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제한적 도매시장 개선이 또 다른 왜곡을 초래할 우려는 없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다.

이날 그는 ‘전력시장 효율화 및 개선방향’이란 발제를 통해 최근 전력산업 변화를 공정하고 효율적으로 주도할 도매시장 개편이 시급하며, 여건상 지금이 도·소매시장개혁의 적기라고 주지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도매시장에 한정한 개선과제이고, 그런 관점에서 내용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도매부문 보조서비스시장과 에너지시장 개선은 앞으로 우리나라 전력산업이 어떤 길을 가든 공통적으로 필요한 부분”이라며 "CBP시장이 조만간 사회적 비용과 행정비용은 물론 공정성에서 상당한 문제를 야기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문제’란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증가에 따른 기저발전 및 LNG발전기 출력감소와 빈번한 기동정지를 말한다.

박 교수는 “기저발전기 기동정지는 사업성에 심각한 영향을 주게될 텐데, 이에 대한 의사결정을 정부나 전력거래소가 비용기반으로 일방적으로 할 경우 분쟁의 여지가 매우 크므로 사업자 스스로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면서 "재생에너지가 확대된 해외는 거의 대부분 가격입찰을 시행하고, 그 결과로 시장가격(SMP)이 매우 낮거나 심지어 마이너스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관점에서 도매시장의 에너지시장 및 보조서비스시장 가격입찰제(PBP) 도입은 최우선 과제로 생각된다"며 "하지만 전력시스템 전체의 효율성 향상을 위해서는 소매시장 개선에 대해 지속적으로 논의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박 교수는 이날 발제 후 가진 토론에서도 "시간이 없다. 전력산업 생존을 위해 솔루션을 내야하고, 중장기 과제도 빨리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력시장 전문가들의 진단도 유사하다. 정해성 장인의공간 대표는 패널 토의에서 "현실인식을 정확히 해야 한다. 문제를 풀 사람도, 신속한 해답도 없고 해외사례는 우리 현실과 잘 안맞아 별도 검토가 필요했으나 투자도 없었다"면서 "일단 디테일하고 많은정보를 전력거래소가 공개하고 향후 커지는 변동성에 대한 모든이슈를 시스템화해야 한다. 시장참여자 모두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성수 산업기술대 교수도 "지금은 전력시장이랄 수 없다. 시장이라면 가격기능이 중요한데, 우린 그게 작동하지 않는다. 다른 나라에 비해 굉장히 후진적인 시스템"이라며 "(전력시장의)많은 의사결정을 정치나 정부가 하고, 수급계획까지도 그렇다. 당장 그런걸 해결해야 하고, 전력거래소도 준비를 많이해야 하는데 (정부가)전기료 오르는 걸 어떻게 해결할지에 발목이 잡혀 시장이 너덜너덜해졌다"고 꼬집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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