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뉴스] 역대 최장기간 장마가 이어지면서 한반도 날씨가 예전 같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긴 장마의 원인은 북반구 고온현상으로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에 내려온 시베리아 찬 공기가 북태평양 고기압이 북쪽으로 올라가지 못하도록 정체시키면서 발생했다.

이번 장마를 기후변화 때문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물론 지구온난화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중국 남부지역은 두 달 이상 이어지는 폭우로 5000만명 이상 이재민이 발생했다. 올초 발생한 호주 산불도 기후위기 대표 사례다. 우리나라도 긴 장마뿐만 아니라 몇 년 동안 이어지고 있는 찜통더위 등 이상기후가 뚜렷하다. 올해 7월은 6월보다 기온이 더 낮기도 했다.

과학자들은 과거 100년 동안 지구 평균기온이 1도 상승했다고 한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는 지구 평균기온이 2도 이상 상승했을 때 생명체 99%가 멸종한다고 경고했다. 이어 2030년에는 2010년 대비 45% 감축, 2050년에는 넷 제로 배출로 만들어야 2100년까지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1.5도로 제한할 수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2015년 파리협약에 가입해 온실가스 감축계획을 제출했으며 현 정부는 한국판 뉴딜에 그린뉴딜을 포함해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그린뉴딜에 2050년 탄소 중립 선언을 담지 않았다며 반쪽짜리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세계 7위로 국제사회에서 '기후악당국가'로 불리고 있다. 2007~2017년까지 다른 OECD 국가의 탄소배출량은 평균 8.7% 감소했으나 우리만 24.6% 증가했다. 작년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발표한 '기후변화 대응 지수'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61개 국가 가운데 58위로 최하위권에 속해 있다. 다른 국가들이 적극적인 온실가스 감축계획 목표를 책임지는 동안 우리나라는 탄소배출이 많은 산업을 유지했다.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기후위기에 적극 대처하지 않는 모습은 자녀의 미래를 훔치는 행위"라고 말했다. 올해 이상기후가 이어지면서 기후위기도 우리에게 남의 일이 아니다. 탄소배출을 줄여 평균기온을 낮추지 못한다면 6번째 멸종은 우리 세대 혹은 바로 다음 세대에 현실화 될 수 있다. 아프리카나 태평양 한가운데 국가를 걱정하기 앞서 우리부터 챙겨야 할 판이다. 탄소배출량을 제대로 감축하고 기후악당국가란 오명을 벗어 던지려면 제대로 된 온실가스 감축계획이 나와야 한다.

진경남 기자 jin0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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