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뒤에 오일쇼크 올 수 있다”
“코로나19 뒤에 오일쇼크 올 수 있다”
  • 김진오 기자
  • 승인 2021.05.13 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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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회복·생산능력 저하 불구 보복소비 가능성
에경硏 “오일쇼크는 기우…80달러 유지가 최선”

[이투뉴스] 최근 글로벌 석유업계에서는 백신접종으로 코로나19 확산이 진화되면, 억눌렸던 소비가 한꺼번에 분출되는 ‘보복소비’ 현상이 일어나 오일쇼크가 올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이같은 우려가 기우에 불과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자산관리사 스테이트스트리트글로벌어드바이저의 수석투자가인 마이클 아론은 최근 “몇 달 동안 석유, 알루미늄, 구리, 목재, 주택 등이 모두 급등할 것”이라며 “이 급등은 영구적인 상승전환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제프리스앤컴퍼니의 크리스토퍼 우드 역시 "미국에서 가장 큰 인플레이션 공포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일부 전문가들이 코로나19를 극복한 뒤에 찾아올 유가급등을 우려하는 데에는 ▶미국 백신접종에 따른 사망률 하락 및 경기부양책 ▶드라이빙 시즌 도래 ▶OPEC 산유국의 감산지속 움직임 등 여러요인이 있다.

먼저 코로나19 백신접종으로 인해 사망률이 떨어지면서 올 하반기 석유수요가 회복되고, 장기간 지속됐던 저유가로 인해 생산능력이 파괴된 미국 석유업계를 중심으로 공급부족이 발생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미국 민주당의 1조9000억달러(2100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고유가를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2019년 기준 전 세계 휘발유 소비량의 40.6%를 소비한 세계 최대의 휘발유 소비국가다. 특히 드라이빙 시즌인 6~8월 보복소비 현상이 일어난다면 휘발유 뿐 아니라 다른 제품수요까지 덩달아 증가하면서 평년 수요를 초과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당장 상황이 좋지않은 유럽 및 OECD 국가의 경우에도 2분기 이후 백신수급이 개선되면 석유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 또 개발도상국도 연내종식은 무리더라도 종식 시간표 제시까지는 가능할 것으로 전망돼 석유수요 회복에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산유국의 움직임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사우디가 3월 “수요회복을 직접 보기 전까지는 믿지 않겠다”며 공급확대를 억제해 원유 공급부족을 유발하겠다는 의도를 내비쳤다. 시장상황 평가 및 감산량 세부조절을 통해 시장을 세밀하게 통제하겠다는 생각이 숨어 있다는 것이다. OPEC이 유가를 무한정 올리지는 않겠지만 높은 수준의 ‘적정유가’가 예상되는 만큼 석유시장 안정성에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호주언론 더컨버세이션의 미샤 케첼 국장은 "13개 산유국의 카르텔인 OPEC은 가격을 높이기 위해 생산을 억제할 것"이라며 "파리 기후협정은 석유생산을 비싸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에 따라 석유는 더 비싼 가격으로 팔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하기도 했다.

유가상승은 나이지리아, 인도네시아 등 석유를 수출하는 개발도상국에는 환영할만한 일이다. 반면 태국, 터키와 같은 석유수입국의 경우 유가상승은 치명적인 타격을 입힐 수 있다.

한국석유공사 석유동향팀의 이정성 과장은 “높은 수요와 불안정한 공급이 만나면서 1970년대 일어난 오일쇼크가 다시 돌아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두 차례의 오일쇼크로 한국은 물가와 환율이 급등했고 경제성장률, 실업률도 크게 악화시켰다. 1979년 정부는 석유수급 안정을 위해 석유공사를 설립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 이어졌다.

다만 그는 “우리나라는 국내 9개 비축기지에 9700만배럴에 달하는 석유를 비축하고 있어 석유위기 대응능력 측면에서 1970년대와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물리적인 수급 자체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유사 등 민간부문에서도 대규모 재고를 확보하고 트레이딩 조직을 강화해 다변화된 조달능력을 갖추는 등 역량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이 과장은 “우리나라의 경제구조는 대외의존적”이라며 “에너지전환이 진행되고 있지만 당분간 석유의 중요성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미래에 석유자원 의존도가 떨어지더라도 2차전지 소재 등 다른 종류의 원자재 수급이 중요한 것은 변함없다”며 “에너지 안보에는 국가적 관심과 투자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반면 코로나19 극복 뒤에 오일쇼크를 걱정하는 것은 기우라는 주장도 나온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의 정준환 박사는 “유가가 급등할 가능성은 있지만 다소 극단적인 전망”이라며 “글로벌 석유소비량은 지난해 이미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주장도 있어 코로나19로 인한 석유수요 회복이 오일쇼크를 부를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그는 “오일쇼크 당시와 현재가 다른 점은 세계적인 에너지전환과 친환경정책으로 미래의 석유수요 전망이 그리 높지 않다는 것”이라며 “OPEC은 이미 많은 양을 감산하고 있기 때문에 여유생산능력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또 “OPEC이 원유가격을 조절할 것이라는 우려도 가능성은 낮다”며 “만약 고유가가 온다면 미국이 셰일오일 생산을 늘릴 수 있어 OPEC도 견제를 위해 배럴당 70~80달러 유지가 최선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진오 기자 kj123@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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