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17년만에 소비량 최저, 하반기 반등 기대

[이투뉴스] 코로나19 확산으로 올해 상반기 국내 항공유 소비가 2년 전 같은기간과 비교해 절반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코로나19 특수로 의료용품 등 생산이 늘면서 나프타 등 석유화학제품 소비가 가장 빠르게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계속되면서 하반기에는 항공유 소비가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석유공사는 최근 석유정보사이트 페트로넷을 통해  올해 상반기 항공유 소비량을 공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국내 상반기 항공유 소비량은 1024만배럴로 지난해 상반기 1160만배럴보다 11.7%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전인 2019년 1948만배럴을 기준으로 한다면 2년새 47.4% 감소한 것이다.

이는 2004년 상반기 1008만배럴 이후 17년만에 가장 적은 소비량이다. 항공유 생산량도 크게 줄었다. 올해 상반기 항공유 생산량은 4474만배럴로 지난해 6507만배럴보다 31.2% 감소했다. 2019년 8490만배럴과 비교하면 47.3% 줄었다.

이처럼 항공유 소비 및 생산이 줄었음에도 국내 석유제품 소비는 유종에 따라 점차 회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석유제품 소비는 4억5498만배럴로 지난해 4억4341만배럴보다 1157만배럴인 2.6% 증가했다.

항공유를 위시한 등유, 중유, 벙커C유, 아스팔트 등의 석유제품 소비는 줄었지만 휘발유, 경유, 나프타, LPG, 윤활유 소비는 늘었다. 특히 윤활유는 222만배럴에서 378만배럴로 156만배럴인 70.8% 급등했다. 또 방향족, 올레핀 등 석유화학제품을 포함하는 기타제품의 경우 1174만배럴에서 1511만배럴로 338만배럴인 28.7% 증가했다.

가장 대표적인 석유화학제품인 나프타 소비는 2억1067만배럴에서 2억560배럴로 1년새 2.5%인 492만배럴 증가했다. 휘발유 소비 역시 4083만배럴로 지난해 3876만배럴에서 207만배럴인 5.1% 늘었다. 경유 소비는 8187만배럴로 지난해 7975만배럴에서 211만배럴인 2.6% 성장했다. 

석유화학업계는 이같은 나프타 및 기타제품 소비 증가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위생·의료·일회용품 수요와 내구재 소비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플라스틱 수요가 증가하면서 석유화학 제품 소비도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올 초 미국 텍사스 한파로 석유화학 공장의 가동이 중단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석유업계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확대됨에 따라 이동 수요가 회복되고 물류가 정상화돼 항공유 소비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석유협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면서 항공유 수요가 떨어지고 나프타 수요는 늘어난 상태”라며 “백신 보급 효과가 본격화되는 하반기부터 항공유 소비 회복세가 시작돼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진오 기자 kj123@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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