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양성 인프라 부재…외국서 인력 수입 실정

해외자원개발 등에 필요한 전문인력이 향후 10년 내 3600명정도 필요하다는 연구결과가 산자부를 통해 나왔다. 또 국회도 이에 동의하고 있다. 현재 300명에도 미치지 않는 자원개발 전문인력을 10배 이상 늘려야 한다는 얘긴데, 현재 전문인력 양성 인프라로는 역부족해 보인다. 이 때문에 각 기업은 외국 전문인력을 수입하는 상황이다. 이에 본지는 전문인력 3600명 '양병설'에 대한 배경과 대안을 종합, 분석했다. 

 

<글 싣는 순서>

1. 자원개발 전문인력의 현주소와 전망
2. 자원개발 전문인력의 문제점과 대안

‘하루 55만배럴 석유ㆍ가스 생산.’

우리나라의 2013년 에너지ㆍ자원개발 청사진이다. 이는 1.5리터 생수병으로 약 5830만병에 달한다. 이 막대한 물량 생산과 해외자원개발은 ‘필요충분조건’이다. 그럼에도 해외자원개발에 필요한 전문인력은 그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실정이다.
지난 2004년 지질자원연구원이 해외자원개발 투자부진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는 전문인력 부족 현실을 잘 말해주고 있다. 설문에 응한 기업은 해외자원개발 투자부진 이유로 ‘해외자원개발역량 부족’을 가장 먼저 꼽았다. 돈보다 전문인력이 없어서 해외자원개발에 주저한다는 말이다. 
 
국회 산업자원위원회 김태년 의원에 따르면 현재 국내 자원개발 전문인력은 늘려 잡아도 약 500명 정도. 해외자원개발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전문인력은 292명 정도라는 게 일반적인 통계치다. 이는 외국의 한 회사의 전문인력 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세계 50위권에 속하는 석유회사인 아나다코(Anadarco)의 인력은 3800여명이다. 또 일본과 비교해도 1/10정도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게 국내 전문인력의 현주소다.


그나마 대부분 기술인력과 개발인력이고 전문협상가, 전문통역사, 회계사 등 전문지원인력은 전무하다. 이와 관련 이윤성 국회 산자위원장은 “해외자원개발엔 엔지니어만 필요한 게 아니라 전문 관리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 있는 자원개발 전문인력도 대부분 석유ㆍ가스 자원 분야 인력이어서 다른 에너지원이나 신재생에너지 개발엔 엄두도 못 내는 실정이다.
 
실제로, 직원 20명으로 연매출 150억원을 올리는 한 기술개발전문 중소기업의 사장은 해외자원개발사업을 아예 포기했다. 기술자는 고사하고 전문 관리자도 구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처럼 향후 해외자원개발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업계는 전문인력난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석유공사와 광업진흥공사는 각각 110여명과 170여명의 기술인력을 보유하고 있어 그나마 형편이 좋은 편이다. 이에 비해 가스공사는 2000년 전후까지 해외자원개발 투자 사업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다가 최근 시베리아 가스전과 미얀마 가스전 개발사업에 참여하는 단계지만 전문인력은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이어 한국전력, 한국수력원자력, 발전사 등도 최근 자원개발사업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사기업이 느끼는 전문인력 부족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그나마 전문인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회사의 자원개발사업부서 인원은 약 5~10명 정도. 이에 비하면 약 30여명을 확보하고 있는 SK(주)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수준이다.

 

그럼에도 이 회사는 지난달 해외석유개발사업을 위한 전문기술인력 확보 방안을 마련했다. 박한탁 석유사업부 기술팀장은 "전문인력의 50%가 40~50대로 10년 내 절반이 은퇴할 것으로 예상돼 전문인력이 절대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남미, 아프리카, 아시아 등 외국 전문인력을 채용할 계획이며, 병역특례제도 도입 등 인력양성 시스템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SK와 같이 외국에서 전문인력을 수입하는 경우는 이미 일반적인 현상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중동 등지에서 석유화학 플랜트 건설 계약을 따내면서 2004년부터 인도, 필리핀 출신의 기술전문인력을 속속 채용하고 있다. 올 들어 8월 말까지 30명에 뽑은 것을 비롯 그동안 80명에 달하는 외국인 인력을 확보했다. 대우조선해양도 2003년부터 인도와 필리핀, 프랑스, 미국 출신 해양 플랜트 전문인력을 수입해왔다. 올 8월 말 현재 수주액 100억달러를 돌파한 삼성중공업도 2000년부터 외국의 전문인력을 데려오고 있다.
 
이는 한마디로 전문인력 양성에 구멍이 생겼기 때문인데, 과연 향후 전문인력은 얼마나 필요할까.

지난 6월 산자부가 한국지구시스템공학회에 신규 전문인력 소요에 대한 연구용역을 의뢰한 결과, 2006년부터 2015년까지 향후 10년 동안 3600명의 신규 고급 전문인력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석유공사 혁신TF팀 연구결과에 따르면, 석유ㆍ가스개발에는 2008년까지 800명, 2013년까지 1950명의 전문인력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유연탄 및 일반자원을 포함할 경우 2008년까지 1000명, 2013년까지 2700명의 전문인력이 필요하고 한다. 여기에 해외자원개발사업의 효과적인 수행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자원경제, 정책 및 세무, 회계, 법률, 협상분야 전문가도 전체 소요인력의 20% 정도 필요하다.

 

<기존 전문인력 및 신규소요 인력>                                                                              (단위: 명)

 구분

2005년 

2008년 

2013년 

2015년 

 기술인력

240 

800 

2160 

2480 

 R&D인력

52

200 

540 

620 

 전문지원인력

160 

440 

500 

 합계

292 

1160 

3140 

3600 

(자료:산업자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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