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크선 호황 힘입어 2/4분기 매출액 2조3000억 기록/상반기 전체 매출액 규모는 한진해운이 여전히 1위

상반기 국내 해운업체들의 실적이 벌크선사와 컨테이너 선사를 중심으로 해운업계의 판도변화 바람이 거세다.


특히 국내 대표 벌크선사인 STX팬오션은 전년대비 2배를 웃도는 성장세를 기록, 지난 1/4분기 현대상선을 제치고 업계 2위로 올라선 데 이어 이번 2/4분기에는 국내 해운리딩업체인 한진해운까지 꺾고 업계 1위를 차지했다.


12일 국내 4대 해운업체들의 2/4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STX팬오션의 매출액은 2조3714억원으로 한진해운의 2조2461억원보다 1253억원 가량 높았다.


이어 현대상선이 1조8267억원, 대한해운이 827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역시 STX팬오션이 1626억원으로 가장 높았다. 그 뒤를 현대상선과 대한해운이 각각 1601억원, 1610억원의 실적으로 뒤따라오는 양상이다.


반면 국내 대표 컨테이너 선사인 한진해운의 영업이익은 1029억원으로 다른 업체들에 비해 눈에 띄게 낮았다. 한진해운의 경우 매출비중의 20%에 불과한 벌크부문에서 영업이익의 80%를 달성했다.


이는 석탄, 곡물 등을 운반하는 벌크선 경기가 호황을 나타내며 매출액 상승을 견인한 반면, 컨테이너 부문은 부진을 면치 못했던 영향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벌크선사들의 거침없는 성장세에도 불구, 상반기 전체 매출액규모는 여전히 한진해운이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진해운의 상반기 매출액은 4조2413억원으로, STX팬오션의 4조2244억원보다 약 200억원 높았다. 이어 현대상선이 3조4287억원, 대한해운이 1조5081억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비슷한 규모의 매출액에도 불구, 영업이익은 STX팬오션이 한진해운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STX팬오션과 한진해운의 상반기 전체 영업이익은 각각 4380억원, 2072억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올해 한진해운과 STX팬오션의 전체 매출액 규모가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면서 "벌크선과 컨테이너선의 시황이 엇갈리면서 영업이익에서는 확연한 차이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STX팬오션의 이 같은 성장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향후 몇 년간 벌크선의 전망이 낙관적이기 때문이다.


최근 벌크부문은 계절적 비수기에 접어드는 동시에 중국 올림픽 기간 공장가동이 중단되면서 물동량이 대폭 감소했으며, BDI(벌커운임지수) 또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올림픽이 끝나고 성수기에 접어드는 오는 10월께부터는 물동량이 다시 급증, BDI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벌크선사인 대한해운은 최근 사업계획을 당초 매출액 2조5000억원, 영업이익 5200억원에서 매출액 3조원, 영업이익 6500억원으로 대폭 상향조정했다.


STX팬오션의 경우 현재로서는 사업목표(매출액 83억달러, 영업이익 8억달러)를 조정할 계획은 없으나 곧 조정태세에 들어가지 않겠냐는 시선을 업계 안팎으로 받고 있다. 이미 STX팬오션은 1/4분기, 2/4분기 실적발표 당시 여러차례 목표달성에 대한 자신감을 비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몇 년간 벌크선의 시황이 하락세에 들어갈 만한 요인은 거의 없다"면서 "중국 원자재 수입증가, 톤마일 증가, 신조선 인도 지연 등으로 벌크시황은 계속 호조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반기 컨테이너선 시황은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와 유럽 경기둔화 등의 영향으로 더욱 악화되고, 벌크부문은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면서 "벌크선사와 컨테이너선사 간 실적 차이가 뚜렷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진해운의 2008년 사업목표는 매출액 81억8200만달러(7조3638억원), 영업이익 5억1045만달러(4594억원)로 STX팬오션의 올해 사업목표에 조금 못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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