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하향안정화 될 것“ vs. “비축유 방출로 주춤한 것“

[이투뉴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끝없이 치솟던 국제유가가 미국이 주도한 글로벌 비축유 방출로 인해 한풀 꺾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때 배럴당 120달러를 넘었던 원유선물가격이 IEA의 방출 결정 연이어 급락 100달러 내외로 후퇴했다. 환경이 급변하면서 국제유가 역시 80달러 안팎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에서부터 150달러 수준의 상승 전망까지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산하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5일 ‘주요 원자재 공급구조분석 및 가격상승 영향’ 보고서를 통해 국제유가가 하반기 배럴당 80달러대로 진입하며 현재대비 20% 수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최근의 원자재 가격 폭등이 러-우 사태 초반의 불안 심리와 원자재 재고 확보를 위한 일시적인 수요집중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하고, 하반기에는 가격이 하향안정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러-우 사태가 진정된다는 전제 아래 원유 수급불균형이 해소돼 지난해 연말보다는 높지만 대체로 하향안정세를 보일 것이란 예측이다.

단기적으로는 원유비축 증대, 매점매석 및 재수출 금지, 물가상승 억제를 위한 관세·조세 정책이 필요하다고 봤다. 아울러 비축물량을 확보해 유사시에는 대응여력을 마련하고, 유류세 인하폭 확대, 수입관세 폐지 등으로 물가상승을 억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장기적으로는 해외 자원개발 및 자급도를 높일만한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글로벌가치사슬(GVC) 산업분석 태스크포스(TF) 도원빈 연구원은 “이달 1일 바이든 대통령이 대규모의 비축유 방출을 발표하고 다른 국가들의 동참을 촉구하는 등 공급확대에 따른 가격 하향안정 가능성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코메르츠방크, JP모간 등이 포함된 17개 기관 전망치의 중간값을 참고한 결과 국제유가는 올 2분기 98.9달러, 3분기 88.5달러, 4분기 81.3달러, 내년 평균 78.8달러로 안정되는 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오일쇼크 우려를 드러내는 국내기관도 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지원하는 국제금융센터는 ‘4월 국제원자재시장 보고서'를 통해 서방의 제재로 러시아의 원유수출이 제한적인 국가에만 공급되는 상황이 현실화될 경우 유가가 150달러 이상으로 치솟는 오일쇼크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산유국의 여유생산능력 부족 ▶미국 등 OECD 재고 감소세 ▶미국의 비축유 방출 등으로 러시아산 원유기피가 지속되는 가운데 EU의 대(對)러 제재 동참이 확산되면 러시아 정유업계는 설비가동을 대폭 축소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지속되는 한 유가는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주요기관들도 연평균 가격전망을 상향조정하고 변동성도 대폭 확대할 것으로 예측했다. 아울러 원유재고가 계속 감소하고 여유생산능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수요파괴가 발생하지 않는 한은 유가안정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희진 책임연구원은 “러시아의 원유생산은 향후 3년 동안 부진한 상태를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며 “사우디, UAE, 쿠웨이트가 앞으로 30일 이내에 원유 증산을 개시해도 여유 생산능력은 하루 200만~300만배럴로 모자란 러시아의 공급분을 메우기에는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김진오 기자 kj123@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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