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이미 출력감발, 늘릴수록 비용 더 유발”
“원전 이미 출력감발, 늘릴수록 비용 더 유발”
  • 이상복 기자
  • 승인 2022.06.21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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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환 교수 '새 정부 에너지정책 방향' 공청회서 직격
"어느 나라도 재생에너지 목표 하향조정 없어" 지적도
▲21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새정부 에너지정책 방향' 공청회에서 토론 패널들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종호 산업부 에너지전환정책과 팀장, 박종배 건국대 교수, 조홍종 단국대 교수, 이지언 환경운동연합 국장, 허은녕 서울대 교수(좌장), 전영환 홍익대 교수, 김녹영 대한상의 센터장, 임재규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1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새정부 에너지정책 방향' 공청회에서 토론 패널들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종호 산업부 에너지전환정책과 팀장, 박종배 건국대 교수, 조홍종 단국대 교수, 이지언 환경운동연합 국장, 허은녕 서울대 교수(좌장), 전영환 홍익대 교수, 김녹영 대한상의 센터장, 임재규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투뉴스] 경직성 전원인 원전비중을 지금보다 늘리면 감발(減發)량도 증가해 더 많은 비용만 유발하게 될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원전을 늘려 탄소중립과 에너지안보를 강화한다'는 윤석열정부의 에너지정책계획을 겨냥해서다. 현재 국내 일부 원전은 단위 설비용량이 큰데다 출력조절도 어려워 명절이나 연휴처럼 특수경부하 때마다 감발 운전을 하고 있다.

전영환 홍익대 전기공학부 교수는 2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정부세종청사에서 개최한 ‘새 정부의 에너지정책 방향' 공청회에서 “에너지믹스 합리적 조정의 두 축은 재생에너지와 원전인데, 원전 경직성 문제가 충분히 고려되었는지 의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신한울 3,4호기 건설재개처럼 경직성을 보완할 수 있는 조처가 없는 원전확대는 더 많은 비용을 유발하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현행 전원믹스로도 원전 가동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는데, 새 정부가 이런 문제를 충분히 인지하고 정책을 수립하고 있냐는 문제제기다. 전 교수는 “작년과 재작년에도 원전출력을 감발했고, 그 빈도와 양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같이 운영하는 영국이나 캘리포니아에서 생기는 문제를 공유하면서 (전력믹스를)반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재작년 영국은 풍력발전 비중이 25%를 넘어서자 1.3GW규모 사이즈웰.B 원전 출력을 5개월간 50% 낮춰 가동했고, 재생에너지 비중은 높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등에서는 인디언포인트 2,3호기 등 원전 7기가 전력공급이 많을 때 발전하면 페널티를 무는 전력망 규정으로 경제성이 더 낮아져 운영허가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조기 폐쇄했다. 원전을 증설한다고 그 원전의 운영이 계통에서 보장되는 건 아니란 얘기다.

충분한 인력을 갖춘 독립규제기관 신설도 시급한 과제라고 못박았다. 전 교수는 “전기요금 뿐 아니라 변화하는 전력시장과 계통운영에 대한 기술문제를 검토하는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며 “영국 오프젬(Ofgem)이나 미국 캘리포니아공공위원회(CPUC)는 1000명 이상이 이런 일을 하고 있다. 전력시스템에서 발생 가능한 문제는 무수히 많고, 그걸 해결하려면 상당한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종호 산업부 에너지전환정책과 팀장은 새 정부의 정책 방향을 설명하면서 “에너지가격이 급등 경제 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탄소중립과 에너지안보를 동시에 실현해야 하는데, 국가별로는 원전비중을 확대하는 등 전원믹스의 정책에 변화가 있다"며 20대 대통령직 인수위의 정책방향이 원전과 신재생에너지의 합리적 조화, 실현가능한 탄소중립과 에너지믹스 재조정 등임을 상기시켰다. 

산업부는 이런 기조를 바탕으로 신한울 3,4호기 조기 건설재개와 노후원전 수명연장 등의 내용이 담긴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등을 연내 수립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공청회 역시 향후 급선회하게 될 정책에 대한 사전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이지언 환경운동연합 국장은 “새 정부 정책골자가 결국 원전확대와 재생에너지 비중확대인 것이냐, 기후에너지 위기에 과연 옳은 방향이냐”고 꼬집었다. 이 국장은 “탄소중립과 에너지안보를 위해 에너지효율화와 재생에너지확대는 기본이며, 특히 재생에너지는 탄소감축 잠재량이나 비용 측면에서 가장 효과적”이라며 “이런 우선순위가 정책에 반영돼 있나. 일부 유럽이 원전을 늘린다고 했는데, 영국이나 프랑스도 더 공격적으로 재생에너지를 늘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원전을 확대한다면 포화 사용후핵연료를 어떻게 처리할지 책임있는 주장을 하라. 어느 나라도 재생에너지 목표를 하향조정하지 않는다. 기업들은 RE100선언으로 재생에너지 공급물량이 부족하다고 하소연하는데, 과연 이것이 정부의 역할이 맞느냐”고 직격했다.

정권마다 오락가락 하는 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쏟아졌다. 김녹영 대한상의 탄소중립센터장도 “에너지문제가 자꾸 이념적이고 정치적인 문제로 가고 있다”고 운을 뗀 뒤 “RE100 가입기업의 요구로 목표를 달성 못하면 수출이 안 되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 새 정부에서 대규모로 투자한 신재생 기업들이 불확실성에 우려를 표하는데, 일관되게 (정책이) 이어지도록 해달라”고 촉구했다.

임재규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탄소중립은 글로벌 아젠다가 됐고 전세계 규범이 돼 우리가 피해갈 수 없다. 모든 수단을 동원해 온실가스를 줄여야 한다”면서 “가용한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다 합쳐도 전기화 수요를 따라잡지 못할 수 있다. 국민수용성 확보를 최우선으로 수요관리와 효율향상을 가장 핵심으로 내세워 투자해야 한다. 에너지정책은 정치와 이념에 휘둘리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에너지가격 정상화가 당면한 위기의 선행과제라 주장에도 힘이 실렸다. 박종배 건국대 교수는 “위기가 끝날 때까지 수요측면에서 에너지요금을 빨리 정상화해야 한다. 매우 시급하다. 그게 되지 않으면 이번 여름이나 겨울에 공급안정성에 상당한 위험이 올 수 있다"며 "요금정상화로 수요관리 기능을 회복하고, 전기료는 에너지규제기관 독립성 측면에서 현재 거버넌스를 원점에서 재검토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홍종 단국대 교수도 “새 정부는 5년간 위기대응 정부가 될 것”이라며 “에너지정책을 과학적이고 경제적이며 민주적으로 추진하되 전기와 가스 규제는 금융통화위 수준으로 가격결정을 독립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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