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가을‧주말마다 원전출력 낮춰야 할 판
봄가을‧주말마다 원전출력 낮춰야 할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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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복 기자
  • 승인 2022.05.30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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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계획부하추종운전' 근거‧기준 마련 추진
경직성 전원 비중 증가로 계통운영 중대 난관
▲지난해 12월 27일 신고리 6호기 원자로 설치 기념식에 참석한 주요 관계자들이 APR1400 원자로 앞에서 테이프커팅 행사를 하고 있다. 이 원전은 2025년 3월 준공을 목표로 건설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27일 신고리 6호기 원자로 설치 기념식 참석자들이 APR1400 원자로 앞에서 테이프커팅 행사를 하고 있다. 이 원전은 2025년 3월 준공을 목표로 건설이 한창이다. 1기당 설비용량이 1400MW에 달한다.

[이투뉴스] 재생에너지나 원자력발전소처럼 전력수요 변화에 따라 즉각 발전량을 조절할 수 없는 경직성 전원 비중 증가로 전력계통의 적정 예비력 확보 기준을 지키는 게 점차 어려워지자, 전력당국과 한국수력원자력이 ‘원전 계획부하추종운전’ 근거와 운영기준을 마련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명절연휴 등 특수경부하 때 드물게 시행된 원전 출력감발이 봄가을‧주말로 상시화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금까지 국내 일부 대형원전은 연중 전력수요가 가장 적고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많은 때 주파수 안정을 위해 수시간~수일간 출력의 최대 20%(300MW)를 줄여 운전해 왔다. 2020년부터 올해 2월까지 신고리 3,4호기가 각각 5회씩 이런 방식의 임의 감발운전에 동원됐다.

29일 원전업계에 따르면 전력당국은 최근 한수원‧원자력안전기술원(KINS) 등과 원전 계획부하추종운전 방안에 대한 내부 공론화를 벌이고 있다. 경부하기간 대형원전이 갑자기 멈춰서 그 영향으로 계통주파수가 가파르게 떨어지면, 원전은 물론 전체 전력망의 안정적 운영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 협의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는 관계자는 “계통의 안정성과 유연성을 증대시켜야 한다는 공감대 아래 원전 부하추종운전의 한계와 안전한 범위를 사전에 검토하는, 아직은 논의 시작 단계”라면서 “지금처럼 경직성 전원 비중이 계속 늘면, 기존의 임의 원전 출력감발로는 더 이상 정부의 신뢰도 고시 기준을 맞추기 어려워 질 수 있다”고 말했다.

‘부하추종운전’이란 용어를 차용했으나 원전은 기술이나 설계특성상 주파수추종운전(G/F)이나 자동발전제어운전(AGC)이 불가능하므로 실제는 ‘계획된 출력감발(증발) 운전’이란 표현이 더 정확하다. 

부하추종운전은 시시각각 변하는 전력수요에 맞춰 계통에 투입한 발전기 출력을 빠르게 높이거나 낮춰 공급-수요 평형과 주파수를(60Hz)로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을 말한다. G/F는 발전소 송출단의 주파수값을 읽어와 터빈컨트롤밸브(조속기)를 여닫는 방식으로 계통 주파수값과의 차이를 보정하고, AGC는 전력망 두뇌 역할을 하는 전력계통운영시스템(EMS)이 4초마다 내려 보내는 제어신호로 출력을 증‧감발한다.

두 방식 모두 자동으로 동작하며, 동작 속도 또한 실시간으로 비유할 정도로 매우 빠르다. 화력이나 수력‧양수처럼 빠르게 출력을 증‧감발할 수 있는 중앙급전 발전기들이 주로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반면 원전은 분당 출력 증‧감발 속도가 시간당 3%에도 못 미칠 정도로 느린데다 현행 규정으로도 G/F나 AGC 예외설비여서 자동 부하추종운전을 할 수 없다.

기존 출력감발이나 현재 검토하는 ‘원전 계획부하추종운전’도 핵연료 노심에 농도가 다른 붕산을 쏟아부어 반응속도를 조절하는 방식이다. 프랑스나 독일, 캐나다 등 해외 원전도 설계는 다르지만 안전을 위해 증‧감발 속도를 크게 높이지 않고 있다.

한 계통운영 전문가는 "경험적으론 원전 출력을 계획감발 시에는 20%, 비상시엔 최대 50%까지 낮추기도 하지만, 한수원 내부적으론 안전 등 여러 어려움이 있고, 그런 운전도 연간 30일 이내 밖에 허용이 안된다는 게 알려진 사실"이라며 "재생에너지와 원전이 동시에 늘어난다면, 앞으로 전원계획이나 운영계획상 그런 부분들을 깊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다른 계통기술 전문가는 "한정된 유연성 자원으로 예비력을 확보하고, 고장에 대비하고, G/F도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서의 경직성 전원 증가는 매우 큰 난관"이라며 "지금부터라도 원전의 실제 감발 가능역량이나 기준, 매뉴얼을 마련해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서 백지화 된 신한울 3,4호기 건설재개와 2030년 이전 설계수명이 만료되는 원전 9기 7.7GW를 모두 수명연장해 30년 기준 원전비중을 기존 24%에서 30%이상으로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주파수제어에 기여하지 못하는 경직성 전원 비중이 연중 크게 증가해 계통운영에 중대한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전영환 홍익대 전기공학부 교수는 "운전예비력은 부하의 변동이나 발전기의 탈락 등이 발생했을 때 꼭 확보해야 하는 예비력으로 신뢰도기준에서 엄밀하게 그 기준을 정하고 있다"면서 "원전은 운전예비력을 제공할 수 없기 때문에 필요한 예비력을 제공할 수 있는 가스발전기를 투입하기 위해 원전 출력을 줄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그러면서 "원전 스스로 가스발전기와 같은 자동부하추종운전 기능을 확보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기술적 제약으로 인한 이용율 저하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전력당국은 전력계통의 기술적 한계를 명확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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