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公 화순광업소, 광원 포함 250여명 퇴직절차
2025년까지 장성·도계광업소 잇달아 폐광 예정

▲화순광업소 동생산부 갱구 내부에서 광원이 장화를 갈아 신고 있다.
▲화순광업소 동생산부 갱구 내부에서 광원이 장화를 갈아 신고 있다.

[이투뉴스]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우리 인생 전부를 바친 화순광업소가 영원히 기억되기를 기원한다. 정부와 지자체가 광부노고에 보답할 차례다."(손병진 석탄공사 화순탄광 지부장) 

국내 1호 탄광 화순광업소가 30일 문을 닫았다. 이곳을 시작으로 내년 태백 장성광업소, 내후년에는 삼척 도계광업소가 차례로 폐광한다. 그렇게 되면 2025년 이후에는 민간이 운영하는 삼척 경동탄광만 남는다. 

30일 산업부와 대한석탄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전남 화순광업소는 종업식을 갖고 탄광사업을 마무리했다. 

앞서 지난해 3월 석탄공사 노사정협의체는 남아 있는 3개 탄광(화순·장성·도계)을 조기폐광하기로 합의했다. 본래 화순광업소는 올해말, 장성광업소는 내년말, 도계광업소는 2025년말 문을 닫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올초 산업부가 화순광업소 조기 폐광을 검토하면서 일정이 앞당겨졌다. 석탄공사는 매년 6월 석탄생산량과 인력을 줄이는 구조조정을 진행해 왔는데, 이 시기에 맞춰 종료시키겠다는 취지에서다. <관련기사 2023.02.22 석탄공사 화순광업소 폐광 6개월 앞당기나>

실제 유일하게 채탄작업을 진행하던 '동생산부' 갱구는 지난 4월 30일 작업을 종료했다. 

폐광절차에 따라 화순광업소 직원 250여명(외주인력 포함)은 퇴직수순을 밟게 된다. 젊은 직원 10여명만 본사나 다른 광업소로 일터를 옮겼고, 대부분은 옷을 벗는다. 

다만 탄광 안에서 흘러 나오는 갱내수를 배수하기 위해 관리인원 40여명은 올해 말까지 기간제 인력으로 남는다. 내년부터는 광해방지사업을 수행하는 광해광업공단(사장 황규연)이 관리한다.

산업부는 조기폐광을 통해 탄광 안전사고 근절과 약 1조원의 국가재정이 절감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산업부 석탄광물산업과 관계자는 "장성광업소와 도계광업소의 구체적인 폐광일정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면서 "노사합의가 진행된 후 향후 스케줄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화순탄광은 1905년 운영을 시작한 국내 1호 무연탄 광산이다. 일제시대에는 일본기업에 의해 개발되다가 1950년 대한석탄공사가 창립하면서 이관됐다. 1989년 연간 70만5000톤으로 광업소 최대 생산량을 찍고 이후 지속적으로 생산량이 줄었다. 2020년 9만2000톤, 2021년 7만5000톤, 지난해는 6만3000톤을 생산했다.

▲▲화순광업소에 광차(광석을 수송하는 차량)가 선로를 따라 내려오고 있다.
▲화순광업소에 광차(광석을 수송하는 차량)가 선로를 따라 내려오고 있다.

김동훈 기자 hooni@e2ne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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