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80달러 선 폭등 예상…최근 4개월간 2배 뛰어
석유광구 확보 등 정부 차원 대책 마련해야

국제유가가 수직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내 석유 소비는 오히려 증가세를 계속하고 있어 정부 차원에서 지난해와 같은 수요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일부 전문가들은 기름을 연간 9억배럴 이상 수입하는 우리나라에서 작년과 같은 초고유가 시대에 대비해 시나리오를 설정하고 실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1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초고유가와 100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한다는 경기 침체기를 겪으면서도 화석에너지 사용은 줄지 않았다. 원유 도입 단가가 전년 대비 43.6%나 올랐지만 수입물량은 0.8%밖에 줄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 대부분 자동차용으로 쓰이는 휘발유 소비는 전년 대비 0.7% 증가했다. 1차 에너지를 사용해 생산하는 전력 소비도 4.7% 늘었다.

이에 따라 정부와 국민 모두 혹시 모를 초고유가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국민은 에너지 절약실천과 기업은 절약형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는 것. 또한 정부는 추상적인 녹색성장 구호보다 실질적인 석유광구 확보와 같은 에너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미국 등 주요 국가에서 경기가 바닥을 치고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신호가 강해지면 유가가 배럴당 10~20달러 급등해 조만간 8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수개월간 30~40달러대에 머물던 국제유가가 지난 12일 60달러대를 돌파하더니 1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34센트(0.5%) 오른 배럴당 71.37 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또 런던 ICE 선물시장의 8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15센트 오른 배럴당 70.99 달러에 거래됐다. 70달러 시대에 접어든 것으로 전문가들은 파악하고 있다. 이는 약 4개월 새 두 배가 넘게 뛴 수치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지난 5월 발표한 올해 전 세계 석유수요 전망치는 전달과 비교하면 하루 평균 30만 배럴 정도 늘어났다. 작년 11월부터 6개월 연속 올해 석유 소비량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던 EIA가 수요 증가로 돌아선 것이다. 특히 최근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전 세계 유동자금이 달러 대신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로 흘러 들어감으로써 유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WTI는 지난해 7월14일 사상 최고치인 배럴당 145.49 달러를 기록한 이래 리먼 브라더스 파산 직후 100달러대 아래로 주저앉았다. 이후 금융위기가 실물위기로 바뀌면서 국제유가는 지난 연말 31달러까지 곤두박질 쳤다.

최근 유가 급등은 미국 원유 재고가 541만배럴이나 급감한 데다 특히 휘발유 재고가 4월 중순 대비 1400만배럴이나 줄었고 미국 텍사스주 플린트힐스 정제시설 폭발사고 등의 영향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 때문에 국제 유가가 수직 상승한 것은 사실이지만 앞으로 추가 상승에 대해서는 뚜렷한 전망이 나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달 28일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당분간 증산은 하지 않고 현 생산목표 하루 2485만 배럴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일부 전문가들은 공급이 더는 늘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달러화 약세, 유동성 과잉 등을 고려할 때 유가 상승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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