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가을철 전력계통 안정화 대책 수립
비중앙발전기 첫 제어대상 편입 감발키로

전력거래소 중앙전력관제센터 ⓒ이투뉴스DB
전력거래소 중앙전력관제센터 ⓒ이투뉴스DB

[이투뉴스] 정부가 추석연휴가 포함된 이달 23일부터 내달 5일까지를 '가을철 전력계통 안정화 대책기간'으로 지정해 '전력 低(저)수요-고(高)발전' 특별관리에 나선다. 원전 2기의 정비기간을 조정해 정지시키고, 태양광·풍력은 물론 연료전지와 바이오까지 제어대상으로 편입해 출력을 낮추기로 했다.

<본지 8월 28일자 1면 '원전 2기 정지하고 全발전기 예외 없는 감발' 참조>

산업통상자원부는 14일 서울 여의도 한전 남서울본부 대회의실에서 천영길 에너지정책실장이 주재하는 '전력망혁신 전담반(TF)' 제3차 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이 포함된 전력계통 안정화 대책을 논의했다. 전력거래소와 한전, 에너지공단 등 유관기관이 참석했다. 당국이 전국단위 가을철 계통운영 대책을 세운 건 처음이다.

주요 안정화 대책을 살펴보면, 우선 정부는 내달 예정이었던 한빛원전 2호기(950MW)와 한울원전 6호기(1000MW)의 계획예방정비를 이달 중순 이후로 앞당겨 시행할 예정이다. 경부하 때 원전 출력감발에 한계가 있고, 갑작스런 원전 고장정지 시 신뢰도고시 유지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추석 특수경부하 기간에 일부 원전의 출력을 미리 서서히 낮췄다가 기간 이후 다시 정상화 한 적은 있지만, 원전 정비기간까지 조정해 아예 정지시키는 처방이 내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지난 7월까지 당국은 호남지역 등에 고장파급방지장치(SPS, Special Protection System) 7개소를 신설해 전력망 사고를 대비해 왔다.

이와 함께 태양광 인버터 3.3GW에 대해 계통사고 시에도 일정시간 제 성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개선작업을 벌이고, 전력망 주파수 하락에 즉각 반응하는 Fast-DR(수요를 즉각 낮추는 기능) 122MW를 추가확보했다. 

여기에 올가을 특수경부하 기간에는 비중앙발전기까지 출력제어 대상으로 편입해 기상상황(태양광 이용률)에 따라 출력을 임의로 낮추는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우선 원전과 석탄화력, LNG 출력을 낮출 수 있을 때까지 낮춘 뒤 그래도 공급이 수요를 넘어설 경우 태양광·풍력은 물론 연료전지와 바이오 등의 비중앙발전기도 감발키로 했다. 

산업부에 의하면 2019년 11GW 수준이었던 상업용 태양광설비는 2020년 13.9GW, 2021년 19.4GW, 지난해 23.6GW 순으로 증가했다. 최근 3년간 연평균 증설량은 4.2GW에 달한다. 한전PPA(직거래) 설비와 자급자족용(BTM) 설비까지 포함하면 27GW를 넘어섰다. 이 영향으로 태양광 이용률이 높은 봄·가을에는 전제 발전량의 30% 이상을 태양광이 공급하고 있다. 

당국은 이번 추석연휴에 날일 맑을 경우 전력수요가 기존 역대 최저값(39.5GW)을 한참 밑돌아 최저 32GW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천영길 에너지정책실장은 "전력부족 대응중심으로 구성된 전력시스템을 앞으로는 전력과잉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마련해 가겠다"고 말했다. 정동희 전력거래소 이사장은 "재생에너지 주력전원화 시대에 맞춰 계통운영 절차와 체계를 혁신하고 시장개편 작업도 지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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