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터빈사 순이익·주가 고꾸려져…지붕형 태양광 영향 커

[이투뉴스] 중국 풍력산업계가 왕성한 자국내 재생에너지 사업에도 불구하고 제조사간 치열한 가격경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중국 최대 풍력터빈 제조사인 신장골드윈드과학기술(이하 '골드윈드')의 경우 수요증가에도 순이익이 고꾸라졌다. 

27일 <블룸버그>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골드윈드는 올해 3분기 순이익 128만 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98% 감소한 수치다. 올해 1~9월 판매량이 8.9GW로 전년도 동기대비 25%이상 증가했음에도 그렇다. 

중국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억제하고 증가하는 전력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배치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풍력 등 재생에너지 설치를 늘리고 있지만, 제조사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가격이 내려가고 있다. 

유럽연합은 중국내 저가 경쟁으로 자국 기업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며 정밀 조사를 벌이고 있다. 중국의 풍력터빈 제조사들은 서구 제조사들보다 약 20% 저렴하게 터빈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전세계적으로 풍력발전산업이 여러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보도했다. 비용과 금리 상승, 공급망 지연 등으로 해상풍력 프로젝트들이 미뤄지거나 취소되고 있어서다. 

지난 8월 지멘스에너지는 세계 최대 풍력터빈 제조사인 지멘스가메사 품질 문제로 큰 타격을 입은 뒤 풍력사업에 대한 전반적 점검을 시작했다. 

지멘스에너지는 “특정 풍력터빈 부품의 고장률이 크게 증가한 데 이어, 이전 목표 품질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높은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달 26일 기준 지멘스 에너지의 주가는 30% 이상 폭락하는 등 사상 최저로 떨어졌다. 금융사들과 독일 정부 등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과 장기사업을 위한 예비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발표한 직후였다.

주가 폭락으로 지멘스에너지의 시장 가치 중 30억 달러 이상이 사라졌다. 스웨덴 에너지 기업 바텐폴 AB와 스페인 이베르드롤라 SA는 올해 일부 풍력사업을 취소했다. 터빈 가격과 인건비, 자금 조달 문제로 비용이 약 40% 이상 급증하면서다.

금리 상승과 공급망 지연도 문제로 지목되고 있다. 이러한 암울한 전망은 골드윈드 등 중국 터빈 제조사들이 국외 시장으로 확장하려는 노력을 저해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 태양광 산업은 금리 인상으로 타격 
금리 인상으로 미국 태양광 회사들도 타격을 입고 있다. 주거용 태양광업체 선노바(Sunnova)의 주가는 지난 20일 5.9% 하락한 8.67달러로 마감해 2020년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선런과 선파워도 코로나19 초기 이후 최저치로 마감했다. 이번 주가 폭락은 금리 인상으로 재생에너지 자금 조달 비용이 증가하고, 조 바이든 대통령의 기후법인 인플레이션 감축법의 보조금이 가격 인하를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이다. 

선노바의 존 버거 CEO는 "주주들이 태양광 부품 가격이 하락함에 따라 제품 비용을 인상할 수 있는 부분을 반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가격 제공업체 레벨텐의 보고서에 의하면 올해 3분기 북미 태양광 가격은 이전 3개월 보다 4% 상승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 21% 올랐다.

태양광 부품 가격은 지난해 사상 최고치를 찍고 하락했다. 에너지부(DOE)는 폴리실리콘 현물 가격이 4월과 7월 사이 약 70% 하락했다고 밝혔다. 태양광 모듈 가격 또한 공급 과잉과 특정 상품 가격 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버거 선노바 CEO는 "낮은 태양광 비용은 높은 자금 조달 비용을 상쇄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회사가 태양광 가격을 올릴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우드맥킨지와 미국 태양광 산업협회의 보고서를 살펴보면, 캘리포니아에서 지붕형 태양광 시장은 기록적인 연간 성장률을 보였던 지난해(40%) 보다 크게 감소한 9%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보고서는 지붕형 태양광 산업이 예년과 같은 수준의 성장으로 회복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드 맥켄지의 미셸 데이비스 에너지 컨설턴트는 “사람들은 사업의 경제성을 재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리는 단지 자본의 일반적인 비용을 증가시킬 뿐이다. 비용이 상승한다면 세액공제 혜택은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주택용 태양광 산업이 직면한 문제는 바이든 행정부의 목표와 상반되게 나타나고 있다. 금리를 인상해 인플레이션을 길들이려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노력이 자금 조달 비용을 증가시키면서 재생에너지를 빠르게 보급하려면 미국 정부의 계획을 저해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지붕형 태양광은 발전소 규모 태양광 사업에 비해 대출로 자금을 조달하는 비율이 높아 금리 인상에 취약한 편이다. 지난 분기 3000만 달러의 순손실을 보고하고 올해 전망치를 20% 낮춘 주택용 태양광 대기업 썬파워의 피터 패리시 CEO는 “거시경제적 문제가 올해 주택용 태양광 성장을 지난해 보다 더디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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