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주유소, 수익 증가에 마트 고객도 늘어 '1석2조'
일반주유소, 서비스 강화로는 한계 '폐업 고려' 속출

이마트 구성점(경기 용인) 등 마트주유소 판매실적이 기존 예상치를 웃도는 것으로 밝혀지자 개업을 망설이던 다른 대형마트들도 주유소 사업에 뛰어들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특히 이런 상황 속에서 대형마트 인근의 일반주유소들은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대응책을 고심 중이지만 뾰족한 수가 없어 폐업 신고를 하거나 폐업을 고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기도 용인에 있는 이마트 구성점 인근 100미터 이내에 있는 한 주유소 사장은 "마트주유소가 들어선 이후 매출이 크게 떨어진 데다 휘발유값이 다시 오르면서 주유소를 찾는 차량이 줄어 더 이상 영업을 하지 못하고 폐업 신고했다"며 한숨을 쉬기도 했다.

마트주유소는  일반주유소보다 기름값이 평균 100원~200원 가량 싸다. 이처럼 우수한 가격 경쟁력으로 주유소 수익뿐만 아니라 고객 증가로 인한 마트매출도 크게 오르는 등 '1석2조'의 성과에 힘입어 이마트 및 롯데마트, 하나로마트와 같은 대형 마트들이 주유소 사업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 12월 이마트 구성점이 영업을 시작한 이래 현재 영업중인 마트주유소는 이마트 통영점, 롯데마트 구미점을 포함, 모두 3곳이다. 하지만 눈치만 보던 다른 대형마트들 역시 올 하반기에는 줄줄이 주유소 사업에 진출할 예정이어서 주유소협회를 비롯한 영세 주유소업자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마트의 경우 내년 상반기까지 전북 군산점과 경북 구미점, 대구 월계점, 서울 월계점에 주유소를 설치한다는 입장이다.

또 이마트의 주유소 사업 진출을 두고 눈치만 보던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역시 주유소 부지를 물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마트만큼이나 큰 유통망을 가진 농협도 경기도 일대에서 주유소 설립에 열을 올리고 있다. 농협은 진행속도가 가장 빠른 고양 농협수산물센터(하나로마트)에 첫 주유소를 설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주유소는 현재 모든 준비를 마치고 개업시기만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 또 다른 공룡 농협 'NH-OIL'자체 상표로 주유소 사업 도전장

농협중앙회는 'NH-OIL'이라는 자체 상표로 주유소 시장에서 올 하반기 일대 변혁을 일으킬 태세다. 폴사인제 폐지로 무폴 주유소는 있었지만 4대 정유사를 제외한 상표를 걸고 주유소 영업에 나서는 게 사실상 처음이다. 특히 농협은 주유소를 올해 30여개, 앞으로 최대 400개까지 늘린다는 복안이다.

이와 관련 석유유통협회 관계자는 "농협중앙회가 현재는 지방에서 주유소 영업을 꾀하고 있지만 앞으로 주유소 숫자를 늘리면서 서울로 진입할 경우 정유사 중심의 석유유통구조에 일대 변혁이 올 것이다"고 말했다.

농협중앙회 한 관계자는 "하나로마트에 개설되는 경기 고양점은 석유 공급업체가 이미 선정됐다"며 "입찰과정에서 4대 정유사가 모두 참여해 만족할 만한 성과를 이뤄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의 주유소 사업 진출 경쟁으로 올해 안에 수십 개의 마트주유소가 탄생할 것으로 업계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이같이 대형 마트들이 주유소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바로 돈이 되기 때문이다. 이마트 구성점은 월평균(사업개시 6개월) 1만드럼 이상의 판매량을 보이고, 두 번째 문을 연 통영점 역시 5000~6000드럼의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롯데마트 구미점은 지난 5월에서 6월까지 한 달간 6만2000대의 차량에 199만리터를 주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약 9900드럼에 해당하는 양이다. (1드럼은 약 200리터) 롯데마트는 이 기간 27억1000만원의 판매고를 올렸다. 하루 1560대가 찾아와 6800만원의 수익을 올린 셈이다. 

특히 기름을 싸게 팔아 흑자를 남기는 것보다 주유고객들이 마트 매장으로 몰리고 매출액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주유소를 설치한 후 마트의 하루 평균 방문객이 기존 7000여명에서 8500여 명으로 약 10.58% 늘었다. 마트들은 기름으로 이익을 크게 내지 못해도 마트로 몰려드는 고객들로 기름보다 이윤이 높은 생필품 판매가 증가하기 때문에 손해 없는 장사라는 얘기다.

대형마트의 주유사업 겸업은 출발부터 큰 우려를 낳았다. 한국 주유소협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마트 통영점과 경쟁하고 있는 5개 주유소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1분기 대비 올해 1분기 판매량이 1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마트 구성점 용인 주변 15군데 판매량 역시 16.1% 감소했다.

주유소협회 관계자는 " 마트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일반 주유소들이 경쟁할 수 없는 수준이다"며 "협회 조사 결과 폐업을 고려하는 사업자가 계속해서 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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