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돈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신현돈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신현돈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이투뉴스 칼럼 / 신현돈]  인류가 지구상에서 지속적으로 생존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것이 많다. 꼭 필요한 대표적인 네 가지는 풍부한 식량(Food), 지속 가능한 에너지(Energy), 깨끗한 공기(Air), 충분한 자원(Resource)일 것이다. 이것의 첫 글자를 모으면 공포(FEAR)라는 단어가 된다. 이것 중 하나라도 없거나 부족하면 우리의 삶과 인류는 혼란에 빠지게 되고 인류의 미래는 없을 것이다. 지구상에 넉넉히 존재한다고 해도 국가별로 편재되어 있는 식량, 에너지원, 광물자원 등은 산업 발전과 인구 증가로 인해 충분한 양을 제때에 확보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미 오래전에 많은 국가들은 자국의 미래 생존을 위해 자원 국유화 및 자원민족주의 기치 아래에서 경쟁과 전쟁을 넘나들고 있다. 영토가 큰 자원 부국이야 자원확보에 대한 큰 걱정이 없겠지만 우리처럼 영토도 좁고 부존된 자원이 없는 자원 빈국에게는 필요한 자원을 어떻게 어디에서 확보할 것인가는 국가 생존과 직결된 아주 중요한 일이다. 

우리는 에너지자원 없이 하루도 편하게 살 수 없고 우리의 국가 산업은 지속될 수 없다. 우리 앞에 다가온 4차 산업 사회 시대에 에너지자원 수요와 공급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인구가 많은 중국과 인도를 포함한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 국가들은 현재 선진국에 비해 4분의 1 정도의 에너지만을 소비하고 있지만 빠르게 진행되는 대규모 산업화로 갈수록 에너지자원의 소비량은 급증할 것이 분명하다. 이미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20년 전부터 에너지자원 확보를 위한 각축전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 우리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미국은 셰일 혁명으로 에너지 독립국이 되었고 에너지자원이 부족한 유럽은 일찌감치 신재생에너지 기술개발로 새롭게 에너지 신산업을 창출하여 세계 에너지 패권의 한 축을 구축하려 하고 있다. 

산업화 이후 석탄, 석유 등 화석연료의 사용은 지하에 탄소화합물로 존재하는 탄소를 이산화탄소 형태로 대기 중으로 방출하는 역할을 했다. 화석연료 사용량이 산업화 이후 급증하여 급기야 지구의 탄소 자정능력을 넘어서 대기 중에 농축되기 시작하였다. 이는 지구촌 곳곳에 이상기후 현상으로 나타났고 이제는 기후변화로 고착화 되었다. 기후변화는 또한 수자원에도 영향을 주고 각종 생태계에 변화를 일으켜 농업, 어업 등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이처럼 인류에 꼭 필요한 식량, 에너지, 공기, 자원은 유기적인 관계로 연결되어 서로 영향을 주고받고 있다. 기후변화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 바로 에너지원이며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탄소중립 기반의 에너지전환 정책이 필요하다.

올바른 에너지전환을 위해서는 우리의 에너지자원 현실을 직시하고 그 위에서 올바른 방향으로 실행력 있는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의 에너지자원 현실은 어떤가? 화석연료가 전체 에너지원의 80%를 차지하고 있고 93% 이상의 에너지원을 수입하고 있는 자원 빈국이라는 사실이다. 이런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탈탄소 에너지전환 정책과 에너지자원 안보 확립이 필요하다. 정책 수립 자체는 쉽다. 문제는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정책 추진에는 예산이 투입되어야 한다. 어떻게 재원을 마련할 것인가? 가장 쉽고 정의롭게 에너지를 사용하는 주체와 탄소를 방출하는 주체가 책임지면 된다. 즉, 에너지 가격과 탄소세의 현실화이다. 문제는 국민 생활과 국가 경제를 고려하면 실행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연료비 연동제가 있어도 여러 이유로 전기요금을 올리지도 못하고 있는 현실을 보면 알 수 있다. 결국 책임 주체가 불분명하면 국가가 세금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국가 에너지자원 안보 확립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단기적으로는 필요한 에너지원을 비축하는 것이고 더 나가서는 항시 에너지자원의 국내 도입이 가능하게 에너지원의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정말로 에너지자원 안보가 확립될까? 날로 심화되는 자원민족주의와 더불어 끊임없는 지구촌의 지역적 분쟁하에서 자원확보를 위한 국가 간의 총성 없는 자원전쟁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가 해외자원개발로 확보한 에너지자원은 해외 장기 비축기지인 동시에 공급망 확보를 위한 든든한 역할을 할 것이다. 이것이 제대로 된 해외자원개발이 필요한 이유이다.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투자 없는 국가에겐 에너지자원 안보는 공염불이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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