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레우 대표, 시추성공률 20%는 충분히 양호한 수준
알맹이 없다는 지적도…"유망구조별 세세히 발표했어야“

[이투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동해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미국 액트지오(Act-Geo)사의 비토르 아브레우 대표가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의견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그는 이번 프로젝트 성공 가능성을 높게 점치면서 동시에 회사규모에 대한 논란을 일축했다. 다만 기존에 밝혀진 내용과 별다른 차이가 없어 알맹이가 없는 기자회견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7일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아브레우 엑트지오 대표는 "한국석유공사가 진행한 입찰해 참여해 낙찰을 받았으며 그때부터 이 프로세스를 시작했다"며 운을 뗐다. 그러면서 "이 프로젝트의 유망성은 상당히 높다"면서 "분석 결과 모든 유정에 석유와 가스의 존재를 암시하는 요소를 갖췄다. 입증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시추하는 것 밖에는 없다"고 강조했다.

아브레우 대표는 이 지역에 두가지 장점이 있다고 했다. 그는 "이 분지에는 이미 시추돼 있던 시추공이 3개가 있다는 것과 탄성적인 품질이 좋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시추공에 대해) 실패 원인을 찾지 못한다면 이 프로젝트 리스크가 증가한다. 3개 유정을 대상으로 연구를 해 본 결과 왜 실패를 했는지 이해하게 됐다"고 부연했다.

아브레우 대표는 "여기에 기반해서 최종 7개 유망구조를 도출했다. 35억배럴에서 140억배럴에 달하는 탐사자원량이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마지막 단계라 하면 우리가 찾아낸 7개 유망구조의 순위를 매기고, 가장 상위에 있는 유망구조를 선택하는 것"이라며 "요약해서 말하자면 이 프로젝트의 유망성은 상당히 높다. 입증할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은 결국 시추"라고 강조했다. 

동해 석유·가스전 탐사 현황. 엑트지오는 8광구와 6-1광구 일대에서 7개의 유망구조를 확인했다고 분석했다.
동해 석유·가스전 탐사 현황. 엑트지오는 8광구와 6-1광구 일대에서 7개의 유망구조를 확인했다고 분석했다.

관심이 높은 사안인 만큼 질문이 쏟아졌다. 시추성공률이 20%면 높은 수준이냐는 질문에 아브레우 대표는 "20%라는 성공률은 굉장히 양호하고 높은 수준을 의미하는 수치"라고 말했다.

신중함도 내비쳤다. 그는 "오해하면 안 될 부분이 20% 성공 가능성이 있다는 말은 80% 실패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5개 유망구조를 대상으로 시추를 한다면 하나의 유망구조에서 석유를 찾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라고 빠져나갔다.

아브레우 대표는 "지금까지 우리는 7개 유망구조를 도출했다. 만약 유망구조를 딱 하나만 도출했다면 아마 시추까지는 진행하지 않았을 것이다. 현재 프로젝트 2단계에 있는 상황으로, 2단계가 마무리되면 몇개의 추가 유망구조를 더 도출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직원이 1명뿐이라는 회사규모에 대한 논란도 해명했다. 업스트림 분야에서 소규모 컨설팅업체가 대규모 프로젝트를 분석하는 것이 일반적인 일이냐는 질문에 그는 "그렇다"고 잘라 말했다. 아브레우 대표는 "업계 비지니스 생태계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이러한 경우는 흔한 일이다. 우리는 실제 시추를 하는 회사가 아니고 데이터를 분석하는 회사다. 작년에 15명까지 늘어났던 적이 있고, 지금은 14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프로젝트를 직접 수행하는 석유공사에도 질문이 이어졌다. 왜 컨설팅을 복수업체에 의뢰하지 않았냐는 물음에 곽원준 공사 수석위원은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 여러 업체에 맡기지 않는 이유는 기밀유지 때문이다. 광구 유망성 자체가 회사 자산이기 때문에 여러 곳에 맡기면 정보가 새어나갈 우려가 있다. 그래서 심해 전문사 엑트지오에 맡긴 것"이라고 말했다. 

어느 정도 매장량이 있어야 사업성이 있냐는 질문에는 "국제유가, 시추비용, 시설비용 등에 따라 다르지만 1TCF(1조입방비트)의 가스만 발견돼도 충분히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시추 우선순위가 정해졌냐는 질문에는 "말씀드리기 어렵다. 정해 놓은 게 있긴 하지만 언론에 발표할 사항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영업비밀이라는 말을 반복했다.

이번 기자회견을 두고 학계는 알맹이가 없는 반쪽짜리 기자회견이라고 몰아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자원공학과 교수는 "기대를 많이 했는데 그동안 밝혀진 내용과 별반 차이가 없다"며 "7개 유망구조를 발견했다면 이를 세세하게 설명하는 자리였어야 했다. 유망구조별로 탐사자원량은 물론 시추성공률도 각각 다르다. 이를 뭉뚱그려 평균수치로 말하는 건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1000여명의 직원을 둔 석유공사가 10명 수준에 불과한 회사에 컨설팅을 맡긴 것 자체가 이해가지 않는다"며 "컨설팅 회사는 관련 내용을 크로스체크하는 것에 불과하다. 최종 책임과 결정은 당연히 공사의 몫이다. 오늘 기자회견도 그렇고 현재 분위기는 엑트지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모양새"라고 각을 세웠다.  

김동훈 기자 hooni@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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