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에너지시대-그린잡이 뜬다] ①-유영선 농촌진흥청 에너지환경공학 연구관
유영선 농촌진흥청 에너지환경공학과 연구관이 처음 히트펌프를 접하게 된 계기다.
유 연구관은 1996년 농촌진흥청에 들어와 지열 등 히트펌프에 관련된 연구를 하기 시작했다.
이후 지속적인 연구로 비로소 10여년 전 국내 농업에도 비로소 지열이 들어서게 된 것이다.
유 연구관은 "우리가 겨울철에 먹는 과채류들은 모두 난방을 해서 재배되는데 경유를 사용할 경우 그 비용이 1300ha당 1조5000억원에 달한다"면서 "온실에 지열 냉난방을 설치하면 기존 경유를 사용했을 때 보다 약 80%의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특히 작물은 사람이나 동물과 달라 난방기구가 잠깐이라도 멈추면 1시간안에 모두 얼어죽기 때문에 난방시스템이 중요하다. 여름엔 냉방도 가능해 고품질의 작물을 생산해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 연구관이 속한 농진청 신재생에너지 연구팀은 지속적인 농업분야 에너지절감 연구를 통해 국내 최초로 수평형 지열시스템을 개발했다.
기존의 수직형 지열시스템은 땅 속 5m 깊이 평균 15℃의 열을 이용해 난방을 하지만 수평형은 3m~5m 깊이 10~15℃의 온도를 이용한다. 이 때문에 효율은 2%정도 떨어지지만 천공비가 들어가지 않아 공사비용을 반 이상 줄일 수 있다.
땅을 얕게 파고 열 교환기를 깐 후 바로 흙을 덮으면 되기 때문에 넓은 면적을 이용하는 농업에는 적격이다. 특히 지열시스템은 24시간 가동돼 초기 투자비용이 최대 10년이면 모두 빠지는 분야다.
유 연구관은 기자에게 "호접란을 아느냐"고 물으며 이에 관한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호접란은 특성상 영상 18℃의 온도가 3달동안 유지되야 꽃이 피는 난의 한 종류다. 이 같은 이유로 같은 시기에 홍수출하되지만 12월에 출하될 경우 가격이 배 이상 뛴다.
호접란을 키우는 농민들은 비싼 값에 출하하기 위해 여름에도 서늘한 곳을 찾아 산으로 올라가 재배했지만 꽃이 피는 것은 40%에 불과하다.
유 연구관은 이 문제로 고민하는 한 호접란 농가에 지열을 제안했고, 농가는 2000만원의 지열시스템을 설치했다. 그리고 그해 1억의 매출을 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유 연구관은 "이 농가에서 만약 지열을 설치해 성공하면 연구관이 실험할 수 있는 온실을 주겠다고 약속했었다"며 "이젠 새로운 작물을 실험할 일이 있으면 그곳을 찾는다"며 웃어보였다.
지금은 제주도의 요청으로 제주도땅의 다공질 층에서 15~20℃의 지하공기를 토출해 에너지화 하는 연구 뿐 아니라 서귀포 화력발전소의 폐열을 열원으로 이용하는 온실단지도 꾸미고 있다.유 연구관의 희망은 다양한 에너지를 이용해 깨끗한 농촌을 만드는 것이다.
농촌에서 나오는 폐자원의 대부분이 처리가 어려운 물질이다. 가축분뇨는 물론이고 돼지를 도축할 때도 마리당 24~25kg의 지방이 버려진다.
이것을 에너지화 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이 현재 유 연구관이 하고 있는 일이며 앞으로의 사명이기도 하다.
유 연구관은 "나무를 비롯해 수많은 작물들은 모두 CO₂흡수원이기 때문에 깨끗히 다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빛이라 기자 jb1021@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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