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에너지시대-그린잡이 뜬다] ①-유영선 농촌진흥청 에너지환경공학 연구관

▲ 유영선 농촌진흥청 농업공학부 연구관
[이투뉴스] "열에너지를 전공하면서 지도교수를 통해 우연찮게 공기열원 히트펌프를 연구하게 됐습니다. 열역학과 열전도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분야가 히트펌프더군요."

유영선 농촌진흥청 에너지환경공학과 연구관이 처음 히트펌프를 접하게 된 계기다.

유 연구관은 1996년 농촌진흥청에 들어와 지열 등 히트펌프에 관련된 연구를 하기 시작했다.

이후 지속적인 연구로 비로소 10여년 전 국내 농업에도 비로소 지열이 들어서게 된 것이다.

유 연구관은 "우리가 겨울철에 먹는 과채류들은 모두 난방을 해서 재배되는데 경유를 사용할 경우 그 비용이 1300ha당 1조5000억원에 달한다"면서 "온실에 지열 냉난방을 설치하면 기존 경유를 사용했을 때 보다 약 80%의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특히 작물은 사람이나 동물과 달라 난방기구가 잠깐이라도 멈추면 1시간안에 모두 얼어죽기 때문에 난방시스템이 중요하다. 여름엔 냉방도 가능해 고품질의 작물을 생산해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 연구관이 속한 농진청 신재생에너지 연구팀은 지속적인 농업분야 에너지절감 연구를 통해 국내 최초로 수평형 지열시스템을 개발했다.

기존의 수직형 지열시스템은 땅 속 5m 깊이 평균 15℃의 열을 이용해 난방을 하지만 수평형은 3m~5m 깊이 10~15℃의 온도를 이용한다. 이 때문에 효율은 2%정도 떨어지지만 천공비가 들어가지 않아 공사비용을 반 이상 줄일 수 있다.

땅을 얕게 파고 열 교환기를 깐 후 바로 흙을 덮으면 되기 때문에 넓은 면적을 이용하는 농업에는 적격이다. 특히 지열시스템은 24시간 가동돼 초기 투자비용이 최대 10년이면 모두 빠지는 분야다.

유 연구관은 기자에게 "호접란을 아느냐"고 물으며 이에 관한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호접란은 특성상 영상 18℃의 온도가 3달동안 유지되야 꽃이 피는 난의 한 종류다. 이 같은 이유로 같은 시기에 홍수출하되지만 12월에 출하될 경우 가격이 배 이상 뛴다.

호접란을 키우는 농민들은 비싼 값에 출하하기 위해 여름에도 서늘한 곳을 찾아 산으로 올라가 재배했지만 꽃이 피는 것은 40%에 불과하다.

유 연구관은 이 문제로 고민하는 한 호접란 농가에 지열을 제안했고, 농가는 2000만원의 지열시스템을 설치했다. 그리고 그해 1억의 매출을 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유 연구관은 "이 농가에서 만약 지열을 설치해 성공하면 연구관이 실험할 수 있는 온실을 주겠다고 약속했었다"며 "이젠 새로운 작물을 실험할 일이 있으면 그곳을 찾는다"며 웃어보였다.

▲ 유영선 연구관이 실험실에서 도구들을 살펴보고 있다.
지금은 제주도의 요청으로 제주도땅의 다공질 층에서 15~20℃의 지하공기를 토출해 에너지화 하는 연구 뿐 아니라 서귀포 화력발전소의 폐열을 열원으로 이용하는 온실단지도 꾸미고 있다.

유 연구관의 희망은 다양한 에너지를 이용해 깨끗한 농촌을 만드는 것이다.

농촌에서 나오는 폐자원의 대부분이 처리가 어려운 물질이다. 가축분뇨는 물론이고 돼지를 도축할 때도 마리당 24~25kg의 지방이 버려진다.

이것을 에너지화 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이 현재 유 연구관이 하고 있는 일이며 앞으로의 사명이기도 하다.

유 연구관은 "나무를 비롯해 수많은 작물들은 모두 CO₂흡수원이기 때문에 깨끗히 다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빛이라 기자 jb1021@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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