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사업 차윤정 홍보실장 인터뷰] "산을 배웠으니 강도 배워야죠. 신나요. 행복해요."
생태계 보호 숲 해설가 명성, 생태계 살리는 4대강 홍보 주력

▲ 차윤정 국토해양부 4대강살리기추진본부 환경 부본부장.
[이투뉴스] "4대강 사업에 대한 찬반의 입장보다는 생태학적 관점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한 관심이 컸습니다. 강을 어떻게 볼 것인가, 생태계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해 강의를 통해 항상 얘기해 왔습니다."

'숲 해설가'로 명성을 떨친 차윤정 박사가 4대강살리기 사업에 몸 담게 된 이유다.

차 박사는 공모를 통해 6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국토해양부 소속 4대강사업추진본부 홍보실장 겸 환경부본부장(전문계약직공무원 1급)에 임명된 지 이제 막 2주를 넘겼다.

추진본부 사무실에서 만난 차 실장은 설렘 가득한 표정으로 기자를 반겼다.

그는 연신 "즐겁다. 행복하다"고 말했다. 생태계를 살리는 일에 손을 보탠다는 것이 그 이유.

하지만 '신갈나무 투쟁기', '나무의 죽음' 등 숲 생태계와 관련한 저서를 통해 환경전문가, 숲 전문가로 통칭되던 행보가 4대강으로 향한 것에 반감을 나타내는 반응들도 많았다.

가장 가까운 주변에서 이러한 반응들이 두드러졌고,  '충격이다. 배신이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나이가 드신 지인들은 오히려 힘든 결단에 대한 찬사를 보내줬다고 한다.

차 실장은 "한 지인은 지식인이 선택할 수 있는 한 방법이지 옳고 그름은 없다고 말해줘서 큰 힘이 됐다"며 "내가 참 멋있는 사람들, 참 괜찮은 곳에서 몸 담고 있지 않았나?"고 웃어보였다.
 
그는 네티즌이나 독자들의 논란에 대해 "나의 문제는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상관없다. 나 자신의 일이므로 나는 괜찮다"며 "오히려 출판사에 미안하다. 출판사 이미지가 있는데, 특히 자연사를 출판하는 업체들이 대형이 아니기 때문에..."라며 말끝을 흐렸다.

차 실장은 소속은 달라졌지만 '숲 해설자'로서의 활동을 멈추지 않을 생각이다. 현재는 홍보 업무에 주력해야 하므로 시간상의 어려움은 있어 주기적인 강의는 어렵지만 시간에 맞춰서 가능하다면 하겠다는 생각이다.

그는 "아직도 강의해 달라고 연락이 오는 곳이 있다"며 "그러면 먼저 제가 어디에 몸 담고 있는지 아시죠? 그래도 하시겠어요?라고 내가 먼저 물어본다"고 웃으며 말했다.

차 실장은 4대강살리기 사업과 관련해 자연을 대상으로 한 사업이므로 궁극적으로는 생태적으로 가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물이 흐르지 않으면 육지이므로 강에는 물이 흘러야 하고, 그 물로 인해 주변 생태계를 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물이 흐르기 위해서는 물길을 확보해줘야 한다. 물길 확보를 위해 땅을 파내는 것은 필수다. 또 깨끗한 물이 흐르도록 강변도 정리해야 한다.

이에 따라 땅을 파서 물을 담고 주변 농경지를 정리해 많은 물이 깨끗하게 흐르도록 하는 것이 이번 사업의 궁극적인 목적이라는 설명이다. 

차 실장은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고 하지만, 강변에 살면 사람은 물론 물고기도 못 산다"며 "세계 어디에도 강변에서 농사를 짓고 사는 곳은 없다"고 강조했다.

빗물이 강으로 흘러들면서 강변 농경지에서의 농약이나 유해한 성분이 강물로 스며드므로 강변의 농경지 정리는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4대강살리기 사업에 대한 그의 신념은 확고하다.

강에 대한 관리만 잘 했어도 나일강의 문명이 사라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그는 지금 이 순간도 산에서 토사가 떠내려와 물길이 줄어들고 있다고 걱정했다.

지난달 30일 '4대강 사업 추진을 반대한다'는 유서를 쓰고 분신한 조계종 스님 사건과 관련해 "사람이 살자고 시작한 일인데 이 일로 사람이 죽어나가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처할 방법도, 답도 없다"며 "4대강 사업과 관련해 특별한 접촉이 없었던 스님으로 알고 있는데, 일단 사건 정황 등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 실장은 "고심 끝에 환경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왔다. 4대강 사업에 환경이라는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가를 먼저 확인했는데 반영에 대한 여지가 많았기 때문에 결단을 내릴 수 있었다"며 "현재도 홍보업무보다는 생태적인 소리를 많이 내고 있고, 이전 업무들 중 환경적 측면에서 모르기 때문에 대응하지 못했던 것들을 현재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부적으로 4대강 사업에 힘을 보태고 싶고, 외부적으로는 4대강 사업에 대해 사람들이 걱정하지 않게끔 하고 싶다"며 "숲에 대해 배웠으니 강에 대해서도 배워야하지 않겠느냐"고 웃었다.

이나영 기자 nylee@e2news.com

<ⓒ이투뉴스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빠르고 알찬 에너지·경제·자원·환경 뉴스>

<ⓒ모바일 이투뉴스 - 실시간·인기·포토뉴스 제공 m.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