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력 무한한 신재생에너지 시장

▲ 유럽대륙까지 뻗어있는 러시아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이투뉴스] 구소련이 해체되면서 기간산업 붕괴로 한동안 침체기를 겪었던 러시아가 자원을 기반으로 거침없는 경제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2000년 이후 8년간 대통령직을 수행한 블라디미르 푸틴 현 러시아 총리는 집권 후 자국의 부유한 지하자원을 전략적으로 육성·활용해 산업을 일으켰다.

푸틴 총리는 자국이 갖고 있는 석유와 가스 등 풍부한 화석연료를 개발해 ‘자원의 무기화’로 G8 입성뿐 아니라 유럽대륙을 상대로 정치적 우위를 점했다.

러시아의 경제체계는 여러모로 G20 동료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비슷하다. 석유뿐 아니라 각종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있는 현 상황이 유지되는 한 굳이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열을 올릴 필요가 없다는 것이 양국의 공통된 생각이다.

UN 기후변화협약 사무국이 집계한 자료에 의하면 러시아는 중국과 미국에 이어 전 세계에서 화석연료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국가다. 또 2007년 21만9200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이래 매년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는 환경문제에 큰 관심은 없지만 국제 환경단체들의 압력을 의식한 듯 지난해 열린 G8 정상회의에서 환경보존을 위한 서약서에 서명했다. 이로써 더 이상 환경문제를 도외시하기 힘들어 보인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탄소감축을 목표로 한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뛰어들기 위해선 국제 유가가 대폭 상승해야 한다.

김정훈 코트라 중앙아시아 CIS팀 과장은 "국제유가가 200달러 이상 폭등하지 않는 이상 러시아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전폭적인 투자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단 자원 상품이 주요 수출품목이기 때문에 차세대 에너지 시장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은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러시아내 신재생에너지 시장은 아직까진 미미한 상황이지만 장기적으로 볼 땐 바이오 연료와 태양력, 그리고 지력이 경제력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에너지 효율화 정책의 일환으로 'Energy Effective Economy'란 프로그램을 2000년부터 실시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올해까지 ▶에너지 시설 건설 ▶전기 발전용량 확대 ▶대체에너지 비중 확대 등 3가지 방향의 투자 유치를 골자로 하고 있다.

일련의 정책에도 불구하고 기술법령이나 세제, 규제 등은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특히 바이오 에탄올의 경우, 러시아 식량 공급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정부 인사들의 인식이 짙게 깔려있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반면 태양에너지 시장은 상대적으로 개발이 용이하다. 이미 국영기업인 로스나노는 지난해 레노바 그룹과 공동으로 태양열 발전 관련 제품 생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잠재성이 큰 시장에 비해 사회주의적 잔재와 러시아 정부의 보수적 태도는 한국을 비롯한 외국기업의 투자를 막고 있다.

김 과장은 "러시아는 자원 자체가 국가적 전략의 하나라 일반 기업이 들어가기 힘든 상황이다. 또 영어를 할 줄 아는 현지 사람이 많지 않아 한국 기업이 진출하는 데 애을 먹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러시아의 시장성이 풍부한 만큼 해외기업들의 투자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도 이미 삼성, LG 같은 대기업이 가스공사와 같이 진출했을 뿐 아니라 LED전문업체인 서울반도체도 성공적으로 러시아에 안착했다.

그는 “러시아가 분명 쉽지 않은 시장이긴 하지만 코트라와 같은 정부기관과 연계한다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준형 기자 jjoon1214@e2news.com

<ⓒ이투뉴스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빠르고 알찬 에너지·경제·자원·환경 뉴스>

<ⓒ모바일 이투뉴스 - 실시간·인기·포토뉴스 제공 m.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