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대한 유럽인과 미국인의 시각차
기후변화에 대한 유럽인과 미국인의 시각차
  • 조길영
  • 승인 2010.09.13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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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길영 공학박사 /국회환경포럼 정책실장 / 강원대 초빙교수 / 울산대 겸임교수
조길영 공학박사
[이투뉴스/칼럼] 우리나라를 포함한 지구 북반구의 올 여름은 유난히 무더웠다. 사상 처음으로 40도 안팎을 오르내린 모스크바의 여름은 엄청난 산불을 야기함으로써 러시아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기도 했다. 지난해 말과 금년 초에 기록적인 폭설과 한파가 몰아친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이런 현상 앞에서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에 대한 제세력간의 논쟁이 일진일퇴를 거듭해왔다.

2009년 말부터 올해 초에 걸쳐 지구 북반구에는 기록적인 폭설과 한파가 휩쓸고 지나갔다. 미국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에서는 1월 10일 최저기온이 40년만에 가장 낮은 섭씨 1.7도를 기록했다. 2월 둘째 주에는 워싱턴DC를 비롯한 미국 북동부 지역에 기록적인 폭설과 한파가 몰아쳤다.

이에 세계적인 부동산 재벌인 도널드 트럼프는 2월 셋째 주에 열린 한 연설에서 “사상 가장 추운 겨울이 찾아왔고, 적설량이 해안 일대에 기록 경신을 거듭하고 있으니, 노벨위원회는 앨 고어의 노벨평화상을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500여명의 골프클럽 회원들이 기립박수를 보냈다고 한다.

트럼프보다 한 주 앞서, 북동부 지역에 연일 폭설이 내리자 미국 공화당의 짐 드민트 상원의원은 “앨 고어가 앓는 소리를 낼 때까지 눈이 올 것이다”고 비아냥거렸다. 그런데 지난 7월 미국해양대기청(NOAA)은 “6월 지구 평균 기온이 16.2도로 20세기 평균보다 섭씨 0.68도 높아 관측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히 전 지구 평균기온은 올해 3월부터 6월 사이 4개월 연속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육지 온도는 평년보다 1.07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재벌 트럼프나 드민트 상원의원의 한심한 발언에도 불구하고 2009년 지구 평균기온은 기록 관측이 시작된 1880년 이래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유럽에서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내놓고 있는 반면, 미국에서는 아직도 기후변화의 진행 여부와 그 원인에 대해서 논의 중에 있다. 다음과 같은 여론조사는 유럽인과 미국인의 인식차가 얼마나 큰 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2007년 1월 프랑스의 한 언론사에서 프랑스, 독일, 영국, 이탈리아, 미국에 거주하는 2000명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에서 프랑스인은 54%, 독일, 영국, 이탈리아인은 40%가 기후변화를 개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인류가 당면한 가장 위급한 문제 중 하나로 인식한 반면, 미국인은 30%만이 그렇게 인식한다고 답했다.

2006년 3월 미국 ABC 방송이 스탠포드대학과 공동으로 실시한 미국 성인 1,002명에 대한 여론조사에서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25%만이 기후변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답변했다.

같은 선진국이면서 왜 이런 큰 격차가 발생하는 것일까? 2007년 8월 13일자 <뉴스위크> 보도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이 보도에 따르면 1980년대 후반부터 온실가스 배출 주범인 에너지 기업들이 정책결정자들의 지구온난화 방지 노력을 저지하는 활동을 펴왔다.

미국의 석유, 철강, 자동차, 석탄 업계들이 세계기후연맹과 환경정보위원회 등 강력한 로비단체를 만들었고, 조지마샬연구소와 같은 보수단체를 싱크탱크로 포섭했다. 이들 조직을 통해 리처드 린젠 MIT공대 교수와 패트릭 마이클스 버지니아대 교수 등에게 거액의 돈을 지원해 지구온난화를 부정하는 연구를 수행하도록 했다.

세계 각국의 3000여명으로 구성된 전문가 그룹인 ‘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IPCC)’가 내놓은 기후변화 4차 보고서에서 ‘지구온난화는 90% 이상이 인간이 경제활동을 영위하면서 내뿜은 온실가스에 있다’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이제 제세력은 이것을 수용하고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에 대한 무모한 논쟁을 끝내야 한다. 하루라도 빨리 구체적인 대응책을 강구하는 길이 향후 닥칠 엄청난 비극을 막는 최선의 길이다. 지구 파멸을 막을 수 있는 준비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남아 있지 않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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