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뉴스] 오랫만에 해외자원개발 업계에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한국석유공사와 GS에너지로 구성된 한국컨소시엄이 아랍에미리트(UAE)와 3개 미개발 유전광구 개발 본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본계약상 40% 지분을 확보한 우리나라는 이르면 2014년부터 1만7000 배럴의 원유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영국 다나(4만8000 배럴), 캐나바 하베스트(3만8000 배럴)에 이은 세번째 규모에 달하는 성과로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미국, 프랑스, 캐나다, 러시아, 일본만 진출한 UAE에 아시아 국가로는 2번째로 참여하게 된 것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는 시각도 많다.

이번 계약은 위기상황시 현지에서 생산되는 원유 전량을 국내에 들여올 수 있도록해 에너지 안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자원업계는 이번 계약이 그동안 업계에 드리워진 부정적인 이미지를 걷어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원업계는 지난해부터 부정적인 여론으로 몸살을 앓아왔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해외광구개발 투입비용대비 낮은 성공률로 뭇매를 맞았고, 카메룬 다이아몬드 개발사 주가조작 사건으로 해외자원개발과 관련해 여론의 시선이 날카롭다.

자원업계는 그럼에도 해외자원개발은 계속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원개발은 짧게는 10년 길게는 20∼30년을 내다보고 가야한다는게 이들의 주장이다.

하지만 부정적인 여론이 거세다보니 그 목소리에 힘이 실리지 않았다. 그저 거센 바람이 지나가기만을 바라며 잔뜩 몸을 움츠린 상황인 셈이다.

이런 가운데 UAE 유전광구개발 본계약이 체결되면서 반전을 꾀할 수 있는 상황이 됐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는 분위기다.

취임 이후 발언을 자제해왔던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도 본계약을 체결한 직후 그동안 국내에서 UAE 유전을 들러싸고 논란이 인 것을 두고 "아부다비측에서 우리 대사에 항의를 해왔다"며 "왕이 한 얘기에 왈가왈부하느냐며 불쾌해 했다"고 작심한 듯 말을 쏟아냈다.

강영원 석유공사 사장도 "이번 계약으로 석유 메이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돼 기쁘다"며 한껏 고무된 모습을 보였다.

이번 계약으로 그동안 뒷말이 많았던 이라크 쿠르드 지역 5개 광구 탐사사업 추진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계약을 두고 장밋빛 전망만을 내세우는 것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해당 광구가 아직 탐사단계의 유전이라는 지적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실제 시추 가능한 원유량과 생산에 따른 경제성 등을 종합적으로 계산하는 과정이 남아있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실제 생산에 들어간 이후 성과를 평가해도 늦지 않다는 목소리다. 

자원업계에 종사하는 입장에서 이번 계약으로 소위 '국격'이 높아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건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UAE 유전개발을 둘러싸고 그동안 잡음이 많아서인지 홍 장관과 강 사장의 자신감에도 불구하고 업계 전문가들이 조심스러운 입장에 자연스럽게 눈길이 간다.

찬밥 신세다 못해 부정의 온상으로까지 취급받았던 자원업계에 오랫만에 불어온 이번 훈풍이 또다시 태풍이 되지 않길 바란다.

조만규 기자 chomk@e2news.com

<ⓒ이투뉴스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빠르고 알찬 에너지·경제·자원·환경 뉴스>

<ⓒ모바일 이투뉴스 - 실시간·인기·포토뉴스 제공 m.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