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원전 1호기 전원 중단 사고 '늑장보고'

[이투뉴스] 고리 원전 1호기의 외부 전원 공급이 끊기고 비상발전기도 작동하지 않는 사고가 발생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이 같은 사실을 한 달이 지난 뒤에야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늑장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한수원이 지난달 9일 오후 8시34분께 고리 원전 1호기의 발전기 보호계전기 시험을 진행하던 중 외부전원 공급이 중단되고 비상디젤발전기가 작동되지 않아 발전소 전원이 12분간 정지됐다가 복구됐다고 지난 12일 보고해왔다"고 13일 밝혔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보고 당일 원전 가동을 정지하고 정밀조사에 들어갔다.

고리 1호기는 지난달 4일부터 핵연료를 교체하고 각종 기기를 점검·보수하는 계획예방정비에 들어간 상태였지만 5일만인 9일 이 같은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발생 당시 고리 1호기 원자로는 계획예방정비 기간이라 정지된 상태였지만 사용후 연료저장조와 원자로에 냉각수가 채워져 잔열제거를 위한 설비가 작동 중이었다.

전원이 장시간 공급되지 않을 경우 냉각장치가 제기능을 하지 못해 대형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한수원은 이런 사실을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보고하지 않은 채 계획예방정비가 끝난 뒤 재가동에 들어가 사고를 은폐하려 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 관계자는 "현장조사단을 파견해 상세한 조사에 착수했다"며 "현장에서 전력계통을 포함한 원전의 안전성 여부를 정밀하게 확인한 후 원자력 관련법령에 따라 제반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광균 기자 kk9640@e2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