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릉요강꽃 수난시대
광릉요강꽃 수난시대
  • 서정수
  • 승인 2013.03.04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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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수 박사 / 동국대학교 겸임교수 / 자연환경보전연구소 소장
서정수  박사
동국대학교 겸임교수
자연환경보전연구소장
[이투뉴스 / 칼럼] 광릉요강꽃은 난초과 개불알꽃속 식물로 ‘지름 8센티미터 가량의 꽃이 요강처럼 생겼다’고 해서 특이한 이름이 붙여졌다. 그러나  분류학적 통일 명칭은 ‘광릉복주머니’란 으로 불린다. 1940년대 경기도 광릉 숲에서 처음 발견된 광릉요강꽃은 까다로운 생육 특성 때문에 원래 분포지에서 파내 다른 곳에 옮겨 심으면 대부분 죽어버리는 희귀종이다. 그런 까닭에 환경부지정 멸종위기야생식물 1급 9종중 첫 번째로 지정된 종이다. 개화율이 20%로 매우 낮고 특히 결실률은 3%에 불과해 증식은 고사하고 보전에도 큰 어려움이 따르는 식물이다.

산림청에서는 본 종의 증식을 위해 3년간 노력한 끝에 원래 이식한 27개체에서 36개체까지 겨우 9개체 늘리는 데 그친 바 있다. 그러나 이 결과도 완전한 증식 성공이라고 할수 없다.

씨앗에 의한 게 아니라 뿌리가 퍼져나간 것이어서 성공한 복원은 아닌 상황이다. 특이하게 뿌리 주변 곰팡이를 통해서 양분을 흡수하기 때문에 증식이 까다롭고, 아직까지도 이 곰팡이의 실체에 대해서도 밝혀진 바 없다.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경기도 광릉, 가평, 강원도 화천, 춘천, 전라도 덕유산 등 몇몇 산에서만 발견된 기록이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도 대만, 일본, 중국 등지에만 분포하는 종이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확인된 종수는 겨우 8백여 개체라 하니 더욱 희소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실상도 전문가에 의해 밝혀진 것들보다 일반인의 신고에 의해 밝혀진 사례가 더욱 많으니 제대로된 통계는 없는 것이 정설이다.

꽃의 빛깔도 지극히 자연스런 색깔이지만 흔히 꽃에서는 보기 어려운 연녹색, 갈색, 흰색, 연분홍빛도 도는 한마디로 표현하기 쉽지 않은 독특한 빛깔이어서 더욱 특별하다.

그래서 더 더욱 한번 보기조차 어려운 종이다 보니 숲의 여건이 변화하는데도 원인이 있지만 희귀종을 수집하는 남채꾼들에 의해 이러한 식물들이 발견되는 즉시 캐어져 나가 자생지에서 남아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희귀한 식물은 반드시 자신이 소장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집증적인 수집가들에 의해 대부분의 자생지는 사라졌거나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본 종을 무단 채취하거나 훼손하였을 때에는 엄청난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음을 알고 있을 것이나 아직도 막무가내다.

국립공원 덕유산에는 철조망이 이중으로 둘러쳐진 구역이 있다. 바깥 철조망의 둘레는 약 천여미터 이고, 안쪽 철조망은 둘레가 약 5백미터쯤 된다. 이 이중 철조망이 보호하려는 것은 군사 시설이 아니라 바로 ‘광릉요강꽃’이다.

덕유산에서 발견된 광릉요강꽃이 모두 259개체인데,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불법 채취꾼과 멧돼지 등 야생동물의 접근을 차단하기 위해 2007년 분포지 주변에 이중 철조망을 설치했다.

분포지 주변에는 감시 카메라가 설치돼 침입자 감시는 물론, 광릉요강꽃 생육 상태도 꼼꼼하게 관찰되고 있다고 한다. 위의 상황은 국립공원내에서 일뿐, 일반 산지에서는 발견과 동시에 훼손되고 남채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를 보호관리해야 할 행정당국은 법으로만 정해 놓고 손을 놓고 있는 꼴이다.

환경부에서 매년 실시하는 전국 자연환경조사로는 전국적인 분포 실태를 파악하기 어렵다. 본 종의 분포역이 일정구역이라면 하루 빨리 집중적인 실태조사를 실시해야하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대책이 없다보니 국민의 혈세를 들여 증식연구 사업에만 몰두하고 있는 상황이다.

등산인, 사진 동우회 등에 소속된 여러 사람들로부터 정보를 듣고 어렵게 현지를 탐사한 결과, 이미 수많은 개체수가 남채된 후의 잔해들만 확인하는 헛수고도 한 두번이 아니었던 경험이 있다.

더구나 최근에는 인터넷상에서 비밀스럽게 본 종에 대한 거래 건수도 눈에 띤다.

지난해 80여개체가 군락으로 있다는 경기도의 어느 산의 광릉요강꽃이 올해 봄에도 온전히 남아 있을런지 너무 조바심난다. 광릉요강꽃은 국가 생물자원 차원에서 현재 복원중인 지리산 반달가슴곰에 견줄 만한 보전가치가 있다는 게 국립공원관리공단 측의 설명이다.

정해놓은 법과 증식연구 만이 능사가 아니고 있는 것을 지키려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때다. 그러려면 관심있는 일반인들의 정보를 청취하는 제도개선책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탁상행정 탓에 요강처럼 생겼다는 ‘광릉요강꽃’ 보기가 점점 더 어려워질 것 같아 아쉬운 마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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