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국들은 비명…내달 27일 OPEC 총회 감산 여부에 이목 집중

[이투뉴스] 압둘라 엘바드리 석유수출국기구(OPEC)사무총장이 혼란에 빠진 국제 석유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적극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엘바드리 사무총장은 29일(현지시간) 런던에서 열린 '석유와 자금 컨퍼런스'에서 "시장의 펀더멘털에는 변화가 없다. 수요와 공급이 모두 증가하고 있다. 중요한 점은 OPEC이 최근 유가 하락에 겁먹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히려 국제유가가 하락하면 셰일가스가 입는 타격이 더 클 것이라고 공세를 펼쳤다. 엘바드리 사무총장은 "국제유가가 하락하면 OPEC 산유국보다 생산 비용이 높은 미국의 셰일가스가 먼저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엘바드리 사무총장의 발언이 주목되는 이유는 최근 국제유가가 하락하며 이에 타격을 입은 OPEC 회원국들이 하나둘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베네수엘라는 국제 유가가 배럴당 85달러 아래로 하락함에 따라 원유 수출액이 감소하면서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지난 15일 체결된 베네수엘라의 브렌트유 선물 최근월물 가격이 배럴당 83.78달러로 지난 6월말 115달러와 비교해 30달러 이상 하락했다. 이를 반영하듯 베네수엘라의 국채 가격은 최근 3개월 간 약 20% 이상 하락했다. 이에 따라 베네수엘라 정부는 OPEC에 비상대책을 시행하기 위해 11월27일 정기회의 이전에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하기도 했다.

쿠웨이트는 사바 알아마드 알자비르 알사바 국왕이 직접 국제유가 하락으로 쿠웨이트 경제가 악영향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세계 경제 및 정치 상황이 우리나라 경제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며 "정부와 의회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이 OPEC와 국제통화기금(IMF)의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쿠웨이트의 수출액 중 석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94%에 달한다.

그 가운데 OPEC 회원국 중 최대 원유 생산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아시아 시장점유율을 방어하기 위해 5개월 연속 원유판매가격 인하를 발표했다. 아시아 공급가격은 지난 6월 대비 유종별로 3.80~5.30달러 가량 하락했다. 사우디 정부관계자는 향후 1~2년 간 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수준이 돼도 자국은 견딜 수 있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주요 경쟁국인 러시아도 향후 원유 생산량을 현 수준에서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 석유 전문업체 루코일은 국제 유가가 배럴당 57~80달러 수준에서 유지될 경우, 러시아 원유 생산량은 현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 최대 국영석유기업 로즈네프트 역시 최근 경기 침체에 따른 루블화 약세가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원유생산 손실폭을 감쇄시켜 유가 하락세가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 삭스는 지난 27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2015년 1분기 북해산 브렌트유를 직전 전망치인 100달러보다 15달러 하향조정해 85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는 90달러에서 75달러로 전망했다. 또한 국제유가는 지난 5개월 동안 25% 가량 떨어졌다.

이제 공은 11월27일 열리는 OPEC의 정기회의에 넘겨진 상황이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OPEC이 감산을 단행하지 않는다면 유가가 계속적으로 하락압력을 받을 것 이라고 말한다.

이윤애 기자 paver@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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