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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에 매몰된 에너지신산업…'태양광+ESS' 무리수
산업부, 설계용역 거쳐 REC가중치 부여 검토
"태양광은 피크전력 수요 추종 전원, 목적 의문"
  [412호] 2016년 06월 06일 (월) 07:00:22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 산업부가 태양광 연계 ESS(전력저장장치)에 REC 가중치 부여를 검토하고 있다. 사진은 삼성SDI ESS (기사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삼성SDI

[이투뉴스] 정부가 ESS(전력저장장치) 신규수요 창출을 위해 태양광(PV) 설비와 연계한 ESS(이하 'PV+ESS') 전력에 높은 REC(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 가중치를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해 논란이 일고 있다.

태양광 전력을 ESS에 저장했다가 계통으로 내보낼 경우 REC 가중치를 부여해 ESS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인데, 전력수요가 많은 낮 시간대에 생산된 전기를 굳이 왜 ESS에 저장했다가 쓰겠다는 것인지 업계조차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5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민간회계법인인 삼정KPMG사(社)에 의뢰한 설계용역이 완료되는 대로 관련 고시 정비에 나서 빠르면 올 하반기부터 PV+ESS 전력에 REC 가중치를 줄 예정이다.

피크시간대 풍력연계 ESS 설비가 방전(판매)한 전력에 올해 기준 최대 5배의 가중치(가중치 5)를 부여하듯, PV+ESS에 모델에도 유사한 수준의 인센티브를 지급해 ESS 확대·보급을 도모하겠다는 취지다.

산업부 관계자는 “에너지신산업 활성화 차원에서 검토하는 사안으로, 이달 용역이 완료되면 공론화 한 뒤 신재생에너지 고시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풍력과 같은 방식(부하 이동용)이 될지, 다른 목적이 될지, 가중치를 얼마나 줄지 등은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PV+ESS 가중치 부여 검토 배경을 묻자 “ESS 업계 측에서 (제안이)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 (정부가) 먼저 꺼낸 얘기는 아니다”고 확인했다.

또 다른 정부기관 당국자는 “피크가 아닐 때 ESS에 태양광 전기를 저장했다가 피크시간대에 보내면 피크억제도 되고 계통 활용성도 높아진다는 취지”라면서 “REC 가중치는 RPS 영역이므로 결국 재원은 전기요금”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계획에 대해 발전·태양광 업계는 제도시행 이전 충분한 타당성 검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제도시행에 따른 효과가 미비해 자칫 실패사례로 귀결될 경우 훗날 되레 ESS 산업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전문가들은 우선 태양광 전력의 부하이동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에너지 컨설팅 전문기업의 한 CEO는 “태양광은 햇빛이 있을 때, 그것도 피크시간대에 발전량이 가장 많은 부하추종형 전원으로 부하조정이 필요없다”면서 “소형 독립형은 몰라도 발전사업용이나 보급형 태양광에 ESS를 연계하겠다는 것은 배터리업체 영업을 지원하는 정책으로 밖에 이해되지 않는다”고 직격했다.

그는 “태양광에 ESS를 붙여 어떤 효과를 본다는 건지, 어떤 명분으로 가중치를 준다는 건지 최소한의 논리적 검증이 필요하다”며 “대기업 ESS사업 지원도 좋지만 이런 방식은 향후 정작 ESS 확대가 필요할 때 부정적 요인이 될 수 있음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PV+ESS는 전력계통 접속용량 포화 대응(계통활용성) 측면에서도 아직 시기상조라는 지적이다. 태양광설비 폭증으로 피크부하 때도 전력이 남아 출력제한(송전제한)이 현실화 된 일본과 달리 아직 우리는 부하이동이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현재 일본 11개 발전사중 도후쿠전력, 규슈전력, 홋카이도전력 등은 계통에 접속된 태양광 설비용량이 수용한계를 넘어서 전기사업 허가 시 연중 300시간 동안 일정량 이상의 발전력을 제한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심지어 최근 이 단서조항은 아예 ‘무제한 출력제한’으로 확대돼 후발 진입 발전사업자들의 중대한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현지 사정에 밝은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일례로 올해 1월말 기준 도후쿠전력의 계통접속 완료 태양광 용량은 2360MW인데, 이미 계통연계 승인이 떨어졌지만 아직 접속 이전인 물량만 4280MW에 달하며 연계신청 대기물량도 1380MW가 남아 있다.

최근 홋카이도 치토세시(市) 태양광발전사업에 진출한 한전이 39MW의 태양광 설비에 13.7MWh 용량의 ESS를 연계한 28MW급 PV+ESS 사업을 추진하는 배경도 이런 현지 사정 때문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전국 태양광 누적 설치량이 아직 일본 1개 지방수준에도 못 미치는 한국이 피크부하 이동·억제나 계통포화를 명분으로 ESS 연계를 장려한다면 논리가 빈약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재생에너지 확충을 위한 제도정비 등 본질에 충실해야 할 때라고 충고한다.

불합리한 인·허가기준을 정비하고 변전소 설비를 증설하는 것만으로도 상당량의 신재생 전원 추가수용이 가능해져 온실가스 감축 대응과 에너지신산업 육성에 동시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가령 해외 태양광 전기사업 허가는 교류·발전량 기준이어서 허가용량과 실제 최대 송전량의 차이가 없다. 10MW 허가사업이라면 사업자가 모듈을 얼마를 추가 설치하든 최대 출력 때 송전량이 10MW만 넘지 않으면 된다. 반면 우리나라는 직류·설비용량 기준이라 불필요한 투자와 계통 낭비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설비용량이 10MW인 태양광은 최대 출력 때도 효율 손실 등으로 실제 최대출력이 8.5MW를 넘지 않지만 모듈과 인버터 용량을 1대 1 비율로 설치토록 한 규정에 따라 1.5MW 만큼의 인버터 설비과잉 투자가 발생하고 허가물량만큼 계통을 100% 활용하지 못하는 결과가 초래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정부가 해야할 일은 PV+ESS처럼 목적이 불분명한 정책이 아니라 기술검토를 통해 사업자들의 시공단가를 낮춰주고 10여년전 기술로 만들어진 제도를 합리적으로 개선하는 것"이라며 "산업부는 물론 전기안전공사나 에너지공단조차 이런 문제에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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